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훌륭한 골키퍼가 있어도, 모든 슛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의 명언, '막을 수 없는 슛은 막지 않는다.'는 새삼 부폰이라는 선수의 위대함과 동시에 골키퍼라는 포지션의 무력함을 느끼게 합니다. 전설적인 골키퍼 레프 야신조차 모든 슛을 막을 수 있다고는 말하지 않았죠. 다만 '사각이란 없다'. 다시 말해 골대 어디로 슛이 오건 막을 수는 있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골키퍼로서 최고의 경기는 빛나는 세이브로 승부의 주역이 되는 경기가 아닙니다.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는, 완전한 수비를 하는 경기가 바로 골키퍼로서 최고의 경기이죠. 이는 팀으로서의 최고의 경기이기도 합니다. 그 중심에 있는 포지션이 바로 수비수이죠. 한국축구는 상당히 애매한 위치에 있습니다. 대륙예선에서는 최강자, 월드컵에서는 최약자에 가깝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선에서는 강자들이 택하는 전술을 소화해야 하고, 본대회에서는 최약자들이 택하는 전술을 소화하여야 하며, 동시에 고유의 팀 컬러를 잃어서는 안 됩니다.
수비수 선발은 이런 전술적 성향에 많이 좌우됩니다. 일례로, 약팀은 강팀을 상대로 점유율을 중시하는 패스 축구를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공격력이 좋은 수비수일까요? 조금 투박하지만 어떻게든 공을 끊어내는 수비수일까요? 이 기로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과도기를 거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비수 선발에는 '스토리'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2002년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 최약체에서 중위권으로 도약하는 것을 제 1 목표로 했고, 그것은 월드컵 9~16위. 즉 그렇게 목매는 16강이었습니다. 06년의 고배를 딛고 10년. 드디어 원정에서 16강에 진출. 대회 4위를 기록한 우루과이와 대등한 경기를 하면서 나름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2010년의 성공이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월드컵 중위권 팀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일대의 기로가 바로 14년 브라질 월드컵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그 기로에서 거짓말같이 두 명의 수비수가 나타났습니다. 하나는 아시아의 매트 훔멜스 홍정호였고, 나머지 하나가 마르셀로 리피의 황태자, 디펜딩 아시아 챔피언 김영권입니다. 센터백으로서 갖추어야 할 신체조건, 경기를 읽는 눈, 공을 다루는 기본적인 기술까지 갖추고 있는 현대축구에 걸맞는 수비수로 이 둘을 꼽는 데에 주저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 증거로 홍정호는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있을 때, 약관의 나이로 포어 리베로로서 대표팀에 자리매김했고, 동시에 김영권은 풀백과 센터백을 오가며 공수 양면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단점이 없는 수비수. 강팀과 약팀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대표팀에서 주전 센터백으로는 논란의 여지가 없을 겁니다. 좋은 풀백이 끊임없이 나타났던 여태까지와는 정 반대로 이번 대회 준비과정에서는 뜨거운 감자는 항상 풀백에 있었습니다.
최강희 전임 감독 시절부터 생각하면 아마 국내에 있는 수위급 풀백은 대표팀을 한번씩은 다 거쳐 갔을 겁니다. 그만큼 풀백은 무주공산이었다는 겁니다. 이영표의 은퇴, 차두리의 부진 후 국내이적, 오범석의 경찰청 입대, 올림픽대표 윤석영의 끝없는 결장 등으로 일본의 좌 나가토모 우 우치다 조합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았던 풀백라인이 약점이 될 거라고는 사실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체 선수풀이 넓었던 풀백 스쿼드에서는 기어이 그 치열한 경쟁을 뚫고 포스트 이영표 니가타의 김진수와 울산의 탱크 이용이 올라섰습니다.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챔피언스 리그에서 미친 듯이 날뛰었던 이용이 국가대표 레귤러로 올라서는 건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어도 김진수가 대표팀에 첫 발탁이 되었을 때에는 은근히 논란이 많았습니다. 니가타를 국제대회에서 접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겁니다. 게다가 동일 포지션에 마인츠의 박주호가 있었습니다. 우려의 눈길을 뒤로 하고 김진수는 마치 일본 정식요리처럼 깔끔한 플레이로 신뢰를 얻어 냈습니다. 오히려 최근 이용이 좀처럼 분위기를 타지 못하는 소속팀에서 큰 임팩트를 보여 주지 못하는 반면에 김진수는 분데스리가 이적설까지 솔솔 돌고 있을 정도로 폼 유지가 잘 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갑자기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한창 상종가를 치던 시기에 장기부상으로 아웃되었던 김창수가 돌아왔고, 윤석영이 던카스터에서 조금씩 출장시간을 늘려나간 겁니다. 이렇게 되자 급해진 건 박주호, 김진수와 이용이 아니었습니다.
