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포항 vs SK 경기 앞두고 쓴 칼럼인데...

올해 버전으로 각색해서 올립니다.

포항 SK전 잘해야 성적이 잘 나온다..

K리그에선 과거 ‘인천 킹 메이커론’이 있었다. 2005년부터 생긴 이 전설은 그 해의 마지막 경기를 인천과 하는 팀이 우승을 한다는 이론이었다. 신기하게도 2005년 울산, 2006년 성남, 2007년 포항, 2008년 수원까지 이어졌다. 비록 2009년엔 성남이 인천의 마지막 경기 상대였지만 우승을 하지 못해서 ‘인천 킹 메이커론’은 막을 내렸다. 그래서 열세로 꼽히던 성남이 인천덕에 챔피언 결정전까지 갔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포항은 주말 sk전을 앞두고 역대 SK와 포항과의 전적을 살펴보다 놀라운 법칙 하나를 발견했다. 2006년 제주로 연고지를 옮긴 이후 포항과의 19번의 맞대결을 살펴보던 중 포항이 SK와의 시즌 맞대결 성적과 포항의 최종 성적간의 상관관계를 찾아 낸 것이다.

	상대전적	SK에게 얻은 승점	포항 최종 순위	SK 최종 순위
2006년	2승 1무	7	2위	13위
2007년	1승 1무 2패	4	5위	11위
2008년	1승 1패	3	5위	10위
2009년	1승 1무	4	2위	14위
2010년	1무 1패	1	9위	2위
2011년	2승	6	2위	9위
2012년	3승 1무 1패	10	2위	6위

2012년은 FA컵 포함

위의 표에서 보는 것과 같이 포항이 SK전 성적이 좋았던 해에는 최종 정규리그 성적이 좋았다(2006년, 2009년, 2011년, 2012년). 반면 SK에게 성적이 좋지 않았던 해들은 성적이 좋지 않았다. (특히 2010년) 포항의 시즌 성적을 좌우하는 Key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아니면 SK전은 포항의 경기력을 측정해주는 바로미터가 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SK전은 포항 경기력의 바로미터.

놀랍게도 SK와의 경기 결과는 그해 포항의 경기력이 어떠했는가를 보여주는 정확한 지표가 되어 왔다. 2009년 SK전 8:1의 승리는 그해 포항이 어떤 팀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경기였다. 2009년 포항의 공격적이고 높은 골 결정력은 8:1의 SK전 결과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2009년 포항이 어떠한 팀이고, 어떠한 위력을 가졌는지 보여주는데 이 경기 영상만큼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비슷한 예로 2010년 SK전 2:5의 패배 역시 그해 포항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비록 그 경기에서 주전선수 대부분을 뺀 포항이지만, 어수선하고 체계가 잡혀 있지 않은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정확히 레모스 체제로 바뀌고 자리 잡지 못해 어수선한 포항의 2010년 모습이 이 한경기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나 있다.

SK와의 경기가 바로미터가 되는 이유는?

SK와의 경기가 포항의 경기력의 바로미터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두 팀이 비슷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에는 파리아스 SK에는 알툴이던 시절에는 양 팀 모두 브라질식 축구를 구사했다. 또한 황선홍과 박경훈 감독은 균형과 압박을 중시하며, 짧은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비슷한 축구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두 팀 중 보다 완성도 높은 팀이 이기게 되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 하면, 가위바위보 싸움을 생각해면 된다. 보와 가위와 같이 다른 상성을 가진 것이 만나면 무조건 상성이 좋은 가위가 이긴다. 그런데 바위와 바위가 만났다고 치자 같은 상성의 팀끼리 만났을 때 실제론 비기게 된다. 그러나 같은 상성이 만났을 때 이기는 쪽은 보다 완성도 높은 내구성을 가진 바위가 이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포항과 SK와의 맞대결은 누가 더 자신의 색깔과 원하는 축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평가 하는 보이스 오브 코리아의 ‘배틀 라운드’와 같은 경기다. 이 평가의 무대에서 포항이 승리했을 경우 그 시즌 전체적으로 자신의 색을 제대로 드러내며 리그를 지배를 해왔다. 반대로 승리하지 못한 경우는 제대로 완성된 축구 색을 드러내지 못한 채 리그 성적 역시 신통치 않았던 것이다.

경기 그 이상의 경기.

올 시즌엔 SK는 ‘방울뱀 축구’로 좁은 공간에서 효율적인 축구를 하고 있다. 최근 3연승으로 강력함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포항 역시 비록 지난경기 수원에게 석패를 했지만, 짧은 패스와 스피드 있는 공격전개를 바탕으로 3연승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두 팀이 모두 좁은 공간에서 우위를 점하며 공격을 차근차근 만들어 간다는 비슷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기에 올 시즌 역시 두 팀의 전술 완성도를 판가름 하는 경기가 될 것이다.

-----------------------------------------------------

지난해 4월 SK전을 앞두고 쓴 칼럼인데... 지난해도 역시 SK전 성적이 좋았던 해라 포항 성적이 좋았네요.

포항의 전술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