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1번 배너2번

베스트


채팅방 접속자 :

접속회원 목록
출석
순위 출석시각 별명
출석한 회원이 없습니다.
생일
방문자
오늘:
40
어제:
177
전체:
4,123,381

DNS Powered by DNSEver.com
.


맘을 비워야지 하면서도 순위표 맨 마지막에 있는 우리 팀을 보니까 속이 상하다.


기'승'제 라도 지내고 싶어서, 인터넷에서 기우제 사진 퍼와서 컴터 바탕화면에 깔아놨어.


이번 시즌에는 서로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이 형성된 거 같은데..


왜 우리 인천은 생태계에서 벗어나 영원한 약자로 있나ㅠㅠㅠㅠㅠ



여튼 이제 생불이 되어가는 우리 형들을 위해서 글을 한번 써봤어.


원작은 피천득의 은전 한 닢.


-------------------------------------------------------------------------

내가 숭의에서 본 일이다.


파랗고 검은 두루미 하나가 부심에게 가서 떨리는 손으로 전광판을 가리키면서,


"황송하지만 이 골이 오프사이드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부심의 입을 쳐다본다.


부심은 두루미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주심과 이야기 하고는


"좋소."


하고 말해 준다. 


두루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골대와 전광판을 번갈아 바라보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두루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주심을 찾아갔다. 


폭죽을 쳐다보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전광판을 가리키며,


"이것이 정말 우리가 넣은 골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주심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어디서 반칙을 범했어?"


두루미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손으로 넣었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골을 넣습니까? 페널티가 안 무섭나요? 어서 도로 경기에 집중해주십시오."


두루미는 손사레를 쳤다. 주심은 웃으면서


"좋소."


하고 휘슬을 불었다.


두루미는 얼른 뒤를 돌아 떨리는 가슴을 품고 S석쪽으로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노 골이 선언되지나 않았나 보는 것이다. 안영민이 골 넣은 선수의 이름을 외칠 때 두루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매점 옆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온수급탕기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전광판을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두루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잘합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두루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웃던 입을 손으로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나도 미추홀 보이즈요."


하고 나는 두루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두루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기적이 아닙니다. 뽀록으로 넣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우리 팀에게 승점을 헌납합니까? 


1승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무승부로 승점 1점 주는 팀도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한 명 한 명 바꿔가며 호흡을 조금씩 맞춰보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데이터로 전술을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여러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1승을 갖게 되었습니다. 승리를 얻느라고 한 달이 걸렸습니다."


두루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승리를 했단 말이오? 그 승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두루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승점 3점이 갖고 싶었습니다."


-------------------------------------------------------------------------------------------------




안내

※ 7회 이상의 추천을 받은 글을 모아둔 게시판입니다.
※ (2013년 3월 22일 이전의 글들은 원문이 따로 존재하여 댓글/추천수가 다를 수 있습니다.)
※ (해당 날짜 이후의 글들은 원문 자체가 이곳으로 이동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조회 수
공지 크풋볼 선정 K리그 30년 잉여 일레븐 19 file title: 강원FC_구roadcat 2013.05.26 3 29837
공지 크풋볼 선정 K리그 30년 베스트 일레븐 10 file title: 강원FC_구roadcat 2013.05.26 8 29196
1541 정말 웃긴게 북패 애들은 생각이 어찌된거냐 ㅋㅋㅋㅋㅋ 14 title: 15 최철순GreenBlack 2015.01.11 18 1013
1540 개축뽕맞고 만들어봄 14 file title: 수원 삼성 블루윙즈_구김설현 2014.12.14 18 652
1539 안양시청 앞 1인시위 시작 22 file Goal로가는靑春 2014.10.31 18 830
1538 적당히. 10 title: 2015 수원B 26번(염기훈)떡수르 2014.10.19 18 581
1537 우승못한다 ㅅㅂ ㅋㅋㅋ 26 title: 인천 유나이티드_구Asili 2014.10.02 18 621
1536 금일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사과문 입니다. 9 리얼크루 2014.09.07 18 1085
1535 울산빠들이 지옥에 가면 받게 될 형벌 13 title: 울산 현대 호랑이_구구ulsaniya 2014.07.06 18 859
1534 K리그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보단 축구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5 title: 인천 유나이티드_구LadyStarlight 2014.06.27 18 866
1533 야밤에 배설해보는 "내가 대표팀에 빡친 이유" 8 title: 포항스틸러스_구페이지더소울 2014.05.13 18 823
1532 개발퀄)명보의 기묘한 월드컵 19 file title: 부산 아이파크_구꽁사꽁ㅅㅏ 2014.05.09 18 1271
1531 하하 까였다. 13 title: 수원 삼성 블루윙즈_구낙양성의복수 2014.04.28 18 921
1530 From father to daughter.... 18 file title: FC안양_구不死安養 2014.04.07 18 1117
1529 여러분~ 이것만 알아두세요 9 title: 인천 유나이티드_구완소인유 2014.04.02 18 971
1528 더비 시리즈 [남미-아르헨] 보카 주니어스 vs 리버 플레이트(수페르 클라시코) 18 file title: 수원 삼성 블루윙즈백두산독수리 2014.03.30 18 2115
» 영원히 고통받는 인유빠들을 위해 쓰는 글 10 file title: 인천 유나이티드_구샤앵 2014.03.27 18 940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15 Next
/ 115
.
Copyright ⓒ 2012 ~ KFOOTBA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