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윤 감독 의중에 맞게 현명하게 보좌하는 수석코치의 임무를 잘하고 싶단다. 그는 “큰 구단에 와서 영광스럽다. 유니폼 가슴을 들여다보니 별이 두 개밖에 없더라. 꼭 하나 더 추가할 기회를 잡고 싶다”고 웃었다. 윤 감독은 J리그에서 오랜 기간 지도자 생활을 할 때도 간간이 이 코치에게 전화를 걸어 K리그 동향을 물었다고 한다. 울산행이 가시화되면서 이 코치에게 “같이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코치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일단 전남과 계약 기간도 남았고, 나를 불러주신 하석주 전 감독에 대한 보은의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하 감독께서 물러나시고 코치진 개편이 이뤄지면서 나도 자연스럽게 울산에 올 기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수석코치라는 중요한 역할을 맡긴 것도 지도자 생활을 커다란 전환점으로 여겼다. “나를 믿어주셨고, 투자라면 투자다. 도전하는 계기가 됐다.”
울산 모기업 현대중공업의 긴축 정책으로 뛰어난 자원을 영입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11일 태국 치앙마이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국내에서 담금질하며 선수단 개편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코치는 “윤 감독과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은 조직력의 문제가 가장 컸다고 보고, 앞서 말한 프로의 마인드를 내세워 포기하지 않는 축구를 펼치고 싶다”고 했다. 윤 감독과는 1990년대부터 2002 한일 월드컵까지 국가대표팀에서 동료로 뛴 관계이기도 하다. 선수 시절과 달라진 점을 묻자 “(윤 감독이)과거 테크니션으로 유명했지만 지도자 색깔은 다른 면이 있다. 사간 도스 시절 축구도 눈여겨봤는데, 공수 전환이 빠르고 힘과 조직력이 더 눈에 띈다”고 했다. 무엇보다 선수 때 못지 않게 새벽부터 러닝하는 등 자기 관리에 철저한 윤 감독은 선수 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롤모델이 된단다.
“K리그에 젊은 지도자가 많다. 나도 윤 감독의 축구를 잘 받아들여서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