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감성들이 넘실넘실이었네.
역시나 그런 감성에 젖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지 않으려면
하루를 잘 짜서 보내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게 좋은 듯하다.
근데 또 우리네 인생에 그런 가슴 아린 사연 하나 없으면
참기름 안 바른 김처럼 맛은 있으되 무언가 아쉽기 그지없겠지?
삶이란 또 그런 사연들이 모이고 모여 또 다른 사연을 만들어 나가는 것일 테니..
나보다 나이 지긋하신 분들도 많은데 이런 얘기는 그만 하고.
나도 나의 첫사랑 이야기를 이 아침에 한번 꺼내보려고.
때는 중학교 3학년 때인 2004년.
그 전 해인 2003년 말에 경북 칠곡군(아마 지금 대구랑 합쳐졌나 남아있나 모르겟네)에서
한 여학우가 전학을 왔어.
그 어린 눈으로 보기에 뭔가 계속 눈길이 가는 그런 아이였지.
다른 애들은 관심이 없는 듯했지만 난 그랬어.
어렵사리 처음 건넨 말은 어디에서 왔느냐는 거였고
대답에서 출신지를 알 수 있었지.
어찌하다보니 버디버디 ID를 알게됐고
왜 버디 프로필보면 생일을 위시한 여러정보들이 써있잖아.
근데 나랑 생년월일이 똑같더라.
또래보다 좀더 감성이 많은 나는 그런생각을 했지.
우린 같은 시간을 살아오고 있구나.
뭐 여튼 그래서 내가 그때 생일에 선물교환해도 되겠다~
이런이야기를 건넸던거같은 기억이나네.
중 3이 됐지만 같은반은 아니었어.
동네가 작다보니 학교도 하나뿐이고 학생수도 적었어서
나는 2반 그아이는 1반이 됐지. 참고로 3반까지있었어.
당시에 나는 우리 동네에서 잘 나가던 ㅇ수학이라는 학원에 다니는 중이었고
어느날 수업들으러 갔다가 우연히 마주쳐서 그 아이도 같은 학원에 다닌다는 걸 알게됐지.
같은 반이 아니어서 같이 수업은 못 들었지만..
ㅇ수학에 다녀본 형들은 알겠지만.. 주2회 수업을 하거든.
근데 시험기간 들어가면 만날 오라고 했었어. 중학생은 따로 자율학습이 없었으니까
학원에서라도 공부시키고 다른과목도 보충해주는 식으로 했었지.
중간고사 기간이 돼서 학원에 만날 가게 됐고
어느날 공부를 하려고 들어갔는데 그 아이가 먼저 와있더라.
당시만 해도 좋아하는건 아니었고 그냥 아 그 아이네, 하는 정도였어. 엄청 조용한애였거든
공부를 하고 있는데 저기, 하는거야.
응?
나 이것좀 가르쳐주면 안돼?
그 당시에 나는 애들 수학문제 가르쳐주는 게 하나의 낙이었어서 뭐랄까,
애들이 나를 통해서 몰랐던걸 알게되면 도움이 됐다는 그 즐거움이 컸거든.
하물며 눈길이 가던 친구인데 당연했지.
아 이건, 이래서 이게 y가 x에 대한 이차함수라는 얘기야.
아아~ 알겟다. 고마워~
그러면서 그 후에도 몇번, 아니 틈날때마다 모르는걸 물어봤었고 그러다가 같이 앉기도 했었고..
내가 이런저런 드립류의 장난을 치면 또 잘웃어줘서 나도 재밌었던 시절이었어.
시험이 끝나고 학원도 한주 쉰다고 하더라고.
또 효도방학이니 어린이날이니 해서 학교도 좀 쉬었었고.
그래서 학원을 매일 가다가 딱 안 갓는데, 그 애가 너무 보고싶은 거야.
그때 알았지. 내가 얘를 좋아한다는 걸.
근데 좋아하게 되면 외려 더 자신을 어필해야하는데
너무 마음이 뛰고 두근거려서 외려 뒤로 숨게됐어.
