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3일 작성되었던 '프로이센기' 관련 기사에 대한 반박이 들어와 이에 대한 답변을 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어떤 커뮤니티에서도 활동하지 않음으로 해당 내용에 대해 답변할 곳이 개인 SNS 밖에 없음을 알린다. 대신 공개 설정을 전체 공개로 설정해 대상자들이 볼 수 있게 한다.
1. 먼저 이 깃발이 프로이센의 국기가 아닌 것이 맞음을 다시 확인했다. 이 깃발의 이름은 "German WWI Imperial War Flag" 다. 기사 작성 당시 구글에 'flag of prussia'를 검색했는데 'national flag of prussia'를 검색 후 확인해놓고 재차 확인하지 못 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 송고 이후 다시 찾아보니 '프로이센의 전투기'여서 이미 각종 포털에 올라와있어서 손을 쓰지 못 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 또 이것이 1903년부터 쓰여졌다는 것도 확인했다. 다만 표현하기 애매하여 '프로이센기'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2. 그러나 프로이센은 엄연한 제국주의 국가가 맞다. 식민지배를 했으며 자국을 제국으로 선언했다. 그리고 제2제국군기가 제국주의의 상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하는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다. 그 당시에 근위병의 상징으로 쓰인 것도 확인했다. 그러나 그 근위병이 활동하던 1903년도 당연히 프로이센은 제국주의 국가였던 상태가 맞다. 제국주의 국가에서 사용했던 깃발을 어떤 식으로 정당화하는 것은 용납이 불가능하다. 단지 제국주의적 활동을 할 때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제국주의 상징이 아니라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프로이센 해군에서 이 깃발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프로이센 해군을 나타내는 포스터카드에 이 깃발이 그려져있다.
http://www.germanpostalhistory.com/inventory/thumbnails/43791t.jpg
3. 프랑스를 상징한다는 청백적, 물론 수원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집어넣었다는 것임을 잘 안다. 하지만 의미의 문제가 아니라 시야의 문제다. 멀리서 보기에 청백적의 배경과 수원 엠블럼은 겹쳐 보인다. 이를 다시 설명하자면 엠블럼의 청은 배경의 청색과, 백은 배경의 백색과, 적은 배경의 적색과 겹쳐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수원의 상징색이 청백적임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수원의 상징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지만 모르는 사람에게는 저것이 단순하게 청백적 삼색의 색으로 보이고 프랑스 국기로 인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 지인에게 이 깃발이 담긴 사진을 보여줬더니 프랑스 국기로 보인다고 하며 좋지 않은 상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설명이 기사에서 미흡했음을 인정한다. 종주국의 설명을 잘못 했다는 것도 인정한다. 기사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프로이센 전투기에서 프랑스의 색이 상대적으로 작게 나와 속국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는 것인데 새벽 잠결에 급하게 글을 쓰다보니 이것이 말을 잘못 했음을 알 수 있었다.
4. 프랑스의 국기 라 트리콜로레, 영국의 국기 유니언잭, 미국의 국기 성조기, 모두 제국주의 시절 사용된 국기가 맞다. 그러나 프로이센의 국기가 이와 다른 특수성을 가지는 것은 '파시즘'이 대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파시즘이란 개념 자체는 프로이센 패망 이후에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 상징은 훗날 나치가 과거 독일의 영광을 재현한다며 쓴 것이다. 나치는 이 깃발을 각종 정치 집회에서 쓰다가 이 깃발을 변형해서 빨간색 바탕에 하켄크로이츠가 들어간 'Nazi Battle Flag(나치전투기)'를 썼다. 이 깃발의 유사성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즉, 나치전투기의 소스는 프로이센전투기가 제공했고 나치가 이깃발을 썼기에 파시즘이 들어간 것이다. 욱일기가 비난을 받는 이유도 당연히 이 파시즘이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다시 확인해보니 나치가 공식적으로 사용한 것이 나치를 지지하는 군중들이 이를 썼다. 실제로 바이마르 공화국 당시 극우주의자에 의해서 발생된 '카프의 난(Kapp putsch)'에서 이 깃발을 사용했다. 이 당시 나치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이 와중에 살아남은 Kapp의 지지자들이 후일 나치가 정치 집회를 할 때이 깃발을 사용했다. 미처 기사에 쓰지 못 한 것은 인정한다.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b/b7/Bundesarchiv_Bild_119-1983-0007%2C_Kapp-Putsch%2C_Marinebrigade_Erhardt_in_Berlin.jpg
5. 기사를 쓸 때 거듭 확인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됬다. 기사를 쓸 때는 '패전국'을 염두에 두고 썼는데 이것을 뒤에 나오는 일본 욱일기와 혼동하여 '전범국'이라는 명칭으로 타이핑을 하게 됬다. 이것에 대해서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프로이센은 1차세계대전의 패전국이 맞다.
