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지 않고 버티고 있는 건 그나마 대한민국을 덜 부끄럽게 만들고 싶어서다”
자원봉사단 문제는 1,000여 명의 통역전문자원봉사자 중 100명 이상의 인원, 그니까 전체의 10%에 가까운 인원이 자원봉사를 포기했다는 보도가 터지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최근에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사건사고 때문에 비난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아왔던 터라, 이번의 자원봉사자 대거 이탈 사태는 인천 아시안게임의 이미지에 제대로 결정타를 날리기에 충-분해 보였다.
그래서인지 그간 끊임없이 제기돼온 운영 미숙 문제에도 ‘난 모르쇠!’하는 태도로 일관했던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측도 이번 건에는 조금 똥줄이 탔었나보다. 지난 9월 25일, 조직위원회의 박달화 홍보단장은 언론과의 공식 브리핑 자리에 참석해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 해명을 내놓았다.
해명은 했다지만 찜찜한 게 너-무 많아요
브리핑 자리에서 박 단장은 단호박 같은 모습을 보였다. ‘언론 보도에서는 100명 이상이 중도 포기했다고 했는데 그건 거짓말이야. 실제로는 27명이 나갔다궂!!!’하는 뉘앙스의 말을 전하면서 말이다.
그나마도 거기서 멈췄으면 됐을 것을, 박 단장은 “처우 개선 문제로 불만을 터뜨린 이가 없지는 않지만 소수에 불과하다”는 말을 덧붙이며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도 ‘처우개선 문제가 있었으며’ + ‘그 때문에 불만을 터뜨린 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실토(!)해버렸다.
해명을 하는 건지 스스로를 돌려까는 건지 잘 알 수가 없던 박 단장의 발언 덕에 그냥저냥 넘어갈 수도 있었던 나의 어그로촉은 팍! 곤두설 수밖에 없었다.
찜찜함은 To be continued 였으니..(쩜쩜)
브리핑의 서두에서 느껴진 찜찜함의 감촉은 뒤에도 계속 이어졌지만, 브리핑은 별다른 해명이나 대안을 내놓지 못했고 (적어도 내게는) 어그로만 남긴 채 마무리됐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조직위가 제시한 택도 없는 변명이 과-연 그들-기성언론-에게는 씨-알이 먹혔던 건지(…) 브리핑 이후로 웬만한 언론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다. 참 설득이 쉬운 언론사 덕에 그렇게 리그베다 위키의 ‘자원봉사단 문제’ 항목은 완고를 맺는듯했다.
렇더라도 뭐, 조직위원회의 입장이야 그들이 9월 25일 브리핑에서 말했던 내용이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는 전부일거고. 실제 현장에서 뛰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나서 양 측의 입장 차이를 비교해봐야 그나-마 진실에 가까운 내용들을 추려낼 수 있을 듯 싶었다.
-해서 현재 상황을 생생하게 전해줄 인터뷰이를 찾았다. 통역요원으로 지원해서 뽑혔으나 현재는 통역전문자원봉사자라는 이름으로 일하고 있는 이번 기사의 인터뷰이는, 어 음…공정성(;)을 위해…한 명은 아니고… 한 명에 또 한 명 받고 거기에 한 명 또 얹어서(!)…총 세 명이다. 이들 모두 중도 이탈의 유혹을 꾹꾹 참은 채 오늘도 현장에서 뛰고 있는 현직 통역요원들이다.
※ 인터뷰이에게 질문지를 보낸 뒤 답변을 받는 형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인터뷰이는 아래 내용부터 A, B, C로 기재됩니다.
‘통역인력대-통합’의 이유가 머예여? -라고 구글에게 물었다.
브리핑 현장에서 박 단장은 “조직위가 이 인원들의 명칭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이유에 대해 통역요원들이 “통역자원봉사자들과 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음…같은 일을 진짜 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결코 구체적으로 말 해주지 않을거니까 직접 찾아봐야겠다.
일단 인터뷰이의 설명을 듣기 전에 각각의 모집단위명으로 구글링을 시전해봤다. 어…음 미리 말하자면 구글링 난이도는 최하였다(…) 검색 결과, 통역요원과 통역자원봉사자, 이 두 단어에 대한 검색 결과 창에 나타난 모집 공고문을 확인해보니, 두 그룹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부분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1. 일단 업무 내용 자체가 다릅니다.
통역요원은 각 선수단에 배속되어 해당 국가 선수단장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며, 대회에 참가하는 각국 선수단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통역요원이다.
통역자원봉사자는 국제협력 분야의 경우 OCA 국제회의와 관련된 업무를 돕는 등의 일을 하고 등록 분야의 경우 대회패밀리(OCA, NOC, IF/AF)의 등록분야 또는 대회 중에 등록센터(8개소) 통역 및 업무를 지원한다.