잘만 하던 인사도 너무 어려운 일이 돼고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게 됐지.
그 숫기 없는 아이가 먼저 인사를할정도였으니..
그리고 여기서 나의 범실이 나오는데, 때가 중학 때이니만큼..
애들하고 진실게임같은거 하잖아? 그래서 그런걸 하다보니까 딴에는 친한친구들한테만 얘기한답시고 한게
너무 많은애들한테 얘기하게 된셈이된거지. 학교가 크기나 하면 몰라.
그리고 학교 축제가 11월이었는데 내가 그때 고백을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있었어.
웃긴 건 내가 처신을 그렇게 해서 그 아이와의 관계는 이래저래 서먹해져 가고 있었는데도..
그러다 결국 10월의 어느날 오후.
가을 바람이 차갑게 부는 날 나는 친구들이랑 농구를 하고 있었지. 방과후에
같이 있던 친구 폰으로 연락이 왔어. 당시에 난 폰이 없었거든.
지금혹시 나랑 같이 있으면 나좀 학교 뒤 공원 벤치로 보내달라는 얘기였어.
싸한 느낌을 떠안은채로 갔어.
난 너가 날 좋아하는 게 부담스럽다.
그리고 축제 때 뭘 한다는 이야길 들었는데,
난 조용히 살고 싶거든? 그런 거 안 했으면 좋겠어.
알았다는 말을 남기고 집으로 향했지.
내 범실로 고백도 못 해보고 차였지만 뭔가 너무 안타깝더라고.
그래서 마지막 카드로 내가 그 아일 좋아하게 된 그날부터
단 하루도 빠짐없이 쓴 편지 형식의 일기가 있었어.
언젠가 그 아이와 잘 되는 날 이걸 선물로 주리라고 맘먹고 썼던.
그날 저녁에 나랑도 친하고 그아이와도 친한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그 친구를 만나서 이걸 좀 전해달라는 부탁을 했지.
이제와 생각하면 깔끔하지 못한 행동이었지만, 당시엔 너무 안타까워서 그랬나봐.
다음날. 토요일이어서 일찍 끝났고 여느때처럼 친구들과 축구를 할 준비를 하고 있었어.
뭔가 좋지않은 기운이 감돈다는 걸 알면서. 그 아이와 친한 몇몇 여자아이들이 모여서
나를 쳐다보며 수군대는 걸 봤거든.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있는데, 그 아이와 친했던 어느 기센 여자아이가 그 일기를 들고오더니
끝내려면 깔끔히 끝내라는 말과 함께 그 일기장 3권을 바닥에 던져놓고 가더라.
순간 그 상황에 놓인 내가 너무 바보 같고 싫어서 나 자신한테 화가 났어.
그래서 그렇게 아끼고 친척집에 가서 자게 돼도, 교회 수련회를 가도 가져갔던
자다가 깜빡하고 안 썼으면 쓰기까지 했던 그 일기장을 내 손으로 박박 찢어버렸어.
그러고도 분이 안 풀려서 학교 뒤 공원에 공터로 가서 다 태워버렸지.
그때 참 마음이 아팠어.
길지? 거의 끝나가.
고교 진학도 역시나 동네에 하나 있는 고교로 했어.
지금은 동네가 더 넓어져서 학교도 하나 더 생기고 했지만.
고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그 아이가 나를 피하기 시작하더라.
왜냐하면 내가 마음을 안 접었거든. 왜인지 내가 좋아하는 마음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는
심한 착각이 착각이아니라 강한 확신으로 왔기때문에.
1학년 때는 옆반이었는데 가령 복도에서 이야기하다가 멀리서 오는 나와 눈이 마주치면
그대로 돌아서서 이야기를 한다든가,
집방향이 같은데 그아이가 앞서가고 내가 뒤에서가다가 우연히 나를 보게되면
갑자기 막 뛰어간다든가.. 뭐 이런 류의 일들이 1년내내 있었지.
