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라리가 관련 글을 쓴 김에 더 써보자면,

유럽 대부분의 클럽들의 주 수입원 중 하나가 중계권료임 특히 세계 여러 국가에서 방영되는 EPL은 중계권 수익도 높아서 승격팀이 얻게 되는 재정적 이익이 많지(그래서 해외 중계 때문에 경기 시간을 조낸 앞당겨서 해서, 현지팬들의 반발도 심함)

그리고 하부리그 팀이라고 해도, 중계권료 배분이 최대한 공평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적잖은 금액을 만질 수가 있어

그래서 무조건 하위권이라고 선수들을 미친듯이 팔아제끼지 않아도 되고, 재정 관리 잘하는 팀들은 알찬 영입을 할 수도 있어 그래서 승격한지 얼마 안 되어도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지금의 사우스햄튼이 그 예가 될 수 있겠네 그 반대의 예가 작년 QPR과 지금의 선더랜드)

세리에는 원래 리그, 그러니까 연맹이 방송사와 중계권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클럽 각자가 알아서 방송사와 중계권을 체결해야했어 그러다 보니 과거 7공주 출신의 클럽들만 중계권 체결이 수월했지 그래서 나중에 일괄 협상으로 바뀌어 중하위권 클럽들도 동등하게 배분 받게 되었어 하지만 세계 2위 수준의 중계권료를 자랑하는 탓에, 빅클럽들이 중계권료를 더 가져가려고 하고 있어

이 건에 관해서는 이 글 참조하는게 좋을 듯 싶음 http://www.seriea.kr/football/7119

(우리나라에서의 인지도가 EPL보다 낮아서 그렇지, 세리에도 아직 한 물 간 리그는 아님)

하지만 라리가는 EPL이나 세리에처럼 중계권료가 중하위클럽들의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기가 힘들어 

라리가는 레알 바르샤에게 거의 몰빵이다시피 해 라리가야 신계, 인간계로 나누어져 있고, 당연히 사람들이 신계인 레알 바르샤 경기에만 주목하잖아? 그러니 두팀만 몰빵 받는 기형적인 구조로 가게 되었지

(해축빠 사이에서도 '라리가는 레알 바르샤 빼면 다 거기서 거기 아님?' 드립 치는 걸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음) 

그래서 라리가 클럽들의 재정난은 유독 심해 우리가 잘 아는 발렌시아, 세비야, AT 마드리드, 말라가 등등도 모두 재정난에 말려 있어 그 선수 잘 팔아서 거상으로 이름난 세비야까지 재정난이라면 말 다 한거지

결국 라리가 중소 클럽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별 다른 거 없이 선수 잘 파는 거야 그래서 지난 시즌의 마요르카, 데포르티보나 지금은 다시 승격한 비야레알 같이 좀 한다 싶은 클럽들도 강등되는 일이 빈번해 선수 팔다가 그 공백을 못 메워서 그런 거지

조금 사족이 길어진 거 같은데, 이러한 얘기를 꺼낸 것은 개축 판도가 라리가와 비슷하단 거지

하지만 결정적인 큰 차이는 개축에서 중계권료는 노름판 개평 마냥 재정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거

개클중계도 잘 안되는데 중계권료 수입이 되면 얼마나 되겠어? 

그러니 지자체구단들은 물론 기업구단들도 돈 많이 주는 중동 팀이나 이웃나라 팀들에게 선수 내주고 하는 거지

기업 구단들까지 이러는 거 보면 라리가보다 심각한 상황이라 볼 수 있어

그렇다고 재정 건전도 탑을 달리는 분데스처럼 마케팅으로 재정 채우기엔 인프라도 개열악하고,

중계권료나 스폰 규정 완화 등 돈구멍 트여줘야할 엿맹은 연봉 총공개로 거품 줄이고 마케팅에 힘쓰라는 역설적인 태도로 나서고나 있고 ㅇㅇ

그리고 연봉 총공개로 이적 시장에 활기를 돋아줄(?) 기업 구단들도 모기업의 지원이 줄어들면서 씀씀이를 줄이고 있어

여기에 본의 아니게 포항의 쇄국 축구도 이런 상황을 반영함과 동시에 다른 구단들에게 모티브를 주었다고 봐(단순히 국내 선수들로만 구성됐단 점 말고, 영입은 배천석 임대 복귀 밖에 없고 드래프트도 우선 지명 빼고 없었단 점)

그런 지금 상황에서 슼이 류승우를 임대 보낸 것, 무엇보다 기업 구단인 슼이 이런 일을 벌였단 건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봐

기업 구단이라고 무조건 돈 많고 선수 사는 클럽이 아닌 것이고, 선수를 비싸게 파는 한 가지 방법을 제시한 것이기도 해

그리고 라리가처럼 개축도 기업구단 지자체구단 상관 없이 이제 선수를 팔아서 연명해야하는 시기가 온 게 아닌가 싶어

슼이 류승우를 보냄으로써 개축의 미래를 보여줬다고 봐...

그 속에서 고통 받는 건 여기 있는 횽들을 포함한 각 팀빠들이겠지(매국노 드립 쳐대는 오지랖 리그빠 위아더종자들 제외)

나는 어느 팀의 빠가 아니라서 이 글을 쓰는 것도 좀 망설였어

그런데 이 글을 쓴 건 이번 류승우의 임대가 많은 걸 시사하고 있다고 봐서 과감히 글을 쓰게 됐어

구단이 살아남으려면 선수를 해외로 어떻게든 비싸게 팔아야 하는 시기가 왔는데,

과연 횽들을 포함한 팀빠들이 그걸 이해해줄 수 있고 감내해줄 수 있느냐....

앞으로 이걸 고민해야되는 시기가 다가왔단 걸 보여준 사건이 아닌가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