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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머리로는 이런 심각한 위기를 인지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 문제 인식이 절실함이 아니라 초조함과 서두름으로 나타났고 말았다. 연결이 되지 못했고, 그렇다고 돌파도 되지 못했다.

경기의 승부는 일찌감치 전반전에 끝이 났다. 공격을 만들어나가는 빌드업에서부터 양 팀의 격차는 확연했다. 부산은 최전방에 김신영을 중심으로 임상협, 홍동현, 파그너로 이어진 이선 공격수들의 움직임과 중앙 미드필더 주세종의 경기 운영으로 인천 수비진의 허점을 찾으려 했다. 주세종이 경기의 맥을 짚고, 임상협과 파그너가 측면에서 활기를 불어넣으며, 김신영이 인천 수비진과 부딪치고, 홍동현이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격 전개에 보탬되는 프로세스가 이어져야 부산이 노리는 공격이 가동될 수 있다. 

그런데 이날 부산은 출발점인 주세종부터 전방에 자리한 김신영까지 이어지는 볼의 연결과정이 전혀 매끄럽지 못했다. 몇몇 특정 선수의 부진이 아니라 공격 전개를 책임져야 할 포지션에 위치한 선수들의 연결이 매우 둔탁하며 느리고 정교하지도 못했다. 롱패스로 김신영을 향한 제공권 다툼, 혹은 포스트플레이를 통한 세컨드 볼 장악 역시 뜻하는대로 풀리지 않았다. 볼을 잡고 있는 시간은 원정팀이라 볼 수 없을 정도로 꽤나 많았으나 효율성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렇다 보니 파그너 등 개인기와 스피드가 뛰어난 일부 선수들은 무리한 드리블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늘어났다. 앞서 마치 처음 만난 사람들이 모인 팀이라고 표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설상가상으로 경기 운영의 맥을 짚어야 할 주세종이 전반 21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하면서 허망하게 승기를 빼앗겼다. 이보에게 선제골을 내줌과 동시에, 부산의 필드 선수 중 누구보다도 침착해야 할 주세종의 평정심도 꽤나 흔들린 듯했다. 여기에 부산은 전반 39분 내주지 않아도 될 실점을 하면서 자멸하고 말았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밖으로 걷어내도 될 볼을 홍동현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자 인천 미드필더 김도혁이 이어받아 무인지경에 놓인 이보에게 패스해 완벽한 찬스를 만들었다. 이보의 왼발 슈팅은 여지없이 부산의 골망을 뒤흔들었다. 프로 무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아마추어가 범할 법한 실책 하나로 부산은 더 궁지에 몰린 것이다.

수비진의 평정심은 무너졌다. 단단한 수비를 통해 상대의 빌드업을 차단한 후 측면에 자리한 빠른 발을 지닌 남준재, 이천수를 활용해 골을 노리는 역습 패턴으로 일관한 인천의 단순한 공격 전략에 연거푸 공간을 두들겨 맞았다. 위험 지역 내에 자리한 수비수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2골을 기록한 이보의 노골적 드리블 돌파에 위기를 맞았고, 후반 29분 코너킥 상황에서는 아예 김도혁에게 마크맨이 붙지 않아 세 번째 실점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빌드업은 되지 않고, 실점한 이후 만회해야 한다는 다급함에 평정심을 잃고 연거푸 실점 위기를 허용한 90분이었다. 여기에 후반 25분 임상협, 후반 32분 파그너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리는 등 골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당연히 이기는 게 요원했다. 도리어 3실점한 게 다행일 정도로 부산의 경기력은 최악이었다. 아직 만회할 기회는 남아있다. 하지만 이런 경기력이 되풀이된다면 살아남는 건 어려울지 모른다.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soccer&ctg=news&mod=read&office_id=343&article_id=0000040666&date=20140830&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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