그리고 학교에서 단체간식으로 빵같은거 나눠두면 몰래 그아이 책상에 놓기도 해보고
롯데월드 학교소풍때 난 놀이기구 잘 못타니까 오락실에서 놀았는데 인형뽑기엔 관심조차 없던 내가
너무 귀여운 인형 있어서 그아이 주고싶어서 3천원인가 들여서 뽑아서 또 몰래 놓기도 했었고
god를 좋아해서 친구집 놀러갔다가 본 브로마이드 얻어서 자리에 놔보기도 했고.
한결같이 들리는 이야기는 쓰레기통으로 갔다는 거였어. 아님 내 자리에 놓여있든지.
근데 또 빼빼로데이 때 준비한 빼빼로는 받더라.
학원 끝나고 가는 차 안애서였어서 내가 그냥 닥돌했거든. 난 원래 걸어가니까.
차로 가서 그거 주니까 처음엔 안받아. 그래서 그냥 받으라니까 옆에 애들이 그냥 받으라고 해서
받았긴했는데 뒤에 들어보니 그거 차 안에 애들이랑 다 나눠먹었다고.
여튼 그런 나날들이었고 2학년이 됐어.
같은반이 됐네. 이과반이라. 내가 이과를 선택한 것도 그 아이 영향이 큰데,
꿈이 없던 내가 중3때 그 아이때문에 수학 교사가 되고 싶단 꿈을 가졌으니까.
그래서 수학 공부를 더 재밌게 열심히 했고 이과를 가야겠다고 생각했지.
아마 그 아이 입장에서는 최악이었을거야 같은반이 됐다는 사실이.
근데 공부에 정진할 줄 알았던 얘가 학년 시작과 함께 미용학원을 다니기 시작해.
어머님께서 미용실 하셨거든. 그리고 공부가 잘 안됐는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그래서 정규수업만 듣고 갔어. 학원 갓다가 늦게 온다는 얘길 들었거든.
그래서 두달정도는 제대로 야자를 못했던 기억이 나네. 걱정돼서.
막차타고 오고 그랬단 얘기를 들엇거든.
아무튼 2학년이 돼서도 날 피하고 그런건 그대로였지. 더 심해졌지.
같은반까지 됐으니.. 그래서 나중엔 괜히 미안한마음까지 들더라.
짝이 아마 한번인가 됐었는데 그 애가 간곡히 부탁하는 바람에 바뀌었나 그랬을거야. 선생님한테.
물론 우리 사이에 대화는 단 한번도 오가지 않았어. 내가 차인 이후로.
더이상 나도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공부도 해야 했고
내가 지치더라고. 사실 그 전부터 지쳤을지 모르는데 나 혼자 그랬던거일수도 있지만..
그래서 가을의 어느날 수업마치고 학원에 가려는 그아이에게 쪽지를 건넸어.
오늘 학원 갓다와서 집앞 버스정류장에서 보자. 올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게. 할얘기가 있어.
만나서 이야기했어.
이제 너 그만 좋아하기로 했다.
근데 뒤의 이 말은 아마도 미련때문이었을거 같아.
그러니까.. 다시 예전처럼 지낼 순 없을까?
그건 안 되겠는데.
알았어.
재밌는 건 날 찼을 때와 그날에 혼자가 아닌 옆에 자기 친구가 한명씩 있었다는 거야.
날 혼자 볼 자신이 없었던건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끝나고 나니 한동안 가슴이 허했어.
텅 빈 것처럼 마음이 말야. 내가 너무 나 없이 그 아이만 생각했던거지.
그렇게 3학년까지 같은 반이었지만 결국 졸업 축하한단 인사도 못 건네고 헤어졌어.
난 이 동네에 남아있고 그 아인 이사를 갔으니..
쭉 봤으면 알겠지만 내 범실이 너무 많았고 방법적인 측면에서 내가 너무 좋지 않았지.
나중에 나이를 좀 먹고 생각해보니까, 그 아이는 그 아이대로 얼마나 귀찮고 짜증나고 그랬을지..
어쩌면 조금 무서웠을지도 몰랏겠다, 그런 생각까지 들더러고.