6. 여기 LA타임즈가 1993년 10월 1일에 작성한 기사가 있다.
http://articles.latimes.com/1993-10-01/news/mn-41042_1_nazi-symbols
이 기사에서는 프로이센 전투기가 증오의 대리 상징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고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이 소홀하다는 것이 나타나있다. 이에 따르면 군사 기념품 수집가들은 집 밖에다 프로이센 전투기를 내걸었고 이 깃발은 급진 극우 세력의 상징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나치 상징이 철저히 금기되고 있지만 이 깃발은 버젓이 네오 나치에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 20년이 넘게 써온 것이다. 이것은 어떤 독일 법의 범위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만약 저 해석에 따라 나치의 지지자들이 깃발을 사용한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적어도 인종차별주의, 파시즘을 지향하는 단체에서 쓰고 있는 상징물이라면 쓰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자신이 직접 목격한 현장에서 보지 못했다고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7. 청미르 측과 접근을 직접 시도하지 못한 것은 올바른 접근 방법이 아닌 것을 인정한다. 편집부와의 편집 과정에서도 오마이뉴스 측이 청미르의 해명을 물어볼 것을 요청했다. 그래서 수원팬 지인을 통해 청미르에 아는 사람이 있냐고 물어봤으나 지인의 답변은 "강성 지지자 단체라 명확한 답을 듣지 못할 것이다"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접근 불가로 판단을 지은 것은 전적으로 잘못이다. 기사를 급하게 쓰다보니 깃발을 걸개된 계기보다 깃발이 무엇이 문제인지에만 초점을 둔 것도 잘못이다. 또 서포터 내부의 사항을 한 깃발로 오해한 것 또한 잘못이다. 이 점은 청미르 측에게 사과드린다.
그러나 이 깃발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짓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프로이센 제국기는 분명히 제국주의 국가에서 썼던 제국주의 상징이며 프로이센 해군이 사용했다. 그리고 이 상징을 파시즘을 추구하는 나치의 지지자들이 사용했으며 현재 네오 나치와 같은 인종차별단체, 급진 우익 정당에서 사용하고 있는 사실이다. 독일 내에서 법적인 범위에 대한 해석을 놓고 분분하지만 독일 정부는 현재 네오 나치를 강력히 규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그 네오 나치의 상징물을 이렇게 경기장에서 쓰는 것은 명백히 위험한 소지가 있다. 분명한 것은 깃발이 걸린 곳은 '경기장'이다. 경기장에서 승리의 함성을 내는데 왜 독일 파시즘의 상징이 필요한가? 반박문에서 말한 '독일 절정의 시기'에 희생당한 이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은가? 경기장에서 서포팅을 하는데 필요한 것은 팀에 대한 강력한 응원의 상징이다. 간단하게 푸른 도안을 이용해 다른 깃발을 만들어도 충분히 응원을 할 수 있는데 도대체 왜 그런 상징을 넣는 것인가? 최근 동아시안컵 한일전 때 붉은악마의 추악한 행동처럼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의도로 다분히 오해할 수 있지 않나? 오해의 소지가 있고 내부 서포터 안에서도 말이 많다면 쓰지 않는 것이 답인데 왜 이런 식으로 해명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건 문제 의식마저 잘못 파악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수원에 대한 팀에 악감정이 있을 수 있다. 다른 팀을 지지하는 입장으로서 경기에 나설 때 수원이 별로 좋지 않게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수원 서포터, 팬들만큼은 진심으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 일상 생활 주위에서도 수원 팬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고 그들은 언제나 팀을 위해 목소리를 높인다. 