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이벤트는 ‘존중받을만한 선수라면 상대팀이라도 박수쳐주자’는 인천 구단의 아이디어로 진행됐다. 이벤트를 제안한 구단 관계자는 “해외리그에는 상대팀 선수에 대한 존중과 예우를 표현하는 사례들이 더러 있었다. 스포츠정신을 보여주는 그런 장면들을 국내 프로축구에서는 보기 힘들어서 ‘노력한 선수에 대한 존중을 표현해보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구단 내부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홈 팬들의 반응이 걱정스러웠던 것이 사실이었다. ‘우리’ 선수가 아닌 ‘적’에게 예우를 표현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장내 아나운서의 코멘트 도중 인천 서포터석의 일부 팬들은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구단 관계자는 “홈 팬들 반응을 걱정하기도 했고, 야유소리에 당황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수를 쳐주시는 팬들도 많았다. 큰 이질감은 없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는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린 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의 90분 동안은 물어 뜯어서라도 이겨야 할 상대다. 하지만 승부는 승부로 끝내고 경기 후에는 서로 악수를 하고 등을 두드려주는 것이 축구다. 승부욕 이전에 서로에 대한 존중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차두리는 다른 팀 선수지만 좋은 모습을 남기고 떠나는 경우다. 이런 시도로 인해 리그 전체적으로 은퇴 선수들을 예우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선수들도 팬들에 대한 고마움과 K리그에 대한 자부심을 안고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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