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어느 구단도 단장, 국장을 먼저 자르고 감독을 교체하진 않는다. 시즌 막판이라 감독 교체하기가 어려웠다면 먼저 사퇴시키고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앉혀 남은 경기를 치르게 하는 게 맞다. 그런데 울산은 감독은 그대로 두고 단장과 국장을 먼저 교체했다. 그렇다보니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난무할 수밖에 없었다.”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과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준우승에 빛난 ‘명가’ 울산은 올 시즌 급격하게 추락했다. ACL 조별리그에서 조기 탈락한 데 이어 FA컵 16강 진출에도 실패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정규리그에선 가까스로 상위스플릿에 올랐지만 무승으로 부진을 거듭했다. 성적만 놓고 본다면 조민국 감독을 경질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울산은 감독은 놔둔 채 프런트만 전면 교체했다. 그것도 단장까지.
구단이 변화의 바람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조민국 감독은 언론이 잇달아 내보낸 윤정환 감독설에 시달렸다. 송동진 단장과 김영국 국장이 물러나는 상황에서 자신도 사표를 쓰려 했지만, 윤정환 감독설이 나도는 데 대해 자존심이 상했고, 시즌 종료까지 2경기가 남은 터라 시즌을 마무리하는데 주력하고 싶어 했다.
그러던중 조 감독은 11월 22일 제주전을 앞두고 새로 부임한 김광국 단장과 면담을 하게 된다. 이 자리에서 조 감독은 자진사퇴를 권유받게 되었다고 한다. 조 감독은 측근을 통해 다음과 같은 심정을 전했다.
“난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있다고 해도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한다면 당연히 사표 쓸 생각도 있었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은 단장이나 국장이 지는 게 아니라 현장의 감독이 지는 것이다. 그런데 구단은 뭐가 그리 급했는지 단장부터 교체했다. 그리고 윤정환 감독설이 나왔고, 나한테는 자진사퇴를 권유했다. 내가 바보인가. 그동안 축구 하나만 보고 살아온 나에게 이런 식의 뒤통수는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나를 축구인으로 존중했다면 송 단장을 내보내기 전에 내게 먼저 사퇴를 권유했어야 한다. 내가 나간 후에 모든 일이 진행됐어야 한다. 그런데 송 단장이 나가고, 언론에서는 계속 윤정환 감독 내정설을 내보내고, 구단으로부터 제의를 받은 건 사실이라는 윤정환 감독 인터뷰 까지 나오고, 그리고 나에게 자진사퇴를 권유했다. 난 사퇴할 기회를 놓쳤다. 구단이 강조하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타이밍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화가 난 것이다. 더욱이 구단은 나랑 협의 과정 중에 윤정환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나를 철저히 무시했다.”
조 감독은 ‘당연히’ 울산 현대를 떠날 수밖에 없다. 그도 잘 알고 있고, 조만간 울산 생활도 정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그는 16년간의 지도자 생활 중 가장 참담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감독이 계약 기간 안에 경질이 되면 구단은 남은 계약 기간의 연봉을 보장해줘야 한다. 그러나 자진 사퇴의 경우에는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울산 구단은 조 감독에게 명예롭게 자진 사퇴할 것을 권유했고, 조 감독은 이미 자신을 바닥까지 떨어트려 놓은 후 자진 사퇴를 권유하는 구단의 처사에 반발하고 있는 중이다. 조 감독은 “내가 돈 몇 푼 더 받자고 이러는 게 절대 아니다. 사람을 이렇게 내모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감독을 내보내는데도 예의라는 게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말로 측근에게 안타까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올시즌 조민국 감독은 팬들로부터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몰락의 원인으로 꼽히는 데이빗 모예스 전 감독에 빗대 ‘조예스’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떠안았다. 실력있는 외국인선수를 내보내고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젊은 선수를 영입하며 선수단 운영에 문제점을 노출시킨 데 대한 비난도 뒤따랐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한 달 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하피냐를 요코하마 마리노스로 이적시킨 이유는 장기계약에 따른 하피냐의 태업성 플레이가 문제됐기 때문이고, 마스다는 향수병이 심해 오미야로 1년 임대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J리그 출신의 젊은 선수들을 영입한 배경에는 전임 감독이었던 김호곤 감독이 이미 영입하기로 약속했던 선수들이라 그걸 거절하기 어려웠다는 설명도 곁들였었다.
측근을 통해 조 감독은 누구보다 울산 팬들에게 실망만 안기고 떠나는 데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조 감독은 “그동안 온갖 비난을 받고 살았지만, 모든 걸 울산에 대한, 축구에 대한 애정어린 충고로 이해했다”면서 “울산에서 보낸 시간들이 아픔으로만 남아 있지 않다. 여러 비난 속에서도 응원 보내준 분들을 통해 용기와 자극을 받기도 했다”는 말로 울산 팬들에 대한 애틋함을 내보였다.
한편 울산 구단의 매끄럽지 못한 일 처리에 대해 한 축구 해설위원은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새로 부임한 윤정환 감독도 사간 도스에서 시즌 도중에 경질된 지도자이다. 그것도 J리그에서 1위에 오른 잘나가는 팀의 감독이 갑자기 해임된 것은 일본 내에서도 전대미문의 사건이라고 보도했을 정도이다. 울산은 팬들이 요구하는 팀 변화의 흐름에 맞춰 조민국 감독을 보내고 윤정환 감독을 선임했고, 팬들도 뜨겁게 환영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조민국 감독의 사례를 통해 봤을 때 윤정환 감독도 성적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팬들은 눈 앞의 성적을 중요시하고, 구단은 팬들의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 내년 시즌에 윤 감독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팬들의 실망과 함께 조 감독 같은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 감독이 새로운 팀을 맡아 자신의 색깔을 내기까지엔 오랜 시간이 걸린다. 1년은 턱도 없다. 우리 모두가 그가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색깔을 선수단에 덧입히면서 스토리 있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지켜봐줄 수 기다림이 필요하다. 이것은 정말 중요한 문제이다.”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soccer&ctg=news&mod=read&office_id=380&article_id=0000000634&date=20141202&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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