후에 들은 이야긴데 처음부터 나한테 관심이 없었대.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난 내가
그렇게 하면 마음이 돌아가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거지.
고마운 사람이야. 좋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 제대로 학습한 셈이었으니까..
이렇게는 하면 안된다라는 것도..
물론 그 후에 내 짝사랑은 번번이 실패하거나, 좋아하기조차 쉬운 일이 되지 못했어.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으니까. 첫 연애 전까지는 그랬던거 같네.
나이를 그때에 비해 아주 쪼금 더 먹은 지금은 이런 저런 경험도 쌓이고 생각도 많이 하고
그래서 이성을 대하는 것, 잘 좋아한다라는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지.
난 여자는 자기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야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주의라서 좋아해도 내가 먼저
좋아하게 되는 그런 편인데, 그 시절이 없었더라면 아직도 방법을 잘 모른 채로 맹목적으로다가
좋아하고만 있었을 지 모르지. 이런저런 이유로 고마운 사람이야.
내가 아무리 진심이어도 상대방이 그걸 진심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건 진심이 아닌 거니까.
감성 다 죽은 아침나절이라 얼마나들 읽을지는 모르지만.. 눈요기라도 해.
@왱알앵알
쓴 글 봤어. 카톡으로 그런 이야기 한 그 마음도 일면 이해가 되고.
누구보다 씁쓸하고 안타까운건 본인일거란 것도 알아.
중학생이라고? 아직 직접 만나 그런 이야기를 건네는 게 어려운 때일수도 있지만
용기라는 게 그럴 때 쓰라고 있는 거거든. 진심이라는 밑바탕에 용기라는 재료를 얹어서
하나의 작품으로 내놓는 거고 그게 먹힐지는 이제 두고봐야 하는 그런..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너무 그런 일에 마음을 뺏기지 않기를 바라고. 괜찮으니까 다.
정말 상대방을 위하는 쪽이 무엇일까 한번쯤은 생각해봐. 난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서 미안해졌어.
힘을 내시고.
역시나 그런 감성에 젖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지 않으려면
하루를 잘 짜서 보내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게 좋은 듯하다.
근데 또 우리네 인생에 그런 가슴 아린 사연 하나 없으면
참기름 안 바른 김처럼 맛은 있으되 무언가 아쉽기 그지없겠지?
삶이란 또 그런 사연들이 모이고 모여 또 다른 사연을 만들어 나가는 것일 테니..
나보다 나이 지긋하신 분들도 많은데 이런 얘기는 그만 하고.
나도 나의 첫사랑 이야기를 이 아침에 한번 꺼내보려고.
때는 중학교 3학년 때인 2004년.
그 전 해인 2003년 말에 경북 칠곡군(아마 지금 대구랑 합쳐졌나 남아있나 모르겟네)에서
한 여학우가 전학을 왔어.
그 어린 눈으로 보기에 뭔가 계속 눈길이 가는 그런 아이였지.
다른 애들은 관심이 없는 듯했지만 난 그랬어.
어렵사리 처음 건넨 말은 어디에서 왔느냐는 거였고
대답에서 출신지를 알 수 있었지.
어찌하다보니 버디버디 ID를 알게됐고
왜 버디 프로필보면 생일을 위시한 여러정보들이 써있잖아.
근데 나랑 생년월일이 똑같더라.
또래보다 좀더 감성이 많은 나는 그런생각을 했지.
우린 같은 시간을 살아오고 있구나.
뭐 여튼 그래서 내가 그때 생일에 선물교환해도 되겠다~
이런이야기를 건넸던거같은 기억이나네.
중 3이 됐지만 같은반은 아니었어.
동네가 작다보니 학교도 하나뿐이고 학생수도 적었어서
나는 2반 그아이는 1반이 됐지. 참고로 3반까지있었어.
당시에 나는 우리 동네에서 잘 나가던 ㅇ수학이라는 학원에 다니는 중이었고
어느날 수업들으러 갔다가 우연히 마주쳐서 그 아이도 같은 학원에 다닌다는 걸 알게됐지.
