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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맞이해 장안의 화제(?)를 몰고다니는 '진격의 거인'을 만화책으로 봤다.
(역시나 내 동생은 진격 1질을 사서 자기 침대에 쟁여놓고 있엇기에 보는데 어려움같은건 없었다..;)

아직 완결이 안나서 뭐라 찝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 작품 전반에 깔린 작가 특유의 주제의식에 대해 간단한 감상이나 적어보자.. 

진격의 거인에서 바라보는 '인간' 은 두부류로 나뉜다. 

① 갈구하는 목표 (이 만화에서는 바깥 세상으로 나갈 자유, 거인으로부터의 안전 등) 달성을 위해 자기존재마저 가차없이 내던지는 군인들
② 갈구하긴 하나, 안전한 벽안에서 소극적으로 현상유지에 급급한  다수의 대중들. 그리고 적극적으로 갈구하는걸 쟁취하려고 발버둥치는 ①집단을 비웃는 이들..

작가는 ①집단의 처절한 투쟁을 가감없이 보여주는데 주력한다. 동시에 ①집단 스스로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서라면 투쟁 과정중 벌어지는 희생은 감수되어야 하는 것이며, 집단의 목표를 위해 개개 구성원의 희생은 정당화되어야한다는 인식을 인물들의 입을 통해 끊임없이 피력한다. 반면 ②집단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로 요약 가능하다. '무능, 독선, 혼란스러운 답없는 집단' 


그런데, 과연 ①집단의 신념은 목숨마저 무가치하게 만들 정도로 정당한 것인가? 그리고 ②집단은 정말 답이 없는 인류의 암적인 존재일까?

그에 대한 색다른 대답을 해주는 책이 바로 '사뮈엘 베게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이다.

고도를 기다리며에는 ①집단과 같은 적극적인 인물은 없다. 오히려 집단을 위한 집단에 의한 집단의 이야기에 가깝다.
고도라는 막연한 대상을 기다리긴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도 왜 기다려야 하는지도 모른채 말이다) 그 대상을 찾아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동분서주하지 않고 그냥 소극적으로 기다리기만 하며 시간을 보내는 인물들, 이들의 허무한 일상의 반복이 극을
모두 채우고있다. 하지만 베게트가 집단을 바라보는 시선은 진격처럼 냉소가 아니라 안쓰러움에 가깝다. 베게트는 그들이 기다리는 것은 무엇인가, 왜 그들은 바보같은 일상의 반복 속에서도 기다림을 멈추지 않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있다. 

왜 베게트는 이런 이야기를 이러한 질문을 제기했을까?

내 생각에는 베게트가 1,2차 세계대전을 통해 ①집단이 갖는 폭력성을 절감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1집단의 이야기가 아닌 2집단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게 아닐까 싶다. (베게트는 1906년에 태어나 1,2차 세계대전을 모두 경험한 후, 1953년 고도를 기다리며를 초연한다.) 요컨대 전쟁을 촉발했던 맹목적인 집단주의 (이 집단주의의 끝을 보여준 광기어린 집단이 구 일본군인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알 것이다.) 에 대한 비판 정신과 2집단의 존재의의를 옹호하려는 작가의 결과물이 바로 '고도를 기다리며' 인 것이다. 


정리하면, 진격의 거인은 내용 자체의 참신함이나 보기에 따라 철학적 얘기도 잘 뽑아내는 수작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그 기저에 깔린 의식 자체가 너무 진부해서 개인적으로 보는 내내 불편했다. 사뮈엘 베케트가 1950년대에 이미 분쇄하고 조롱한 이분법의 구도를 굳이 2010년대 오늘날 다시 보면서 열광해야 하는건지 솔직히 의아스럽기도 했고.. 

결국 나는 그 갑갑함을 달래기위해 고도를 기다리며를 꺼내들어서 니글거림을 소화시켰고, 이렇게 고도를 기다리며와 진격을 비교하는 포스트를 남겼다.. (별 내용도 없는걸 쓰는데 2시간이나 걸리다니..)
  • ?
    title: 강원FC_구roadcat 2013.07.08 00:00
    <고도를 기다리며>는 직접 연극으로 시연되는 것을 보기를 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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