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아침에 좀 한가해서 월컵 개막 1일 전에 나름의 관전포인트를 블로그에다 정리 해 둔걸 갖고옴.
근데 사실 볼지 안볼지 모르겠다는게 함정이긴 함. (시간상 아마 풀경기 보는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겠나만서도) 암튼.
생각 나는대로 죽 쓴거라 글이 좀 정리가 안된건 양해바람.
이번 월드컵에서 국가대표한테 기대하는건 딱 한가지.
지금까지의 평가전과 준비과정들이 연막이었나 아니었나를 확인하는 것.
이런 기대를 하게 된 배경은 애초에 기대치 자체가 없었는데, 보면 볼수록 뭔가 이 팀은 이상하다, 말이 안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임. 다시 말하자면, "아니, 대체 감독은 뭐하는 새퀴길래 팀이 이 지경이 되도록 손도 안쓰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설마
본선에 이 상태의 팀으로, 무 전술로 가는건 아니겠지?" 하는 불안감+일말의 기대감이 발생했기 때문인데...가나전까지 그 상태인걸 보고서는
불안감이 일말의 기대를 압도해 가는 상황이기는 함.
일단 내가 보는 현 국대의 문제라면
첫째로 기성용과 구자철의
공존은 불가하다는 건데, 수비형 미들주제에 수비는 파트너에게 떠넘기고 공격에만 전념하는 기묵직과, 자기가 공미인지 포워드인지 역할을 헷갈려
하면서 밥줘와 함께 닌자가 되어가고 있는 구자철.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공미 1은 있는둥 마는둥 해 버리고 기묵직은 수비를 포기 해 버리니
미드필더의 수비부담은 기묵직의 파트너가 전담해야 하는 상황. 게다가 문제는 이청용과 손흥민은 대표팀 부동의 주 공격루트. 이런 상황이다 보니
미드필드 중앙과 양 사이드를 수미 한명이 전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 공 안잡고 있을때 보다 공 잡고 있을때가 더 위험하다는 얘기는 바로 이런
문제로 인해 나오는 소리. 공격하다 공 뺏기고 역습당하는 상황이 생기면? 중앙에 아주 그냥 상대 선수들이 활개를 칠 최고의 컨디션이 마련되는
상황.
그렇다면 아예 기묵직을 공미로 올려버리고 다른 수비형 미들을 두 명 세우는 방안이 있겠다. 이 경우 대표팀의 포메이션이
4-3-3의 형태가 되다 보니 물론 사이드 쪽의 부담이야 발생하겠지만 뭐 대충 중앙쪽의 공백이 메워지면서 풀백과의 연계로 사이드도 조금씩
막아지는 모양이 나오지 않을까 싶음(그래도 매우 부족하지만). 어쨌든 첫경기 스타팅에서 구자철이나 기묵직이 빠진다면 지금보다 조금은 더 기대 해
볼만 할 듯. 근데 지금 대표팀 주장이 누구? 구자철! 안될꺼야 아마....진짜 뭔 생각으로 얘를 주장 시킨거지?
둘째로,
밥줘는 선발 제외 불가, 거신욱 선발도 불가. 이 경우는 앞의 경우보다 좀 더 현실성이 떨어지지 않나 싶은데, 거신욱을 쓰려면 거의 필수옵션인
이근호가 들어가야 제대로 사용이 가능한 상황. 문제는 이 경우 사이드의 손흥민과 이청용을 풀로 활용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단점이 발생. 사실상
지금 밥줘가 거의 부동의 원톱이 된 건 다른것 보다 손흥민과 이청용을 Max로 활용하기 위한 보조자원임. 일단 이걸 포기해야하는 단점이 있고,
또 한가지의 더 큰 단점은 이 경우 4-4-2 또는 4-4-1-1 형태가 되면서 중앙을 볼란치에게 맡겨야 함. 그런데 그 중 하나가 구 또는
기가 되어야 한다면??? 아~~망해쓰요. 미들에 또 구멍이 뻥뻥. MB가 팀의 핵심자원이라 생각하는 기-구를 포기해가면서 까지 거신욱을 선발로
내세울 일은 없을듯. 뭐 경기가 정 안풀리면 후반쯤 한번 시도해 볼만한 카드이려나?