같은 반이 아니어서 같이 수업은 못 들었지만..
ㅇ수학에 다녀본 형들은 알겠지만.. 주2회 수업을 하거든.
근데 시험기간 들어가면 만날 오라고 했었어. 중학생은 따로 자율학습이 없었으니까
학원에서라도 공부시키고 다른과목도 보충해주는 식으로 했었지.
중간고사 기간이 돼서 학원에 만날 가게 됐고
어느날 공부를 하려고 들어갔는데 그 아이가 먼저 와있더라.
당시만 해도 좋아하는건 아니었고 그냥 아 그 아이네, 하는 정도였어. 엄청 조용한애였거든
공부를 하고 있는데 저기, 하는거야.
응?
나 이것좀 가르쳐주면 안돼?
그 당시에 나는 애들 수학문제 가르쳐주는 게 하나의 낙이었어서 뭐랄까,
애들이 나를 통해서 몰랐던걸 알게되면 도움이 됐다는 그 즐거움이 컸거든.
하물며 눈길이 가던 친구인데 당연했지.
아 이건, 이래서 이게 y가 x에 대한 이차함수라는 얘기야.
아아~ 알겟다. 고마워~
그러면서 그 후에도 몇번, 아니 틈날때마다 모르는걸 물어봤었고 그러다가 같이 앉기도 했었고..
내가 이런저런 드립류의 장난을 치면 또 잘웃어줘서 나도 재밌었던 시절이었어.
시험이 끝나고 학원도 한주 쉰다고 하더라고.
또 효도방학이니 어린이날이니 해서 학교도 좀 쉬었었고.
그래서 학원을 매일 가다가 딱 안 갓는데, 그 애가 너무 보고싶은 거야.
그때 알았지. 내가 얘를 좋아한다는 걸.
근데 좋아하게 되면 외려 더 자신을 어필해야하는데
너무 마음이 뛰고 두근거려서 외려 뒤로 숨게됐어.
잘만 하던 인사도 너무 어려운 일이 돼고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게 됐지.
그 숫기 없는 아이가 먼저 인사를할정도였으니..
그리고 여기서 나의 범실이 나오는데, 때가 중학 때이니만큼..
애들하고 진실게임같은거 하잖아? 그래서 그런걸 하다보니까 딴에는 친한친구들한테만 얘기한답시고 한게
너무 많은애들한테 얘기하게 된셈이된거지. 학교가 크기나 하면 몰라.
그리고 학교 축제가 11월이었는데 내가 그때 고백을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있었어.
웃긴 건 내가 처신을 그렇게 해서 그 아이와의 관계는 이래저래 서먹해져 가고 있었는데도..
그러다 결국 10월의 어느날 오후.
가을 바람이 차갑게 부는 날 나는 친구들이랑 농구를 하고 있었지. 방과후에
같이 있던 친구 폰으로 연락이 왔어. 당시에 난 폰이 없었거든.
지금혹시 나랑 같이 있으면 나좀 학교 뒤 공원 벤치로 보내달라는 얘기였어.
싸한 느낌을 떠안은채로 갔어.
난 너가 날 좋아하는 게 부담스럽다.
그리고 축제 때 뭘 한다는 이야길 들었는데,
난 조용히 살고 싶거든? 그런 거 안 했으면 좋겠어.
알았다는 말을 남기고 집으로 향했지.
내 범실로 고백도 못 해보고 차였지만 뭔가 너무 안타깝더라고.
그래서 마지막 카드로 내가 그 아일 좋아하게 된 그날부터
단 하루도 빠짐없이 쓴 편지 형식의 일기가 있었어.
언젠가 그 아이와 잘 되는 날 이걸 선물로 주리라고 맘먹고 썼던.
그날 저녁에 나랑도 친하고 그아이와도 친한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그 친구를 만나서 이걸 좀 전해달라는 부탁을 했지.
이제와 생각하면 깔끔하지 못한 행동이었지만, 당시엔 너무 안타까워서 그랬나봐.