골키퍼로서 최고의 경기는 빛나는 세이브로 승부의 주역이 되는 경기가 아닙니다.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는, 완전한 수비를 하는 경기가 바로 골키퍼로서 최고의 경기이죠. 이는 팀으로서의 최고의 경기이기도 합니다. 그 중심에 있는 포지션이 바로 수비수이죠. 한국축구는 상당히 애매한 위치에 있습니다. 대륙예선에서는 최강자, 월드컵에서는 최약자에 가깝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선에서는 강자들이 택하는 전술을 소화해야 하고, 본대회에서는 최약자들이 택하는 전술을 소화하여야 하며, 동시에 고유의 팀 컬러를 잃어서는 안 됩니다.
수비수 선발은 이런 전술적 성향에 많이 좌우됩니다. 일례로, 약팀은 강팀을 상대로 점유율을 중시하는 패스 축구를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공격력이 좋은 수비수일까요? 조금 투박하지만 어떻게든 공을 끊어내는 수비수일까요? 이 기로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과도기를 거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비수 선발에는 '스토리'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2002년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 최약체에서 중위권으로 도약하는 것을 제 1 목표로 했고, 그것은 월드컵 9~16위. 즉 그렇게 목매는 16강이었습니다. 06년의 고배를 딛고 10년. 드디어 원정에서 16강에 진출. 대회 4위를 기록한 우루과이와 대등한 경기를 하면서 나름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2010년의 성공이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월드컵 중위권 팀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일대의 기로가 바로 14년 브라질 월드컵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그 기로에서 거짓말같이 두 명의 수비수가 나타났습니다. 하나는 아시아의 매트 훔멜스 홍정호였고, 나머지 하나가 마르셀로 리피의 황태자, 디펜딩 아시아 챔피언 김영권입니다. 센터백으로서 갖추어야 할 신체조건, 경기를 읽는 눈, 공을 다루는 기본적인 기술까지 갖추고 있는 현대축구에 걸맞는 수비수로 이 둘을 꼽는 데에 주저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 증거로 홍정호는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있을 때, 약관의 나이로 포어 리베로로서 대표팀에 자리매김했고, 동시에 김영권은 풀백과 센터백을 오가며 공수 양면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단점이 없는 수비수. 강팀과 약팀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대표팀에서 주전 센터백으로는 논란의 여지가 없을 겁니다. 좋은 풀백이 끊임없이 나타났던 여태까지와는 정 반대로 이번 대회 준비과정에서는 뜨거운 감자는 항상 풀백에 있었습니다.
최강희 전임 감독 시절부터 생각하면 아마 국내에 있는 수위급 풀백은 대표팀을 한번씩은 다 거쳐 갔을 겁니다. 그만큼 풀백은 무주공산이었다는 겁니다. 이영표의 은퇴, 차두리의 부진 후 국내이적, 오범석의 경찰청 입대, 올림픽대표 윤석영의 끝없는 결장 등으로 일본의 좌 나가토모 우 우치다 조합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았던 풀백라인이 약점이 될 거라고는 사실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체 선수풀이 넓었던 풀백 스쿼드에서는 기어이 그 치열한 경쟁을 뚫고 포스트 이영표 니가타의 김진수와 울산의 탱크 이용이 올라섰습니다.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챔피언스 리그에서 미친 듯이 날뛰었던 이용이 국가대표 레귤러로 올라서는 건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어도 김진수가 대표팀에 첫 발탁이 되었을 때에는 은근히 논란이 많았습니다. 니가타를 국제대회에서 접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겁니다. 게다가 동일 포지션에 마인츠의 박주호가 있었습니다. 우려의 눈길을 뒤로 하고 김진수는 마치 일본 정식요리처럼 깔끔한 플레이로 신뢰를 얻어 냈습니다. 오히려 최근 이용이 좀처럼 분위기를 타지 못하는 소속팀에서 큰 임팩트를 보여 주지 못하는 반면에 김진수는 분데스리가 이적설까지 솔솔 돌고 있을 정도로 폼 유지가 잘 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갑자기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한창 상종가를 치던 시기에 장기부상으로 아웃되었던 김창수가 돌아왔고, 윤석영이 던카스터에서 조금씩 출장시간을 늘려나간 겁니다. 이렇게 되자 급해진 건 박주호, 김진수와 이용이 아니었습니다.
