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감독 역시 생각이 크게 다르진 않아 보였다. 안산전 직전 만난 박 감독은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 아직 나 스스로가 팀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상태다. 게다가 상대 팀에 비해 우리는 경험 면에서도 많이 어리다. 지난해 강등되면서 어쩔 수 없이 기존 선수들과 이별해야 했고, 그 공백을 이제 막 프로에 입문한 어린 선수들로 채워야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안산전이 조금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라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토로했다.
그런데 어딘지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팀 미래에 대한 자평을 묻자, 박 감독은 “계획을 세움에 있어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 생각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리고 이어 “먼저 단기 계획은 올 시즌에 대한 목표다. 그리고 이 단기 계획을 승강 플레이오프 자격이 주어지는 4위 내 입성으로 잡았다. 챌린지 팀들 전력이 이미 평준화한 탓에 이 목표조차도 쉽진 않을 듯하다. 그러나 조급하지 않게 차분히 오른다면 못할 일도 아니다”라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박 감독이 진정으로 이루고 싶어 하는 목표는 중·장기 계획에 더 무게가 실렸다. 박 감독은 “좀 더 먼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그리고 있는 중·장기 목표는 현재 우리 팀이 처한 상황과 맞물린다. 안산전 선발 명단에서 보면 알겠지만 주장 진경선을 비롯해 송수영·스토야노비치·손정현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아직 프로 경험이 ‘제로’인 선수들이다. 때문에 지금 당장보다 앞날을 대비해야 한다. 비록 올해는 신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친구들이지만 내년부터는 진정한 프로로 거듭나야 하는 선수들이다.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잘 키워 내는 게 또 하나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박 감독은 안산의 막강한 전력을 상대해야 하는 부담 속에서 전상훈·박지수·정현철·김영욱 등 지난해 한 번도 뛰지 못했던 선수들을 대거 선발 명단에 올렸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솔직히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또 이들을 대신할 만한 베테랑 선수들이 없기에 선택 폭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부터 경험을 줘서 키운다는 데 더 큰 의의를 두고 있다”라고 다소 파격적으로 선수를 기용한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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