다음날. 토요일이어서 일찍 끝났고 여느때처럼 친구들과 축구를 할 준비를 하고 있었어.
뭔가 좋지않은 기운이 감돈다는 걸 알면서. 그 아이와 친한 몇몇 여자아이들이 모여서
나를 쳐다보며 수군대는 걸 봤거든.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있는데, 그 아이와 친했던 어느 기센 여자아이가 그 일기를 들고오더니
끝내려면 깔끔히 끝내라는 말과 함께 그 일기장 3권을 바닥에 던져놓고 가더라.
순간 그 상황에 놓인 내가 너무 바보 같고 싫어서 나 자신한테 화가 났어.
그래서 그렇게 아끼고 친척집에 가서 자게 돼도, 교회 수련회를 가도 가져갔던
자다가 깜빡하고 안 썼으면 쓰기까지 했던 그 일기장을 내 손으로 박박 찢어버렸어.
그러고도 분이 안 풀려서 학교 뒤 공원에 공터로 가서 다 태워버렸지.
그때 참 마음이 아팠어.
길지? 거의 끝나가.
고교 진학도 역시나 동네에 하나 있는 고교로 했어.
지금은 동네가 더 넓어져서 학교도 하나 더 생기고 했지만.
고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그 아이가 나를 피하기 시작하더라.
왜냐하면 내가 마음을 안 접었거든. 왜인지 내가 좋아하는 마음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는
심한 착각이 착각이아니라 강한 확신으로 왔기때문에.
1학년 때는 옆반이었는데 가령 복도에서 이야기하다가 멀리서 오는 나와 눈이 마주치면
그대로 돌아서서 이야기를 한다든가,
집방향이 같은데 그아이가 앞서가고 내가 뒤에서가다가 우연히 나를 보게되면
갑자기 막 뛰어간다든가.. 뭐 이런 류의 일들이 1년내내 있었지.
그리고 학교에서 단체간식으로 빵같은거 나눠두면 몰래 그아이 책상에 놓기도 해보고
롯데월드 학교소풍때 난 놀이기구 잘 못타니까 오락실에서 놀았는데 인형뽑기엔 관심조차 없던 내가
너무 귀여운 인형 있어서 그아이 주고싶어서 3천원인가 들여서 뽑아서 또 몰래 놓기도 했었고
god를 좋아해서 친구집 놀러갔다가 본 브로마이드 얻어서 자리에 놔보기도 했고.
한결같이 들리는 이야기는 쓰레기통으로 갔다는 거였어. 아님 내 자리에 놓여있든지.
근데 또 빼빼로데이 때 준비한 빼빼로는 받더라.
학원 끝나고 가는 차 안애서였어서 내가 그냥 닥돌했거든. 난 원래 걸어가니까.
차로 가서 그거 주니까 처음엔 안받아. 그래서 그냥 받으라니까 옆에 애들이 그냥 받으라고 해서
받았긴했는데 뒤에 들어보니 그거 차 안에 애들이랑 다 나눠먹었다고.
여튼 그런 나날들이었고 2학년이 됐어.
같은반이 됐네. 이과반이라. 내가 이과를 선택한 것도 그 아이 영향이 큰데,
꿈이 없던 내가 중3때 그 아이때문에 수학 교사가 되고 싶단 꿈을 가졌으니까.
그래서 수학 공부를 더 재밌게 열심히 했고 이과를 가야겠다고 생각했지.
아마 그 아이 입장에서는 최악이었을거야 같은반이 됐다는 사실이.
근데 공부에 정진할 줄 알았던 얘가 학년 시작과 함께 미용학원을 다니기 시작해.
어머님께서 미용실 하셨거든. 그리고 공부가 잘 안됐는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그래서 정규수업만 듣고 갔어. 학원 갓다가 늦게 온다는 얘길 들었거든.
그래서 두달정도는 제대로 야자를 못했던 기억이 나네. 걱정돼서.
막차타고 오고 그랬단 얘기를 들엇거든.
아무튼 2학년이 돼서도 날 피하고 그런건 그대로였지. 더 심해졌지.
