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의 코어(core)는 선수가 아니라 클럽 가치
무엇보다 축구가 팀 스포츠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축구의 팬덤(fandom)은 선수보다 클럽에 의해 형성된다. 수호신은 데얀보다 FC서울을 따르고 프렌테 트리콜로는 정대세보다 수원블루윙즈를 응원한다. 스포츠와 팬의 연결고리는 '지역'과 '스타'라고 할 수 있는데, 축구에서는 전자가 훨씬 크다. 프로야구와 달리 K리그의 클럽 명칭이 연고지를 앞세우는 궁극적 이유다.
따라서 스타 마케팅은 축구라는 저득점 종목에서 합리적이지 않다. 스타 홍보 효과는 단기적이다. 양념이다. 축구 클럽이 두터운 팬층(fan base)를 만들기 위해서는 팬과의 동질감, 유대감, 일체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우리 팀 FC서울'이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송출하면서 '골 잘 넣는 데얀'을 양념으로 뿌려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에서 일부 구단들의 '꽃남' 마케팅은 지양되어야 한다. 야구와 달리 축구에서 스타플레이어는 매우 불안정한 리소스(resource)다. 그들에게 열광하는 여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대부분 멀어진다. 변하지 않는 가치로 고정적 소비자 그룹을 겨냥해야 한다. 미남 마케팅은 축구 클럽으로선 자기파괴적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는 1998년 월드컵 우승 직후 국가대표급 스타플레이어들이 줄줄이 해외 리그로 빠져나갔다. 최근 스페인도 마찬가지 경향을 보인다. 엘클라시코라는 강력한 수요자가 있지만, 많은 스타들은 라리가 밖으로 나가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국내 리그의 시장성(매출, 관중 등)이 줄어들진 않는다. 스타 부재가 문제라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국내 리그는 아예 붕괴되어야 한다. 알다시피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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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연맹, 구단)는 좀 더 오래갈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유통자(언론)는 자신들이 지금 이야기하는 대상인 축구의 독특한 성질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스타들이 중국으로 빠져나가서 걱정이다"라는 의제 설정은 축구 문화 및 산업의 동작원리를 너무 단편적으로 본다는 느낌이다. 걱정, 우려, 위기감이라는 일차적 반응보다 그런 추이 속에서 유의미한 요소를 집어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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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내가 생각해왔던 이야기가 잘 들어가 있더라. 물론 여기서 추구하는 가치가 정답은 아니지만, 작금의 상황은 너무 현실을 벗어난채 이야기 하는 것 같아 안타까워.
여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언론사나 특정 대규모 사이트들이 몇몇 사건들에 대해 너무 일회일비하는 것 같아. 중국 선수 유출은 물론 직접적으로 아쉬운 선택일 수 있는데, 결국은 그걸 통해서 우리가 뭘 해야 하는건지를 도출하지 않고, 눈앞의 현상에만 집착해서 돌멩이를 날리니.
좀 구체적으로 현 사안을 파고드는 기사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시바 개축 겁나 위기입니다!!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시망입니다!!
..만 30년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