심지어 내가 K리그를 보게 해줬더니 수원 팬이 된 친구도 있다. 그들은 언제나 수원의 승리를 위해 외치고 있다. 그런데 왜 이런 깨끗한 다수의 수원 팬 앞에서 불필요한 깃발을 내거는 것인가. 적어도 수원 내부에서도 이 깃발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가. 이 기사의 내용면에서는 많은 부실한 점이 있는 것을 인정하나 기사에서 말하고자하는 본질은 흔들리지 않음을 알린다. 프로이센 전투기는 분명 문제가 있는 깃발이고 경기장에서 걸어서는 안 되는 상징이다. 이 뜻에는 변함이 없다. 또한 비슷하게 걸개에서 스킨 헤드가 쓰는 '원 안의 십자가'를 사용하는 지방의 서포터 그룹은 어떤 폰트를 쓴 것이라 변명하지 말고 해명을 해야할 것이다.
다만 이 기사의 내용에는 사실 관계 파악이 덜 된 부분과 잘못된 오류가 많은 것을 인정한다. '그래서 오마이뉴스 측에 공식적으로 이 기사를 내려달라고 요청할 것이다.' 좀더 확실한 사실 관계 파악과 깃발을 건 의도를 묻지 않은 점은 나의 실수다. 포털에서 기사를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절차가 복잡하지만 이 역시 내가 당연히 요청하겠다. 또한 당초 작성했던 제목은 최대한 오해를 줄이려 '청미르' 한 대상만을 언급했는데 편집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수원 서포터' 전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기사 작성에서 의도를 갖고 한 행동은 아니나 이에 대해 수원 서포터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아무쪼록 이 기사의 잘못된 사실에 의해 당황했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언론인을 꿈꾸는 입장으로서 이번 기사는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맞으나 사실 전개에서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많이 배운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개인 공간에서만 글을 많이 써왔으나 한 기자의 표절 사건으로 많이 무너졌다. 향후 외부 기관에 글을 쓰는 일은 최대한 자제할 것이다.
그리고 오마이뉴스는 알다시피 오픈형 언론 매체다. 누구나 기자가 되서 쓸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에 기사에 대한 문의는 기사를 쓴 당사자에게 하는 것이 적절하다. 따라서 오마이뉴스에게 항의를 하지 말고 기사를 쓴 당사자에게 직접 항의를 하길 바란다. 부디 이 사건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기를 바란다. 위의 내용에 대한 반박이나 문의는 일절 페이스북 메세지로 받되 인신 공격이나 감정적으로 대응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답변을 거부할 수도 있다. 그리고 제3자는 이 일에 끼어들거나 감정을 담은 공격을 하지 않기를 권유한다. 직접 만나기를 원하는 경우는 시간을 조율해서 만날 의향이 있다. 이 기사는 매체에서 내려가지만 취지에는 변함이 없다. 경기장에서 제국주의 파시즘 상징을 거는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다. 청미르 측과 해당 당사자도 무조건 아니라고 할 것이 아니라 문제 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해당 깃발이 문제의 소지가 있으며 사용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내용이 있는 다짐이나 성명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 깃발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더 이상 보이지 않기를 기원한다.
출처 : 해당 뉴스 기자 페이스북
덧_ 이 글과 별도로, 해당 기자님이 퍼가는 것을 허락하며 말한 바가 있는데, 이것이 개인 혹은 단체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으로 이어지지 않았음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댓글을 쓰더라도 그런 방향으로 나가지 않도록 조심해서 접근합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