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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인상을 이야기하면, 당혹스러워하는 반응이 돌아온다. 사업자이든, 피고용인이든 비슷한 반응이다. "경제도 어려운데...."라는 말로 시작하는 반대의견들이 뒤를 잇는다. 그들은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더욱 더 열심히 일해야하고,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IMF 때도 그랬다. IMF 사태 때, 정부는 국민들에게 과소비를 줄이고 검소해지라고 주문했다. 이 같은 정부의 조치를 두고 영국의 경제전문기자는 "미친짓"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의 관점에서 지출을 줄이려고 하는 한국 사회가 이해되지 않았다.


  그 때 당시에 주목받던 책이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자본주의와 프로테스탄티즘 윤리>다. 자본주의 사회가 발전한 이유로 '신의 소명을 받은'이 사람들이 금욕주의적으로, 근면하게 일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인데 지금도 꽤 많이 읽히는 책이다. 그런데 막스 베버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 사회학자였던 좀바르트에겐 막스 베버의 주장이 이상하게 들렸다. 그가 보기엔 베버가 깜빡한 것이 있는데, 자본주의 자체는 '소비'가 전제되어야한다. 소비가 없으면 자본주의가 굴러가지 않는다. 당신이 아무리 열심히 일한다하더라도 당신이 만든 상품을 사람들이 소비하지 않으면 당신은 돈을 벌 수 없다. 그 기본적인 사실을 베버는 망각했다. 


  검소한 생활을 요구하던 한국 정부가 IMF 이후 경제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검소함' 때문이 아니었다. 과소비 때문이었다. 그 당시 정부는 신용카드 사용을 권장했다. 카드 발급 절차도 간소화하고, 신용카드 영수증을 복권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신용카드 사용을 위한 각종 '당근'들을 국민들에게 제시했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카드를 쓰게 되면 씀씀이가 커진다. 그리고 정부가 돈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세금을 더 정확하게 걷을 수 있다. 그렇게 정부는 카드를 쓰라고 권장했지만, 카드의 부작용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아 신용불량자들이 양산되던 비극이 생겨났지만, 어쨌든 그 동력으로 한국은 경제 위기를 벗어나긴 했다.


  검소함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던 시기는 산업화가 진행되던 60~80년대에 한정된다. 수출에 '올인'하던 경제구조에서 검소함을 강조하는 것은 노동자들에게 "월급을 적게 주겠다"는 메세지와 같다. 저임금으로 가격경쟁력에 우위를 점하고 수출을 확대해 나가니 경제는 성장했다. 국내에서 해줘야할 소비까지 해외에서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90년대 이후의 경제성장은 소비의 증가와 관계가 있다. 사실 한국에서 아직도 '비용절감' 드립이 나오는 것은 성장에 대한 인식이 딱 그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사실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적인 법칙은 "쓴 만큼 버는" 것이다. 돈이 많을 수록 돈을 쉽게 버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돈을 많이 쥐여주면, 직원들은 번만큼 돈을 쓴다. 자연스럽게 경기가 좋아지게 된다. 경영의 역할 중 하나는 회사가 발전적으로 지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경제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꺼낸 것은 "적자에 허덕이는 축구팀을 왜 자꾸 만드냐?"는 질문에 대해 답을 하기 위해서다.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프로축구팀을 만들려고 하는 중소도시를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하나의 예산낭비사례로 꼽을수도 있다. 쓸데 없는 짓으로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아니다. 적자에 허덕이는 프로축구팀도 존재가치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언론이나 인터넷에서는 '세금낭비'라는 관점이 주를 이룬다. 너무 흔한 주장이라 사례를 굳이 꼽을 필요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예외적 기사는 별로 없기 때문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 스포츠조선의 이건 기자가 쓴 <부천FC, 2부리그 진출 경제 파급효과만 100억원>이라는 기사다. 이 기사에선 프로축구팀이 생겼을 때 발생하는 직접고용과 간접고용의 증가, 그리고 프로축구팀의 소비가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바를 제시한다.


