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을 보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서 한번 적게 됩니다. 사실 저는 천안 일화시절에 신태용을 빨다가 그게 성남에까지 오게 된 케이스이고, 아마 제가 가입인사를 했던 당시부터 저를 봐 오신 분들이라면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연고이전부터 그간 별별 사건들을 다 겪으면서 느낀 사실로, 솔직히 기업구단의 폐해가 시민구단의 폐해보다 나은 상황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그건 아니라고 딱 잘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간 제가 생각했던 기업구단의 폐해를 짚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업논리에 의해 얼마든지 해체될 수 있다.
사실 이건 정말로 심각한 겁니다. 비인기종목에서도 각 지자체들이 팀을 해체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그나마 이건 '법인'설립 절차를 하지 않았기에 지자체장의 의지로 사라지기 쉬운 구조라 그런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프로축구는 가입금을 내야 하는 등, 그 절차가 매우 까다롭고 그에 따라 진입장벽이 높음에도 기업구단은 기업논리에 따라 얼마든지 헌신짝처럼 팀을 버릴 수 있습니다. 이는 경우에 따라서는 연고이전급 핵폭탄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간 K리그 30년사에서 구단 모기업의 사정으로 사라진 구단을 생각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완산 푸마 - 별 준비도 안 했기에 선수들과 팬들을 기만하고 사라졌다.
2) 대우 로얄스 - IMF로 대우그룹이 공중분해 되면서 팀도 공중분해 될 뻔했다. 다행히 아파트가 연고지를 유지하는 형태로 인수하면서 역사를 이어가는 중.
3) 할렐루야 - 복음과 함께 사라졌다.
4) 성남 일화 - 문선명이 죽은 뒤, 그 후계자는 축구에 별 관심도 없어서 판매되었다. 성남이 안 샀더라면 짜르봄바 터지는 기분이었을지도 모른다.
5) 대전 - 대전과 충청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구성한 컨소시움으로 창단하였으나 IMF이후 해체위기에 놓였었다. 다행히 시민 공모주 절차를 거쳐 대전시가 인수하게 됨으로써 연고와 역사를 고스란히 계승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진행형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기업구단을 꼽으라면 수블과 전남을 들 수 있을 겁니다. 전남은 포스코측의 의사에 의해 2구단 운영체제에서 1구단운영체제로 확고히 노선을 잡게 된다면 사라질 가능성이 포항에 비해 지극히 높습니다. 수블은... 그간 워낙에 많은 이야기와 성토가 이어졌으니 딱히 적지 않겠습니다.
프로법인까지 설립한 마당에 시민구단은 기업구단에서 별별 사건이 터져도 팀이 사라지기는 커녕 시민들이 공모에 참가하여 살리는 경우도 있는 반면에 그 반대의 경우는 없었다는 걸 생각하면 과연 프로축구에 있어 기업구단이 시민구단보다 나은게 무언지 우선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습니다.
2. 기업구단은 건전한가?
인천 유나이티드의 연간 사업보고서를 보면 재무상태를 통해 감사인 의견을 표합니다. 인천 팬들에게는 언제나 가슴아픈 단어겠지만 "본 감사인의 소명에 따라 의견을 표하자면, 당 기업은 계속기업으로써의 영속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표현이 늘 따라붙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이 기업(구단)은 망할 가능성이 지극히 높은 기업이다"는 겁니다. 당연하죠. 10년이 넘게 순수익이 실현되지 않고 있는데 이걸 보고 자립과 건전을 논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런데 기업구단은 과연 건전하냐고 묻는다면 여기에 동의할 수 있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아쉽지만 기업구단 중에 공개시장, 즉 퍼블릿 마켓에 상장된 기업은 없습니다. 따라서 각종 재무제표를 공개할 의무가 없습니다. 그저 모기업의 연결재무제표에 자회사로써 이어져 있으면 끝입니다. 그렇기에 기업구단의 상세 상황은 해당 구단이 실현한 연간 매출이익의 총합으로 추측할 따름입니다.
헌데 이 구단들 중에 흑자가 났다고 언론에 보도된 팀이 있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는 거지요. 비록 추측이긴 하지만 기업구단이나 시민구단이나 도토리 키재기라는 겁니다. 오히려 팬들이 구단의 상세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 "팬들을 위한" 구단운영이 과연 제대로 되는지에 대한 감시도 어렵고, 또 시의회 회의록을 통한 진행상황을 유추하는 것도 어렵다는 점에서 팬들이 팀을 정확히 진단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수블 팬들이 두려워하는 시나리오 중 하나는 수원 삼성 블루윙스가 현재 삼성그룹에서 어느 정도의 위상인지 확인할 수 없으니 진짜로 그룹 이사진이 팀을 공중분해 해버릴까 말까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지 않습니까? 실제로 삼성은 이건희가 경영에 손을 뗀 이후 각종 아마추어 스포츠팀을 공중분해 시켜버렸고, 이로인해 프로구단도 별 도움 안된다면 얼마든지 똑같이 분해시켜버릴 수 있다는 제스처를 보냈습니다. 이게 팬들의 입장에서 볼때 과연 건전한 걸까요?
3. 내셔널리그와 같은 준프로 및 아마추어팀도 악성종양인가?
각 지자체들이 내셔널리그 등에 참여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전국체전때문이기도 합니다. 프로팀은 자신의 연고지를 위해 전국체전에 참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요. 이 때문에 천안시청처럼 아예 자체적으로 준프로 이하급 팀을 보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팀들은 국민체육진흥법 10조에 의거해 "대통령령이 정하는 공공기관"은 일정 수준 이상의 운동경기부서와 그에 걸맞는 지도자를 선임토록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자체들이 아마추어 축구팀을 시립이나 도립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걸 싸잡아 악성종양이라 일컫는다면 경우에 따라선 다른 분들이 보기에도 충분히 불쾌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저는 기업구단이 시민구단보다 우월하다거나 시민구단이 암적 존재라는 주장을 쉬이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기업구단이 그나마 나은 부분이 있다면 시민구단보다는 좀 더 자금 융통절차와 규모를 구성하기가 편하다는 것 말고는 딱히 그 이점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기업구단의 암적요소 연고이전을 빼먹다니

그러면 그거 보고 즐기는 사람들은 뭐라는 소린가?ㅋㅋㅋ
그리고 그 스포츠를 하는 선수들은 뭐야 ㅋㅋ
우리나라 전체 프로스포츠의 한계점이라고 볼 수 있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