같은반까지 됐으니.. 그래서 나중엔 괜히 미안한마음까지 들더라.
짝이 아마 한번인가 됐었는데 그 애가 간곡히 부탁하는 바람에 바뀌었나 그랬을거야. 선생님한테.
물론 우리 사이에 대화는 단 한번도 오가지 않았어. 내가 차인 이후로.
더이상 나도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공부도 해야 했고
내가 지치더라고. 사실 그 전부터 지쳤을지 모르는데 나 혼자 그랬던거일수도 있지만..
그래서 가을의 어느날 수업마치고 학원에 가려는 그아이에게 쪽지를 건넸어.
오늘 학원 갓다와서 집앞 버스정류장에서 보자. 올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게. 할얘기가 있어.
만나서 이야기했어.
이제 너 그만 좋아하기로 했다.
근데 뒤의 이 말은 아마도 미련때문이었을거 같아.
그러니까.. 다시 예전처럼 지낼 순 없을까?
그건 안 되겠는데.
알았어.
재밌는 건 날 찼을 때와 그날에 혼자가 아닌 옆에 자기 친구가 한명씩 있었다는 거야.
날 혼자 볼 자신이 없었던건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끝나고 나니 한동안 가슴이 허했어.
텅 빈 것처럼 마음이 말야. 내가 너무 나 없이 그 아이만 생각했던거지.
그렇게 3학년까지 같은 반이었지만 결국 졸업 축하한단 인사도 못 건네고 헤어졌어.
난 이 동네에 남아있고 그 아인 이사를 갔으니..
쭉 봤으면 알겠지만 내 범실이 너무 많았고 방법적인 측면에서 내가 너무 좋지 않았지.
나중에 나이를 좀 먹고 생각해보니까, 그 아이는 그 아이대로 얼마나 귀찮고 짜증나고 그랬을지..
어쩌면 조금 무서웠을지도 몰랏겠다, 그런 생각까지 들더러고.
후에 들은 이야긴데 처음부터 나한테 관심이 없었대.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난 내가
그렇게 하면 마음이 돌아가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거지.
고마운 사람이야. 좋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 제대로 학습한 셈이었으니까..
이렇게는 하면 안된다라는 것도..
물론 그 후에 내 짝사랑은 번번이 실패하거나, 좋아하기조차 쉬운 일이 되지 못했어.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으니까. 첫 연애 전까지는 그랬던거 같네.
나이를 그때에 비해 아주 쪼금 더 먹은 지금은 이런 저런 경험도 쌓이고 생각도 많이 하고
그래서 이성을 대하는 것, 잘 좋아한다라는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지.
난 여자는 자기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야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주의라서 좋아해도 내가 먼저
좋아하게 되는 그런 편인데, 그 시절이 없었더라면 아직도 방법을 잘 모른 채로 맹목적으로다가
좋아하고만 있었을 지 모르지. 이런저런 이유로 고마운 사람이야.
내가 아무리 진심이어도 상대방이 그걸 진심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건 진심이 아닌 거니까.
감성 다 죽은 아침나절이라 얼마나들 읽을지는 모르지만.. 눈요기라도 해.
@왱알앵알
쓴 글 봤어. 카톡으로 그런 이야기 한 그 마음도 일면 이해가 되고.
누구보다 씁쓸하고 안타까운건 본인일거란 것도 알아.
중학생이라고? 아직 직접 만나 그런 이야기를 건네는 게 어려운 때일수도 있지만
용기라는 게 그럴 때 쓰라고 있는 거거든. 진심이라는 밑바탕에 용기라는 재료를 얹어서
하나의 작품으로 내놓는 거고 그게 먹힐지는 이제 두고봐야 하는 그런..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너무 그런 일에 마음을 뺏기지 않기를 바라고. 괜찮으니까 다.
정말 상대방을 위하는 쪽이 무엇일까 한번쯤은 생각해봐. 난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서 미안해졌어.
힘을 내시고.









First Love

피가되고 살이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