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는 “중2 때 축구부에 돌아오니 남들보다 부족한 것을 느꼈고, 두세 배로 운동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늦은 시작이 기본기를 다지는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유성기의 부친 역시 축구선수 출신으로, 현재 양주시민구단을 이끌고 있는 유종완 감독이다. 대부분 부자 축구선수들이 그렇듯 그 역시 아버지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는 “아버지는 10개를 못해도 1개를 찾아내 칭찬해주시는 분”이라며 “프로가 되고 나서는 아마추어 때보다 더 미쳐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축구 전통의 강호인 연세대에서 주장을 맡을 만큼 잘 나가던 선수였다. 2부리그인 대전시티즌에 지명됐을 때 실망했을 법도 하지만 그는 의연했다.
유성기는 “대전으로 오면서 기회가 더 많을 것으로 생각했고, 더 좋은 선수가 되자고 다짐했다”며 “연세대에서나 주장이지 여기선 막내다. 팀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 위해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유성기는 학창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마지막 연고전을 꼽았다.
이전 3년 동안 고려대와의 정기전에서 내리 패했던 연세대는 이날 유성기의 결승골로 3-2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그에게 연세대-고려대처럼 클래식에 가서 라이벌이 되고 싶은 팀을 묻자 주저 없이 FC서울을 꼽았다.
그는 “대학 4학년 때 FA컵 32강전을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과 맞붙었는데, 정말 설레고 흥분됐다”며 “그때는 패했지만, 이제는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유성기는 이제 한 시즌을 뛴 새내기다. 그는 지난 시즌 9경기(교체 3)에 출전해 도움 2개를 기록했다. 오른발 킥 능력이 장점으로 꼽히는 그는 프로 첫 골의 기쁨은 서포터즈와 나누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프로무대에서 골망을 출렁이는 순간을 가끔 머릿속으로 그려본다”며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고 말했다.
이제 프로축구선수로서 첫 발을 내디딘 유성기는 “올 시즌 목표는 더 많은 경기에 나가서 내 이름을 알리는 것”이라며 “5골 정도 넣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선수가 그렇겠지만, 최종목표는 국가대표다. 시간이 흘러 기회가 된다면 꼭 빅리그가 아니더라도 유럽축구를 경험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