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실내. 호텔 커피숍. 낮
호텔 커피숍으로 B주심이 들어온다. 한쪽 구석에 앉아 있는 스 사장에게 다가와 인사를 나누는 B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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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주심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스사장.
B 주심
와 일전에 심판들끼리 문제는 심판들끼리 해결하는 게 옳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아닙니까?
스 사장
그래 그기 맞지... 근데 지금은 시국이 니 구단 내 구단 하면서 싸울 때가 아이다... 내 조만간 서로 화해할 자리를 만들테니깐...
B 주심
(말을 자르며) 아 마 됐습니다... 괜히 끼지 마이소... 내사 돌아가는 상황을 다 아니까 넘어갈 수도 있다 카지만...
스사장님 때문에 잘 다니던 직장에서 짤린 우리 아들은 다릅니데이... 금마들은 무식해가꼬 시국이 뭔 뜻인지도 몰라...
스 사장
그러니깐... 내가 얘기 한 다이가... 이번 일만 일이가... 담에 구단 하나 생기면 그때는 내가 직접 B 주심 프런트에 줄 대줄게...
(스사장의 얘기에 눈빛이 달라지는 B주심.)
구단이 이거 하나 뿌이가... 이제 승강제도 풀맀겠다...몇 년 안으로 구단이 넘쳐난다...
그래 되면 그때는 관리할 사람이 없어서 난리라니깐...
인자는 내 구단이니 니 구단이니 구역 싸움 할 필요가 없다...
(스 사장 쪽으로 당겨 앉는 B 주심.)
B 주심
(조심스레) 스 사장님... 그라면... 그라지 말고 이번 기회에 저랑 한번 일 해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최 사장님 인맥이랑 제 실력이면...(테이블을 내리치며) 아 진짜 완전 살아 있는데...
스 사장
야 이 사람아... 아들도 아이고... 니 편 내 편이 어딨노...
B주심
아니... 막말로... 스 사장님이 어디 구단이든... 저한테 맞기면 전 사장 금마 성격에 가만있겠습니까?
스 사장
(목청 높이며) 가만 안 있으면... 가만 안 있으면 지가 우짤낀데? 누구 덕에 지가 밥 먹고 사는데... 전 사장 금마 신경 쓸필요 없다... 내가 하자면 지가 해야지... 우짤낀데??!!
B 주심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 그라면... 스 사장님... 오늘 마이래 만난 것도 쉽지 않은데... 저랑 둘이 소주나 한 잔 하입시다...
스 사장
... (잠시 정적) 담에 하자, 다음에... 오늘 좀 바쁘다...
딴청을 피우는 스 사장, 그런 스 사장을 노려보는 B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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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실내. 룸살롱. 밤
술에 만취한 스 사장, 벌컥벌컥 위스키를 물처럼 들이킨다.
스 사장
개노무새끼... 하위권에서 삥이나 뜯던 놈, 삼시 세끼 밥 챙기 묵게 해줏드만... 개새끼가...
이기 다 내가 오리지날이 아니라 그런기다... 오리지날이... 씨발 내가 오리지날이었어 봐라... 지가 내한테 이랄수 있겠나??
결국엔 내 쪼대로 할 수 있는 직계부대가 없으니깐에 나를 이래 좆으로 본 거 아이겠나...
그때,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룸으로 들어오는 B 주심.
B 주심
오랜만입니다... 스 사장님...
스 사장
(자리에서 일어나며) 아 B 주심 왔나... 와 이래 늦었노...
눈물을 흘리며 와락~ B 주심을 껴안은 스 사장.
B 주심
와이라노..에헤이... 압니다 압니다.. 술 마이 자셨네.
아따 사람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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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주심과 단둘이 대화를 나누는 스 사장.
B주심
스 사장님... 내가 장담하는데 그런 일은 절대 위에 오다 없이는 할 수 없는 입니다...
스 사장
맞제?? ... 나도 그래 생각한다, B 주심...
B 주심
전 사장 금마가 원래 어릴 때부터 성격이 좀 그렇습니다...지 밖에 몰라...
(한 숨을 푹 쉬는 스 사장, 쭉~ 위스키를 한 잔 들이킨다.)
아 근데 스 사장님이랑 내랑 안지가 몇 년인데... 아직까지도 말이 이래 어색합니까... 지금부터는 편하게 제 이름 부르이소...
저도 그냥 행님이라 부를게예...(스 사장에게 잔을 따르는 B 주심.)
스 사장
(잔을 받으며) 그래, 그라자... B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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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실내. 부산 지방 검찰청 / 강력부 검사실. 낮
테이블 위, 녹음기가 재생되고 있다.
C 구단 사장1(V.O)
그래 스 사장이 B 주심이랑 짝짝꿍이 되고 나니깐...
스 사장이 있는 인맥 없는 인맥 다 동원해가꼬 D 구단에 E 구단... 뭐 한 구단 5개를 그냥 밀어줬다고... B 주심한테...
녹음기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를 경청하고 있는 검사, 그리고 팀원들.
검사
(정지 버튼을 누르며) 이 새끼 이거 골 때리는 새끼구만...
자... 이제 말 되지?? B 주심 잡아와서 진술만 받으면 되는거 아냐?? 그래 안 그래??
‘네, 그렇습니다’ 일제히 대답하는 팀원들.
자 그럼 다들 각자 일들 잘 보시고...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이달 안으로 스 사장 건은 마무리 하는 걸로...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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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실내. 중국집. 밤
낡고 허름한 동네 중국집, 스 사장과 B 주심이 고량주를 마시고 있다.
스 사장
여기저기 얘기를 좀 들어보니깐... 눈치는 쪼매 보겠지만 수사는 계속 할 생각 같더라고... 당분간은 잘 좀 숨어있어라...
B 주심
꼴통 중에 꼴통이라가... 쩐도 안통하고... 가시나 나오는 술집은 쳐다도 안 본다 카데요...
스 사장
확실히 다른 검사들하고는 뭔가 다르데...
B 주심
해방이후 최고의 개축빠검사라 안 캅니까... 경남 아들도 다 임마 때메 옥살이 하고 있고...
(한 숨 쉬며) 이러다가 우리도 다 달리 가는 거 아닙니까??
스 사장
(웃으며) 야이 자슥아... 내가 누구고? 어? (대답이 없자)
내가 누구냐고??!!
B 주심
행님요? (대놓고 얘기하기가 민망한 듯 웃으며) 로비의 신 아닙니까... 로비의 신, 로비의 아버지...
스 사장
니 내 스타일 알제? 어? 내가 누구고?? 어떤 놈이든 딱 한 번만 만나면 그 담부터는 바로 고추부터 잡는 사이로 만든 다 아이가...
(흥분하며) 연맹 회장도 내 앞에 갔다가 앉히만 놔봐라... 바로 고추잡고 행님, 동생 하지...
B 주심
(웃으며) 아 행님 뭐 믿는 구석이 있는 갑지예??
고량주를 쭉~ 한 잔 들이키는 스 사장.
스 사장
(전화번호부를 꺼내며) 니 이게 뭔지 아나?? 이게 바로 10억짜리 전화번호부다... 10억짜리... 금마는 내 절대 못 잡어넣는다... 함 바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