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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의 서술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동아시아 역사 편찬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크게 네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편년체(編年體)이다. 편년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술하는 방식이다. 소위 말하는 춘추필법(春秋筆法)이 이에 속한다. 공자가 노나라의 역사를 정리한 『춘추(春秋)』의 편찬방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두 번째로는 기전체(紀傳體)를 꼽을 수 있다. 본기(本紀)․열전(列傳)․지(志)․연표(年表) 등으로 나눠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으로, 임금의 사적을 기록한 본기와 여러 사람의 전기(傳記)를 차례로 벌여 기록한 열전이 주가 되어 인물을 중심으로 역사의 총체를 바라보는 방식이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김부식의 삼국사기(三國史記) 등이 이에 속한다. 또 다른 방식은 기사본말체(紀事本末體)이다. 사건의 원인과 과정, 결과를 체계적으로 서술하는 방식으로, 어떤 일의 원인과 발단, 전개과정, 후에 미친 영향까지 일관되게 서술하는 방식으로, 이긍익의 연려실기술(練藜室記述) 등이 대표적이다. 또 하나는 강목체(綱目體)이다. 큰 글씨로 줄거리가 되는 기사를 강(綱)으로 삼고, 보다 작은 글씨로 구체적으로 서술한 목(目)으로 나누어 일을 정리하는 편년체 서술의 일종이다. 안정복의 동사강목(東史綱目)이 대표적이다.

  난데없이 배진경 기자가 지은 K리그 레전드를 설명하는 데 본의 아니게 역사 강의를 한 것은 이 책이 그 중에서도 기전체.. 특히, 열전 형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K리그를 상징하는 상징물들을 매 해에 상응하게끔 배치한 이 책의 구성은 상당히 신선하다. 열전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매 챕터가 유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느 한 챕터를 다 읽고 다음 챕터로 넘어갔는데, 이전 챕터 부분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싶어진다는 이야기이다. 그 예시가 바로 김종부 파트와 김주성 파트이다. 김종부 스카우트 파동과 김주성의 입단 과정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접하며 김종부 스카우트 파문을 다시 일으키지 않기 위한 축구계의 노력을 읽을 수 있었고, 이것이 하나로 연결되자, K리그의 어두웠던 모습마저도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 지은이의 시각이 보인다. 지은이 배진경은 단순히 K리그의 훌륭한 점만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분명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짚고 그것을 선수들의 일대기나 감독들의 일대기.. 심지어는 대한민국 첫 전용구장인 포항 스틸야드를 통해 바라보고자 했던 것이다.

  다시 앞서 언급한 사서 이야기를 꺼내보고자 한다. 사마천의 사기는 사관 사마천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물 군상들을 그리고 있다. K리그 레전드의 구성과 유사한 열전 파트에서 다루는 인물들도 긍정적인 인물 일색이 아니다. 역적들에 대한 언급도 있으며, 부정적인 인물에 대해서는 왜 부정적이며, 다시는 나타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이것이 사관의 자세이다. 주관적일 수 있지만 한 나라의 역사를 기록하는 데 있어서의 꼬장꼬장함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공자의 춘추 이후 역사를 편찬하는 이들이 지녀야 할 덕목이다.

  지은이 배진경 역시 마찬가지다. 이 책은 K리그의 전설적인 선수/감독/경기장을 다루고 있지만, 결국 이야기하는 것은 ‘K리그의 역사’다. K리그의 영광스러운 순간은 물론이고 문제가 있던 순간 또한 다루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지은이는 그런 관계로 다루지 못한 여러 선수들을 언급하곤 했다. 물론, 그 점은 아쉬울 따름이다. 지은이가 과거 포항팬이었던 경력 때문에 상대적으로 울산 소속 선수들은 소외되곤 했으며, 포항 소속 선수들에 대한 언급이 많았던 점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한 사람의 사관으로서 지은이 배진경의 역할은 10점 만점에 10점이었다고 본다. 그 일례로, 삼국사기를 들어보자. 삼국사기의 지은이 김부식은 신라를 중심으로 놓는 사관을 보이며, 단군신화나 백제 고구려 등의 역사의 서술에는 부족함을 보였다. 하지만, 그것을 흠잡을 수 있는가? 사관 김부식의 역사관이 오롯이 녹아 있는 삼국사기는 삼국사기 나름의 가치를 지닌다. 그에 대해 부족한 부분은 추후 일연이 삼국유사(三國遺事)를 지음으로서 아쉬우나마 해소되었다. 이거다. 지은이 배진경을 시작으로 해서 K리그의 역사를 정리하고자 하는 시도가 여기저기서 나올 것이다. 그 시작점으로서 큰 틀의 제시란 측면에서 K리그 레전드는 참으로 소중한 저작이 아닐 수 없다.

Who's road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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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강원FC_구roadcat 2013.06.03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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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강원FC_구roadcat 2013.06.03 23:45
    더 쓰려면 쓸 수 있겠지만 요즘 멘탈이 거지라.... 아오 쓰고 싶은 것을 다 쓰지 못한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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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15 이동국휴지맨 2013.06.04 10:23
    이 서평을 보고 책을 읽고 싶어지지는 않는데 서평 자체가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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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강원FC_구roadcat 2013.06.04 10:32
    평소에 팔리는 글을 쓰는 편이 아니었다는 게 여기서 또....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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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15 이동국휴지맨 2013.06.04 10:38

    글의 완성도에 치중하는 성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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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강원FC_구roadcat 2013.06.04 10:40
    논문적 글쓰기.. 즉 제도권 글쓰기에 길들여져 있다는 게 더 정확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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