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을 통해 '군데렐라'라는 별명을 얻었다. '군인+신데렐라'가 합쳐진 신조어다.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얻은 첫 별명, 그에게는 더욱 특별했다. "대표팀에서는 (손)흥민이가 장난치면서 '군데렐라'라고 불렀다. 내 인생에 있어서 못 잊을 경험이었다. 전역 후에도 계속 '군데렐라'라는 별명을 이어가고 싶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항상 자만하지 않고 초심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정협이 현역 군인 신분인 것을 십분 활용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다른 태극전사들에게는 모두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이정협만은 "솔저"라고 불렀단다. 평소 농담을 잘 하지 않는 슈틸리케 감독의 입에서 '솔저'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대표팀 동료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이 또한 슈틸리케 감독의 특별한 노림수였다고 한다. 이정협은 "나중에서야 듣게 됐는데,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솔저'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혹시 기분 나빴다면 이해해달라'고 얘기하셨다"면서 "선수들의 감정을 잘 파악하시는 감독님 같다"고 말했다. 군인 신분이기에 특별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에서 이근호(엘 자이시)가 골을 넣고 '거수경례'를 하는 것을 보고 이정협은 같은 그림을 상상했다. 꿈이 현실이 됐다. 사우디전이었다. 그러나 아뿔사, 며칠 뒤 '거수경례' 자세가 잘못돼 국군체육부대에 '민원'이 들어왔다는 기사를 접하게 됐다. '경례시 엄지 손가락이 보이면 안된다'는 지적이었다. 이후 이정협은 쉬는 시간에 거수경례 연습에 매진했다. "사우디전 이후 숙소에서 (장)현수를 앞에 세워놓고 엄지손가락에 쥐가 날만큼 연습했다." 효과가 있었다. 호주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호주 팬들과 카메라를 향해 연습한 '거수경레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정협은 "부대에 복귀한 이후 호주전에서 제대로 거수경례를 했다고 칭찬받았다"며 웃음을 보였다. 대표팀 동료들과의 추억도 소중하다. 무엇보다 차두리(서울)과의 만남은 특별했다. "5학년(2002년)때 TV로 봤던 두리형을 직접 봐서 신기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두리형이 팀을 위해 희생하시고 열심히 해주셔서 감동 받았다. 고참 형들이 친구처럼 편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 하지만 두리형에게 우승컵을 안겨드리지 못해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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