숫자를 놓고 봤을 때, 현 시점에서 국대에서 레귤러라고 할 수 있는 김진수와, 당장 월드컵을 주전으로 뛰어도 문제가 없는 박주호가 있는 왼쪽은 이미 2명의 자리가 다 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용 역시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로 주전에서 흔들린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자리는 라이트백 한명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박진포, 차두리, 오범석이 그 자리를 노리고 있었습니다만은, 박진포는 소속팀의 시민구단화와 더불어 침묵, 역시나 소속팀이 12팀 중 11위를 하고 있는 차두리, 그리고 홍명보 감독이 한 번도 소집한 적이 없는 오범석. 셋 다 미심쩍기만 합니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것은 차두리인데 이는 부진의 끝을 달리고 있는 와중에도 나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가 월드컵 2회 출전 경험의 관록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유의 신체능력도 아직 떨어지지 않았죠. 그래서 홍명보 감독이 차두리를 다시 대표팀에 호출할 때만 해도 풀백의 4자리는 모두 찬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김창수와 윤석영이 스멀스멀 돌아온 겁니다.
사실 윤석영은 별로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맞을 겁니다. 김진수는 내치기에는 대표팀에서 너무 안정적이었고, 박주호는 소속팀에서 보여주는 폼이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왼쪽은 그래서 누가 주전이 될 지는 어렵지만 두 명을 일단 추리는 것은 간단합니다. 문제는 오른쪽이죠. 김창수가 부상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해도 김창수는 12 올림픽에서 명실상부 홍명보의 제 1옵션이었습니다. 그것도 와일드카드였습니다. 나이를 무기로 해서 발탁된 것이 아니었다는 이야깁니다. 동시에 풀백으로서 극소수만이 가지고 있는 좌우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게 큰 무기죠. 뭐 사실 리그 꼴찌에서 두번째 팀 선수를 떨어트리면 간단한 이야기지만,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경험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해야만 합니다. 만약 차두리가 없다면 이번 월드컵 풀백은 전원이 처녀출전이 됩니다. 차두리냐 김창수냐는 상당히 재미있는 대결이고, 동시에 두 명 다 아쉬운 선택이기도 합니다. 국가대표를 리그 최고의 선수로 뽑아도 아쉬운 판에 둘 다 믿음직스럽지 못하니까요.
그렇다면 풀백은 김진수, 박주호, 이용 + 차두리 or 김창수냐?
이렇게 보기도 조금 곤란합니다.
대표팀에는 풀백을 뛸 수 있는 센터백 옵션인 김기희와 황석호가 있습니다. 이 말은 김기희나 황석호를 뽑게 되면 라이트백 한 명을 안 뽑아도 된다는 얘깁니다. 홍명보 감독이 차두리를 소집하기 전 김기희, 황석호를 풀백에 투입했을 때 무슨 생각을 했는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굳이 풀백을 비워 두고 센터백을 늘릴 필요는 딱히 없습니다만 대표팀에 장현수, 황석호, 김기희, 곽태휘 등 고만고만한 센터백이 돌아가면서 차출되었기 때문에 하나를 버리기 아깝다면 선택할 수도 있는 패지요.
그래서 센터백 서브는 역으로 풀백 조건에 맞춰 선발될 수도 있을 겁니다.
안정적인 수비를 원한다면 김창수건 차두리건 제 3의 인물이건 내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럴 경우 똑같이 라이트백이 소화 가능한 센터백인 황석호와 김기희 중 하나는 브라질로 가지 못할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이렇게 센터백과 풀백이 긴밀한 연관 관계에 있기 때문에 수비진의 선발은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홍정호, 김영권, 박주호, 김진수, 이용. 다섯명은 이변이 없는 이상 확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황석호는 언급했듯이 멀티 플레이어에 홍명보 감독이 지난 그리스전까지 꾸준히 소집을 해왔습니다.
글쎄요, 남은 자리가 곽태휘와 차두리에게 가면 베테랑들이라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만... 그것은 그만한 실력이 뒷받침이 될 때의 이야깁니다. 곽태휘와 차두리가 과연 다른 젊은 선수들에 비해 밀리지 않을 만큼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당연히 브라질로 갈 것이지만... 그럴 만한 근거가 최근의 이들에게 없다는 것이 문젭니다.
비단 미드필드에서도 청소를 할 수 있는 장현수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김기희가 아니더라도 스틸야드의 철문 김광석이 그 자리를 뺏어갈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이 두 자리가 누구에게 돌아갈 지...... 이것이 이번 대표팀 선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비란 것은 본디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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