쓰다 보니 새삼스레 더 절망스러워
지는데, 여기까진 선수 한두명으로 인한 포메이션과 역할 문제이고 세번째로 좀 더 전체적인 문제점을 보자면 무엇보다도 제일 큰 문제는 선수들
개개인에 대한 역할분담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는 것. 공격은 공격진에만 박혀있고, 수비는 수비만 하는데, 어디에서도 유기적인 움직임은 보이질
않는다. 윤석영이 '(공) 줄곳이 없어!' 라고 외치는건 왜일까.
김병수 영남대 감독님이 포항 코치시절 선수들에게 항상 강조하던
것이 바로 공을 받기 전에 자기에게 볼이 올것을 가정하고 앞에 보이는 제 1의 선수 뿐만 아니라 제 2의 선수의 움직임까지 예상하고 어디로 줄
것인가를 미리 생각 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바꿔 말하면 내 앞의 선수가 공을 받으면 바로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이동 해 들어가야 할
뿐만 아니라 내 앞의 선수가 아니라 저 멀리에 있는 선수가 공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 다음 상황을 예측해서 끊임없이 공을 받을 수 있는 빈
공간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포메이션, 전술을 다 떠나서 팀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의 기본적인 마인드이자 본능이어야
하는데, 지금 국대 선수들은 어떤가. 공격은 공격끼리 알아서 하고, 수비는 대충 간격유지만 하는, 어떤 약속된 플레이가 아니라 그저 내
앞에 공이 오면 달리거나 옆에 있는 선수 주거나 둘 중 하나의 선택만이 반복되고 있음. 경기를 보고 있으면 대체 이 팀에는 전술이라는게 있는가
하는 생각과 감독은 그저 방관만 하고 선수들을 포메이션 대로 세우기만 한 후 아무런 지시 없이 그저 알아서 뛰라고 해 놓은게 아닌가 싶은
상황만이 매 경기 나타나고 있음. 자꾸만 플레이가 느리다 느리다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건 공을 어디로 주고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미리 생각 해
놓고 플레이를 하는게 아니라 받고 나서 생각하기 때문임. 해도해도 너무하다 보니 정말 MB가 뭔가 숨기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드는 참
꽁기꽁기한 시츄에이숑이 발생.
뭐 훈련에는 이런 부분들 다 신경써가면서 세부적으로 조정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문제는 아무리
훈련에서 다듬는다고 해도 그걸 완성시키는 것은 경기라는 실전에서 시험 해 보고 재 조정하는 것과는 천지차이라는 것. 그게 훈련만으로 가능한거라면
본선참가국들 다 대회 전 평가전에서 연막만 피우고 있게? 선수들의 약속된 플레이는 훈련을 통해서 형성되고, 그걸 시험하고 완성하는건 경기라는
실전을 통해서 가능함. 근데 지금 시험/완성의 과정이 빠져 있는데, 얼마나 제대로 된 플레이가 나올 수 있을까?
돌이켜보면 홍MB에
대한 개인적인 반감을 떠나서 어려운 시기에 팀을 맡아 골때리는 선수들 데리고 팀을 운영하려니 참 쉽지 않겠다는건 이해하는데, 그걸 고려하더라도
외관상으로 봤을 때 1년이 넘는 시간동안 감독이 인터뷰에서 컨디션이나 끌어올리고 있다는 얘길 할 정도면 대체 팀 운영을 어떻게 하고 있는건지
너무나도 의심스럽다. 히딩크만 해도 5:0 소리를 듣다가 대회 직전 평가전 3연전에서는 전술적 완성도를 보여줬다는걸 상기 해 본다면 더욱 더
우려되지 않는가. 과연 홍MB가 D-1까지도 꽁꽁 숨겨둔 비책은 뭘까? 과연 있기는 한건가?? 내가 굳이 이번 월드컵 국대경기를 챙겨본다면 이걸
확인하기 위해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