2013 K리그가 끝났다. 한편으론 재밌었고, 한편으론 아쉬웠던 시즌이었다. 조금 늦었지만 축구공작소도 나름 2013 K리그 시즌 리뷰를 준비했다.
축구공작소는 K리그 각 구단의 팬들이 응원하는 팀의 이번 시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들어보기로 했다. 1년 동안 자신의 팀을 응원하며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광주FC 꼬꼬 김희원 ⓒ인터풋볼
반갑다.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광주FC를 응원하는 18살 김희원이다.
광주의 최고 미녀이자 K리그 남성 팬들의 로망 ‘꼬꼬’를 인터뷰하려고 하니까 상당히 설렌다. 내일(인터뷰 시점 12월 24일)이 크리스마스인데 약속이 있나.
솔직히 말하면 계획이 없지만, 별 다른 계획이 없다고 하면 조금 그럴 거 같다. 그냥 노코멘트 하겠다.
괜히 물어본 거 같다. 미안하다. 그럼 만약에 이성 교제를 하게 된다면 축구를 좋아하는 남자가 더 좋은가, 축구에 무관심한 남자가 더 좋은가.
축구를 너무너무 좋아하시는 분이면 정말 좋을 거 같다. 같이 축구도 하고, 축구도 봤으면 좋겠다.
나 축구 정말 좋아한다. 축구와 결혼했다.
축구와 결혼 상태를 쭉 유지하면 될 거 같다. 계속해서 좋은 사랑하시길 바란다.
애들한테 인기만점인 꼬꼬 ⓒK리그
단호하다. 요즘도 광주 꼬꼬 마스코트를 계속 맡고 있는가.
당연히 계속한다. 올해는 일단 시즌 종료와 함께 끝이 났다. 아마 내년 시즌에도 계속 마스코트를 할 거 같다.
내년에는 고3이 되는데 마스코트 일을 계속하기에 부담은 없는지.
지금도 학업이랑 병행하며 마스코트를 하고 있다. 경기가 대부분 주말에 있기에 괜찮은 것 같다. 평일엔 열심히 공부를 하다가, 주말에 휴식 차원에서 마스코트 활동을 한다.
마스코트 활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있고, 나름 즐거움을 느낀다. 계속 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귀여운 마스코트 탈을 쓰고 있으면 어린 애들이 많이 괴롭힐 거 같다.
정말 많이 괴롭힘을 당한다. 나를 막 때린다. 이젠 애들의 패턴이 예상된다. 다들 비슷하다. 예를 들자면 애들이 막 달려와서 다리를 차고 꼬리를 당긴다. 그 다음엔 장갑을 벗긴다.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그리고 괴롭히는 애들도 가만히 놔두면 자기들이 지쳐서 나가 떨어진다
마스코트 탈을 벗고 큰 화제가 됐다. 이제 K리그 남성 팬들 사이에서는 꼬꼬 모르면 국정원에 신고한단다. 이런 관심이 부담스럽지는 않은지.
부담스러움이 없지는 않다. 나는 축구를 좋아하고, 광주를 사랑하는 평범한 여고생이다. 마스코트 활동도 광주를 위해 봉사하는 차원에서 하게 됐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과분한 관심이 쏠렸다.
이런 관심 때문에 K리그 팬들이 광주에 관심을 가져주는 점은 좋다. 많은 사람들이 K리그 챌린지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런데 꼬꼬로 인해 광주라는 팀이 회자되는 거 같아서 좋다.
얼굴뿐만 아니라, 마음씨도 곱다. 그럼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서 2013년 광주를 총평한다면.
승강제가 처음으로 도입된 시즌이었다. 광주 같은 경우는 클래식에서 왔기에 시즌이 시작되기 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팬들도 많은 기대를 했다. 작년까지 사무국에 문제가 있었는데, 그 것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됐었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시즌 시작과 함께 부진을 거듭했다. 꼴찌를 하기도 했다. 등을 돌리는 팬들이 많았다. 날이 갈수록 관중이 줄어들었다. 그 광경을 바라보면서 승격과는 거리가 멀어졌다고 생각했다. 시즌 중반엔 여범규 감독님이 사퇴하고 남기일 코치님이 감독 대행을 맡게 됐다.
시즌 중간, 중간 치고 올라 올 때가 몇 번씩 있기는 했다. 그러나 상주랑 경찰청이 워낙 잘했다. 결국은 3위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의 예상과 달라 아쉬웠지만, 시즌 초반 안 좋은 경기를 계속하다가 3위로 올라온 걸 위안으로 삼았다. 내년에는 꼭 승격했으면 좋겠다.
광주 김호남 선수
나 또한 광주의 승격을 기원하겠다. 다음으로 이번 시즌 제일 잘했던 선수를 뽑는다면.
잘한 선수들이 너무 많다. 고민된다. 굳이 뽑자면 측면 미드필더 김호남 선수를 말하고 싶다.
