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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목할 인물은 에스티벤이다. K리그를 유심히 지켜본 팬들이라면 다 아는 ‘숨은 고수’다. 허리라인 근처에 공이 있다면 그 주위 어딘가에는 에스티벤이 있을 정도였다. 왕성한 활동량과 저돌적인 압박으로 상대의 숨통을 조이는데 그렇다고 마냥 힘으로 몰아세우는 스타일도 아니다. 많이 뛰면서 종료 때까지 똑같이 뛴다는 것은 그만큼 판세를 읽고 뛰어다닌다는 뜻이다. 공의 흐름을 알고 차단하기에 파울이 많지도 않다.

기본적으로 공수의 완급을 조절하는 능력을 갖췄음은 물론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중요한 미덕인 롱킥도 제법이다. 요컨대 갖출 것은 다 갖췄다. 이런 수준급 선수 자체만으로도 큰 소득이지만 제주 입장에서 더 달가운 것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까닭이다.

박경훈 감독은 “지난해는 주로 더블 볼란치를 가동했는데 올해는 에스티벤 원 볼란치 경기도 많을 것”이라면서 “에스티벤이 뒤를 받치면 다른 미드필더들이 부담을 덜고 보다 공격 쪽에 집중할 수 있다”는 말로 든든한 배경이 생겼음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부담을 덜 대표적인 인물은 윤빛가람이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제주로 이적한 윤빛가람은, 이동할 때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시즌을 보냈다.

박 감독은 “에스티벤이 오면서 송진형이나 윤빛가람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빛가람이가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의지도 강하고 책임감도 느껴진다. 지난해와는 사뭇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자신이 아닌 팀을 위해 헌신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 자신감도 많이 붙었다”는 말로 기대감을 전했다.

윤빛가람은 대표적인 ‘정적인 플레이메이커’ 유형이다. 마치 아르헨티나의 리켈메처럼, 어슬렁거리듯 돌아다니다가 한 번에 찔러주는 날카로운 패스로 경기를 좌지우지한다. 사실 현대축구에서는 살아남기 힘든 스타일이다. 최전방 공격수들에게도 적극적인 수비가담을 요구하는 흐름에서 게으른 플레이메이커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갔다. 10대 시절 ‘천재’ 소리까지 들었던 윤빛가람도 화려했던 등장과 달리 성장이 더뎠던 게 사실이다.

때문에 U-17월드컵 당시 자신을 지도했던 스승 박경훈 감독과의 재회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다. 지난해 1차 도전은 크게 인상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스승은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그 자신감의 근거 속에 에스티벤이라는 든든한 비빌 언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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