  프로축구팀이 생기면 선수와 직원들의 고용으로 소폭이나마 지역 인구가 증가한다. 경기가 열릴 때마다 인구의 이동이 발생한다. 적게는 몇천명에서 몇만명의 인구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소비가 형성된다. 심지어 자동차 경품을 줘도 차량등록과정에서 세금 수입이 발생하지 않는가? 시즌이 진행될 때마다 발생하는 이 같은 현상은 간접적으로나마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지자체가 프로스포츠팀을 지역에 유치하고자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시도민구단을 유지하기 위해서 쓰는 세금을 일종의 '투자금'으로 보는 것이다.(물론 이 투자가 얼마나 효율이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수원시가 수원 삼성이 있음에도, 수원시청을 2부리그로 진출하려하는 것도 N리그에 비해 2부리그가 투자대비 더 큰 효율을 발생시킬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KT 야구단을 유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KT 야구단은 기업구단이라 수원시에서 들이는 돈도 크지 않다. 야구 경기는 매일 열리기 때문에 더 많은 소비촉진을 불러올 수도 있다. 애석하게도 여자축구 수원시설관리공단이 해줄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수원시장이 그렇게 축구팬들의 욕을 먹으면서도 수원에 야구팀을 유치하려고 하는 것이다. 수원에 야구팀이 생기면 수원 삼성과 비슷한 경제적 효과를 발생할테니까.(필자는 개인적으로 여자축구의 프로화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미 인구에 비해 프로스포츠가 많기 때문이고, 생활스포츠여도 되는 종목들을 '실업'과 같은 형태로 억지로 유지하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고 보기 때문)


  지자체가 프로스포츠팀을 만드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지역 내에 새로운 소비를 만들기 위함이다. 현재 한국 시도민구단들이 문제인 것은 흥행이 저조하기 때문에 소비촉진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어려운 문제다. 성적이 좋으면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성적을 좋게 내려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자치단체 예산지원을 확대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정부가 지출을 확대하는 것을 '세금낭비'로 인식한다. 그것이 옳은 관점이 아니더라도, 시민의 눈치를 봐야하는 자치단체는 어쩔 수 없이 따라야한다. 스포츠를 비롯한 문화산업은 투자에 비해 그 효과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점도 있다. 이건 기자의 기사가 가지고 있는 한계도 그 효과가 직접 체감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읽는 입장에서 현실성이 없어보이는 이야기로 비춰진다는 점일 것이다.


  아직까지 몇몇 빅클럽 외에는 그리 좋은 경제적 효과를 내는 팀은 드물다. 하지만 프로축구를 비롯한 프로스포츠는 새로운 소비창구로써 매력적인 대상이다. 지자체가 프로스포츠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단순히 '보여주기'와 '스포츠에 대한 단순한 흥미'차원을 넘어선 문제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상주와 같은 소도시에서는 상주 상무가 그 지역 내에서 가장 큰 사업체 중 하나일 것이다. 강원도 내에서도 매년 100억원 가량을 써주는 강원FC가 가지는 역할이 적지 않을 것이다. 몇몇 구단들의 방만한 운영이 프로축구팀을 반대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된다. 문제의 팀들은 '생존' 이상을 바라보았기 때문에 필요이상의 지출로 힘겨워했던 것인데, 2부리그에 진출하는 소규모의 팀들은 구단의 기반이 자리잡을 때까지 '유지'를 목표로 운영하면 된다. 천천히 급하게 덤비지만 않는다면, 프로축구팀도 매력적인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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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강원FC_구roadcat 2012.12.02 23:26
    늘 그렇듯, 알싸에 퍼갑니다. 이번엔 고칠 게 별로 없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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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포항스틸러스_구신형민 2012.12.02 23:37
    내일 올려주소.. 교정 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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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강원FC_구roadcat 2012.12.03 00:21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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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수원 삼성 블루윙즈_구THISPLUS 2012.12.03 00:02
    좋은 글인데, 어휴 전공책에서도 보는 막스 베버를 여기서도 봐야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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