2. 그러니까 보상에서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통역요원은 보상으로 수당(50,000원/일)+식비(10,000원*2식/일)+통신비(50,000원/30일 기준)를 받는다. *통신비는 통역요원이 선수단장과 연락할 때 드는 통신비를 고려해 제공하는 비용이다.
통역자원봉사자는 보상으로 교통비 등 활동실비(₩50,000상당/1일)를 받는다.
3. 아예 담당처가 다르니 더 할 말이 없습니다.
통역요원의 담당 부처는 국제부 NOC서비스팀이지만 통역자원봉사자는 국제협력팀과 등록팀 소속으로 되어있다.
그니까 음…한 마디로 말하면, 이들은 누가 뭐래도 명백하게 서로 다른 집단이다.
정신차려보니까 난 통역자원봉사자가 되어있었어.
현재 ‘통역전문자원봉사자’라는 하나의 타이틀 아래서 일하고 있는 이들은 지원 당시에는 각각의 업무 내용/보상 등의 차이를 이미 알고 지원했을 것이다. 이전에도 다양한 국제행사에서 일해본 적이 있다는 A씨 역시, 이에 대해 “경험상 통역요원과 자원봉사자의 차이를 확실히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이 더욱 황당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조직위는 “지난 6월 교육 당시의 교재에 실비보상 삭감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통역전문 자원봉사자의 절반이 교육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되려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A씨 또한 해외 인턴십으로 인해 네이버 카페에 올라오는 온라인 강의와 2차례의 현장교육 중 현장 교육에 참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A씨는 오히려 아시안게임 주최 측에서 교육에 대해 허술한 태도를 보였다는 입장이다.
A : 여수세계박람회 자원봉사를 했을 때는 교육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은 활동불가를 내리는 등 엄격한 조치를 취했었다. 하지만 다들 교육강의를 들었는지 확인조차 전혀 하지 않았다.
교육 부분에서 아시안게임 측의 준비가 부족했다는 데는 B씨 또한 의견을 같이 했다.
B : 원래 현장교육도 두 번이 예정돼있었으나 갑자기 한 번으로 줄였다. 준비가 덜 되어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임금은요…?
임금 삭감에 대한 조직위의 입장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해보니까 통역요원이나 통역자원봉사자나 또이또이한 것 같아 보이니까, 그냥 이걸 하나로 묶어버리면서 일당을 하향평준화해, 통역요원의 임금을 5만원으로 삭감했다’는 거였다. 즉, 자원봉사자로의 통합과 임금 삭감이 동시에 이루어졌다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었다.
이에 대한 인터뷰이의 이야기는 조직위의 입장과 크게 달랐다. 이들은 ‘일당이 줄어들었다는 걸 알았던 건 개회 전이었고, 본인들이 통역전문자원봉사자로 통합돼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은 개회 이후였다.’는 입장이다.
A : “원래 처음에는 하루에 7만원이 조금 넘는 임금을 받게 되어있었으나, 일을 시작하기 며칠 전 누군가가 카페 Q&A게시판에 ‘(교육)책자에 급여가 삭감됐다는 내용이 나와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상해서 물어본다’는 글을 올리면서 모두가 알게됐다. 조직위에서는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공지를 하거나 양해를 구한 적도 없다. 다만 그 글이 올라오면서 댓글에 “재정상황 상 삭감하게 되었다. 죄송하다.”라는 내용의 글만 달렸을 뿐이다.
그니까 정리하자면…
- 브리핑에서 조직위가 밝힌 임금 삭감 이유 = 하는 일이 똑같은 두 집단을 통합하면서 임금도 업무량에 맞게 하향조정
- 아시안게임 자원봉사자 카페에서 조직위가 밝힌 임금 삭감 이유 = 돈이 없어서요.
문제는 ‘주어진 5만원’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임금이 삭감된 과정도 얼탱이가 없지만, 문제는 ‘주어진 5만원’에서 그치지 않았다. 애초에 통신역원이 통역자원봉사자보다 2만원 더 많은 일당을 받았던 것은 통역요원에게 필수적인 교통비와 통신비를 고려한 것이었다. 하지만 임금이 삭감된 뒤 통역요원들은 밥먹듯이 반복되는 초과 근무에 + 통신요원에게 필수적인 교통비와 통신비도 제공되지 않으며 + 식비도 따로 주어지지 않는, 삼중고에 허덕허덕하고 있다고 한다.
더 있는데 보면볼수록 노답 ㅋㅋㅋㅋㅋ
개판이네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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