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최순호 이야기 나오니까 우리 유스 지정되던 우여곡절을 적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적어본다.
알다시피, 최순호는 지역에 여러 축구교실을 두고, 그 축구교실에서 잘 하는 친구들을 그대로 연령을 높여가며 육성하는 방식.. 즉, 유럽식 유스 시스템을 구단에 접목하고 싶어서 안달난 존재다. 그 시작은 우리 강원이었지.
하지만, 현실은 연맹에서 유스 지정을 빨리 하라고 압박을 넣는 상황. 그래서 구단에서는 별 수 없이 기존에 있던 중고교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어. 학교 축구부를 창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그건 돈 많은 수원이나 GS같은 팀들이나 하는 거라고
그래서 쭉 살피건대...
주로 홈 경기가 많이 열리는 강릉에서 유명한 학교라고 한다면, 역시 농상/상농전 라이벌인 강릉제일고와 강릉중앙고야.. 전통의 라이벌이자, 전국적으로도 상당히 좋은 성적을 내는 학교들이지. 어느 한 팀을 유스로 지정한다고 한들, 결코 나쁜 선택은 될 수가 없는 상황..
근데, 그게 문제였어. 어느 한 학교를 선택하게 될 경우 다른 한 학교가 크게 반발할 거기 때문에.. 프로 유스팀으로 지정되면 연맹에서 떨어지는 유소년 발전기금을 그대로 학교에서 쓰게 되는데, 그렇게 될 경우 그간의 라이벌 관계는 개나 주고 유스로 지정된 학교가 겁나게 발전할 거란 말이지...
그래서 구단에서 생각한 건 타지 학생들을 스카웃해서 꽤 성적을 내고 있던 강릉문성고. 얘네로 선정하면 제일고나 중앙고 양측을 건드리지 않고 유스를 지정할 수 있었던 거야. 그래서 강릉문성고 축구부를 초청해서 볼보이도 시키고 이래저래 활동을 했지만........
클릭해라 -> http://tvpot.daum.net/v/BGdabjXl0zU%24
씨발 이런 좆같은 일이 일어난거... 아무래도 서울에서 전학 온 애들이 멋도 모르고 한 짓이겠지만, 암튼 이 사건 이후로 문성고는 자연스럽게 도태되었음.. ㅇㅇ
그래서 제일고랑 중앙고랑 이래저래 실적 비교해서 제일고가 유스로 지정되었고, 상대적으로 중앙고는 제일고에 비해 떨어지기 시작했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어쩔 수 없이 기존 개리그 유스 구단들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 같다. 지역의 유망주를 키우는 개념보다는 프로유스라는 이름값으로 유망주들을 조금씩 조금씩 모으고 있는 현실이여.. 뭐.. 그래도 유스 지정 2년차에 왕중왕전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룩했으면 그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우리 팀 유스다...
최순호가 바라는 유럽식 유스시스템의 정착은... 아마 왠만한 인내심 아니면 이룰 수 없을 것 같다.. 그게 된다면 참 좋겠지만 말야.. 기업구단은 기업구단대로 당장의 실적이 필요하고, 실적과 관계 없는 우리 같은 팀들은 그것을 실행할만한 자금과 인력이 부족해...
참 어려운 문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