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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부터 꿈 꿔왔던 로망 아스널

박주영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가 왜 릴을 포기하고 아스널을 선택했는지, 왜 끝까지 집착에 가까운 도전을 했는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박주영은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매체와 인터뷰했다. 어린 그에게 공통된 질문은 “미래에 어디서 뛰고 싶은가”였다.

이에 대한 박주영의 답은 한결 같았다. 2000년대 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주름잡던 아르센 벵거 감독의 아스널이었다. 그가 오매불망 가고 싶어했던 구단이었다.

박주영은 프랑스 리그앙(1부 리그) AS 모나코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꿈을 이룰 기회를 잡았다. 2011년 여름 이적시장의 마지막 날. 박주영은 한통의 국제 전화를 받았다. 놀랍게도 전화를 건 주인공은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이었다.

벵거 감독은 박주영에게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그 순간 박주영은 머리 속이 텅빈 느낌에 가슴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정말 어린 시절부터 꿈에도 그려왔던 아스널. 더구나 그 팀의 감독이 직접 전화를 걸었으니 더 생각해보고 말 것도 없었다.

박주영은 더 기다릴 것도 없이 런던행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아스널에서 9번 유니폼을 들고 입단 사진을 찍었다. 어린 시절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입단 후 박주영의 첫 인터뷰도 “아스널은 내가 어릴 때부터 뛰고 싶던 팀이었다”고 했다. 박주영에게 이 말은 다른 선수처럼 의례적으로 하는 립서비스 차원이 아니었다.

‘실패’란 단어를 모르던 천재는 ‘경쟁’이란 냉정한 현실에 부딪혔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한 것으로 보면 더 그를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위건 거절이 돈 때문이라고?

지난해 10월 박주영은 위건으로부터 긴급임대(Emergency Loan) 제안을 거절한 이유도 이에 맞닿아 있다. 셀타 비고에서 돌아온 지 2개월도 안 됐는데 포기하고 싶진 않았을 것이다.

위건은 당시 박주영을 약 90일 동안 임대하겠다는 조건이었다. 제안의 이름처럼 긴박했다. 1주일 내로 그는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위건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 있지만 지난 시즌 FA컵 우승으로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에 출전 중이었다. 주전 공격수 두 명이 부상으로 모두 빠져 있어 박주영이 꼭 필요했다.

높은 주급이 걸림돌이었다. 박주영은 아스널로부터 4만 5000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8000만 원의 주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 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아스널이 박주영의 연봉 60%를 내고 위건이 40%를 내는 데까지는 합의했다”고 전했다.

계산을 해보면 위건이 박주영에게 줄 돈은 약 4억 원이었다. 그러나 오언 코일 위건 감독은 “합의는 마쳤다. 그러나 재정적인 문제가 남았다. 챔피언십 소속 클럽의 빠듯한 살림살이로 박주영의 높은 주급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급 삭감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이다. 그러나 박주영은 위건으로 가지 않았다. 표면적으로 4억 원에 욕심을 부렸단 이야기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그건 절대 아니었다. 바로 아스널에 대한 로망 때문이었다.

그는 '꿈의 구단' 아스널에서의 마지막 도전을 선택한 것이다. 박주영은 훈련에도 열심히 참가했고 벵거 감독의 눈에 띄기 위해 노력했다.

박주영 측 관계자에 따르면 몸 관리도 철저히 했고 어느 때보다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한다. 벵거 감독이 그를 벤치에 앉힌 것이 장난은 아니었단 얘기다.

왓포드 행, 뒷이야기

하지만 기회는 오지 않았다. 박주영도 결국 약 4개월 동안 이어진 ‘마지막 도전’을 접었다. 태극마크도 그에겐 중요했다. 월드컵 출전 역시 어린 시절부터 꿈이었다.

지난 달 벵거 감독은 “박주영에게 아무 구단도 제안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박주영 측에 따르면 상황은 정반대였다. 박주영을 원한 팀은 많았다.

박주영이 구단을 통하지 않고 여러 에이전트를 통해 위임장을 돌리는 방식으로 팀을 알아봤기에 벵거 감독은 상황을 잘 몰랐다.

실제로 유럽 중상위 리그의 한 구단은 완전 이적으로 계약서에 도장까지 찍으려 했다. 하지만 박주영은 잉글랜드 챔피언십의 왓포드를 선택했다. 연봉도 확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영 측 관계자는 “잉글랜드 외의 여러 리그에서 제안이 왔다. 그러나 다른 나라로 가는 것보다 잉글랜드 무대가 적응하기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연봉 부분에서도 일부 양보한 것으로 안다.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먼저라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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