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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교정을 시작한 지 9개월만에 비로소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제 이는 다 바르게 돌아간 상태고 아귀를, 그러니까 속된 말로 이의 와꾸를 맞추는 작업만이 남았는데, 브라켓(음, 이 표면에 붙이는 울퉁불퉁하고 보기 흉한 그것)의 위치를 다시 조정하고 남아 있던 장치를 제거하면서 괜히 든 생각들이 있다. 그러니까 몇 개의 브라켓을 떼어 냈다가 다시 붙이는 사이 살짝 뜨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동안 아무 것도 붙어 있지 않은 이를 보다가 든 생각.

사실 익숙해지면 괜찮은 거라고 생각하고 말하고 그랬지만 치아교정이라는 게 불편하지 않았던 적은 없다. 아마도 이렇게 불편하고 가끔 아프고 할 줄 알았다면 애초에 시작을 안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불편하고 아프고 하면서도 결국에는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는 이를 보면서 기분이 좋아진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결국에는, 언젠가는 이걸 다 뜯어 낼 거라는 걸 눈으로 느끼고 있다는 게 마치 군생활을 하면서 달력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처럼, 지루하고 가끔 불편하고 힘들지만 어떻게든 앞으로 앞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사람 사는 것도 다 비슷한 것 같다. 매일매일은 지겹고 힘들다. 아무리 즐거운 일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해도 어디에나 힘들고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사실 우리 눈에는 그런 것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기타 치는 것을 좋아해도 손끝이 굳어지고 뜻대로 손가락을 움직이기 위한 과정은 지겹고 힘들다. 아무리 공부가 재미있어도 배우고 이해하고 외우는 과정들은 지겹고 힘들다. 아무리 축구가 재미있어도 기술을 익히고 움직이는 법을 깨닫는 과정은 지겹고 힘들다.

하지만 그렇게 매일매일의 지겨움과 고통에 익숙해지고 참아 내고 당연하다는 듯이 살다 보면 어느새 나는 조금씩 발전해 있다. 그런 것들을 보면 내일을 향해 가는 것들이 의미가 생기고 현재를 열심히 살 이유가 된다.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나보다 분명히 나아져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 그런 확신이 있을 때 오히려 그런 지겨운 과정들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아 이가 아픈 걸 보니까 분명히 힘이 제대로 들어가고 있나 보다.
아픈 만큼 이가 움직여서 바르게 자리잡겠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과 똑같다. 왜냐면 항상 거울을 봤을 때 이는 조금씩 움직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들을 믿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있다. 하루 하루가 힘들고 아프다고 좌절하지 말자. 제 자리에 있는 사람은 고통을 받지 않으니까. 사람은 언제나 무엇인가에 새롭게 도전하기 때문에 고통스러워 하는 것이고, 항상 더 위를 향해 나아가기를 원하기 때문에 상처받는 것이니까. 그렇기에 그런 고통과 상처가 언제나 자양분이 된다. 그런 것을 바탕으로 우리는 한 달에 1mm씩 움직이는 이처럼 나도 모르게 성장하는 것이고 그렇게 한 발 한 발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활성화 에너지를 넘어가듯이 훌쩍 변화를 체감하는 순간이 온다. 그러니까 그런 일상의 고통들에 눌려서 제자리에 멈추는 짓만은 하지 말자. 제자리에 멈추더라도 멈추기 위해서 멈추는 사람이 되자. 앞으로 나가는 고통이 두려워서 멈추는 사람이 되지는 말자.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내가 있고 싶은 곳이 아니라면, 아프더라도 즐겁게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찾을 준비만 되어 있다면 그 아픔보다 큰 즐거움이 언제나 어디에나 존재한다. 고통을 받아들이고 감내할수록 우리의 순간순간은 즐거워진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순간을 즐겨라'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지금은 아프지만 계속 걸어 가야만 한다. 맘에는 들지 않지만 맘에 들지 않기 때문에 계속 걸어 가고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 그럴 용기가 지금처럼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이 포스팅이 밤의 감성에 취해서 쓰는 글이 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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