김호남 선수는 우리 팀의 창단 멤버다. 그러나 2011시즌과 2012시즌에는 많은 경기를 뛰질 못했다. 2군으로 내려가기까지 했다. 드래프트 우선선발로 뽑혀 많은 기대를 했는데, 아쉬웠다.
지난 시즌 광주가 강등을 당하면서 이승기, 박기동, 김동섭 등 1군 주축 멤버들이 많이 빠져 나갔다. 김호남 선수가 그들의 빈자리를 메꿨다. 경기도 많이 뛰고, 공격 포인트도 엄청 많이 기록했다. 루시오 선수 다음으로 잘했다.
루시오 선수도 진짜 잘했다. 그러나 3년 동안 광주와 함께 했던 김호남 선수에게 더 애착이 간다. 이번 시즌 K리그 대상 시상식 때 베스트 11 미드필더 부문 후보로 뽑히기도 했다.
정말 고생했을 텐데 베스트 11 후보까지 뽑히니까 정말 좋았다. 흡사 엄마의 마음으로 우리 선수의 성장에 뿌듯해 했다.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 반대로 이번 시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선수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딱히 그런 선수는 없었던 거 같다. 승격을 바라는 상황에서 부진을 거듭했지만 선수들 모두 열심히 했다. 잘하는 선수는 많았지만, 부진했던 선수는 없었던 거 같다.
이번 시즌 광주 선수단의 단합력이 상당히 좋았나 보다.
지난 시즌보다 더 간절했다. 그래서 선수단도 똘똘 뭉친 거 같다.
이번 시즌 K리그에 처음으로 2부 리그 챌린지가 생겼다. 챌린지에서 1년을 보냈는데, 이 리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K리그 팬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광주 팬이다. 그래서 이번 시즌 클래식에 많은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언론에 노출되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언론에서 클래식과 챌린지를 너무 구별하는 거 같았다. 클래식은 클래식, 챌린지는 챌린지 서로 다른 리그라고 생각하는 거 같았다. 같은 프로 리그인데 말이다.
챌린지가 비록 2부 리그이기는 하지만, 클래식보다 떨어지는 리그는 아니다. 팀으로 보나 선수로 보나 챌린지가 클래식에 그렇게 떨어지지는 않는다. 챌린지도 클래식 못지않게 좋은 실력을 가진 리그다.
국내축구 팬들도 챌린지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광주 정말 좋은 팀이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줬으면 좋겠다.
이번 시즌 중반 여범규 감독이 사퇴하고, 남기일 코치가 지휘봉을 쥐었다. 그리고 내년 시즌에도 남기일 감독 대행이 팀의 이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남기일 코치님이 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버리고 정식 감독이 되시던가, 다른 감독님이 오셔서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후반기에 선수들도 느낀 게 있고 코치님 또한 느낀 점이 있을 것이다.
나는 광주를 응원하는 팬이다. 욕심이 있지만, 잘 하실 거라고 믿고 지켜보겠다.
광주FC 팬들과 선수들
마지막으로, 내년 시즌 광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내년 시즌 팬들을 위해 꼭 승격을 했으면 좋겠다. 선수들 입장에서 관중석이 텅텅 빈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면 조금 그렇기는 할 것이다. 우리 팀이 다른 팀들에 비해 관중이 적은 건 사실이다. 마케팅을 잘 못하는 거 같다.
꼬꼬가 있는데도 마케팅을 못하다니 아쉽다.
가끔 보면 홈 서포터즈보다 원정 서포터즈가 더 많을 때도 있는 거 같다. 선수들이 좀 위축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끝까지 광주를 응원하는 서포터즈가 있다. 선수들이 그 분들을 생각해서 조금 더 열심히 뛰어줬으면 좋겠다.
당신 같은 사람이 응원한다면 나는 젖 먹던 힘까지 다 짜낼 텐데. 내년 시즌 광주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 된다. 그럼 이만 인터뷰를 마치겠다. 수고했다.
정리 = 정재영(spegod@naver.com)
인터뷰이 = 김희원(광주 서포터)



'정재영의 축구놀이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13 K리그 리뷰, 팬이 이야기하는 2013 광주FC (0) | 22:13:44 |
|---|---|
| 2013 K리그 리뷰, 팬이 이야기하는 2013 부천FC (0) | 2013/12/23 |
| 2013 K리그 리뷰, 팬이 이야기하는 2013 울산 현대 (0) | 2013/12/21 |
| 2013 K리그 리뷰, 팬이 이야기하는 2013 대전 시티즌 (0) | 2013/12/19 |
| 2013 K리그 리뷰, 팬이 이야기하는 2013 FC서울 (2) | 2013/12/18 |
| FC서울 서포터의 아쉬웠지만, 즐거웠던 광저우 원정기 (0) | 2013/12/16 |
원문출처 : http://kffactory.com/2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