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시계에서 백지훈은 2010년 9월22일에 멈춰있다. AFC챔피언스리그 8강전 성남전에서 성남 수비수 샤샤의 태클에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그는 “태클 당했을 때 이건 잘못됐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몸과 오른쪽 무릎이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고 회고했다. 의료차에 실려 나온 백지훈은 그 대로 병원으로 실려 갔다. 그가 수원 유니폼을 입고 뛴 경기는 이 경기가 마지막이다. 처음 병원에서는 5개월이면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을 해도 안해도 기간은 똑같다고 했다. 백지훈은 수술을 하지 않고 재활을 하는 쪽을 선택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수술을 하지 않고 5개월이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9월에 다쳤으니까 5개월이 지나면 동계 훈련 때 충분히 복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도 무릎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독일에서 수술을 했다. 재활은 끝이 보이지 않았고 마음 속엔 시름만 쌓여갔다. 2011년에는 애써 빅버드를 찾지 않았다. 병원에서 약속했던 2011년 9월에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또 실패였다”
병원을 찾아 항의했지만 그게 최선이었다는 답변 뿐이었다. 주변에서 “몸 상태 어때?”’라고 물어올 때마다 억장이 무너졌다. 그는 “윤성효 감독님이 오면서 게임도 많이 뛰었고, 대표 팀에도 다시 발탁됐다. 하지만, 다치면서 모든 게 무너졌다. 나는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고 회상했다.
축구를 그만 두겠다는 망설임도 그때부터였다. 그는 “어느 날 신호등을 건너고 있었는데 불이 깜빡깜빡였다. 아이들도 뛰어가는데 나는 통증 때문에 뛸 수가 없었다. 오랜 시간 재활해왔는데 신호등조차 건너지 못하는 내 모습이 처량해져서 ‘내가 정말 축구를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군입대가 유일한 피난처였다. 다행히 2011년 12월부터 조금씩 괜찮아졌다. 그때 1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공을 잡아봤다. 욕심이 앞선 때문일까. 통증이 재발하고 말았다. 2012년 개막전부터 경기를 뛰었지만 경기력이 제대로 나올 리가 없었다. 주변에서는 “백지훈은 끝났다”고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군에서의 2년도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지난해 울산에서 임대를 거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는 점이었다.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soccer&ctg=news&mod=read&office_id=252&article_id=0000000430&date=20150203&page=1
많이 그리웠다 잘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