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회장의 축구사랑②]애지중지 키운 축구단 넘기고 ‘피눈물’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93&aid=0000002461

 

대우로얄즈 축구단 운영비 중 일부가 심판 매수비용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때문에 김 전 본부장은 감사 결과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있는 그대로 보고했다가는 김 회장이 불호령을 내릴 게 뻔한 상황이었다. 

“처음에는 영수증 처리가 안된 자금을 ‘용처 불명’으로 보고서에 기재했습니다. 서류를 본 기조실장이 불러 ‘용처 불명’이 뭐냐고 묻더군요. 자초지정을 설명하니 ‘심판 매수비용’으로 솔직히 쓰라고 얘기하더군요.”

감사 보고서를 받아든 김 회장은 보고서를 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그의 표정에는 비장함마저 엿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김 회장은 평소 보고서의 형식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급할 때는 볼펜으로 끼적거린 보고서도 받을 정도로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 그런 김 회장이 감사 보고서를 주머니에 챙겨 넣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었다. 

“혹시나 하고 생각했는데 역시나더군요. 보고서를 들고 곧장 축구협회로 달려가 이사회를 소집했습니다. 당시 이사회에는 협회 임원뿐 아니라 현직 심판도 참석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회장은 ‘도대체 이럴 수가 있느냐’며 펄펄 뛰었습니다. 나중에는 축구단장까지 불러 ‘절대로 돈을 주지 말라’며 신신당부를 하더군요.”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을 자극하는 사건이 또 한 번 터진다. 목이 달아날 것으로 생각했던 B단장이 건재하자 투서를 넣었던 전직 구단장이 김 회장을 찾은 것. 이 자리에서 그는 5억∼6억원의 용처가 심판 매수비용이 아닌 개인 횡령이라고 귀띔했다. 심판 매수비용은 개인 비리를 감추기 위한 허울 좋은 변명이었다는 것. 한참을 고민하던 김 회장은 결국 현 구단장인 B씨까지도 내쳤다. 

B씨의 뒤를 이어 부임한 구단장은 해군 중장 출신의 C씨. 김 회장은 당시 축구감독 출신을 포함해 관료·기업인·군 출신 등 다양한 이력의 인사들을 놓고 저울질을 했다. 이 과정에서 쓰리 스타 출신인 C씨를 최종적으로 구단장에 낙점했다. 잇따른 내홍을 겪으면서 비교적 원칙적인 군 출신을 선택한 것. 

그러나 C씨의 부임 이후 대우로얄즈의 성적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대우로얄즈는 상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C단장이 부임하면서 추락에 추락을 거듭한 끝에 꼴찌로 밀려났다. 

“구단주에게 물어보니 잇따른 감사와 단장 교체, 30% 예산 삭감 등이 선수들의 사기를 꺾은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유였습니다. 계열사 사장으로 돌아온 B단장에게 물어 보니 결국은 심판에게 상납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 이 인터뷰에 나오는 내용은 90~94년 사이 이야기임.

당시 안종복은 대우에서 주무 - 사무국장 - 축협 기획사무실장(88~92) - 부단장으로 활동하다 96년에 단장으로 승진.

 

 

이후 행적은 다들 알다시피 인천과 경남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