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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국대에서 대두되고 있는 사이드백 기용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보다가 한 번 써봤음.




현대축구에서 가치가 빛나고 있는 포지션, '사이드백(Side Back)'


  그동안 100여년이 넘는 축구역사에서 사이드백의 역할은 주로 수비에 치중되었으며, 간혹 오버래핑으로 공격가담을 하곤 했지만, 어디까지나 지원에 불과했을 뿐 윙백으로 전환하더라도 전진 압박 수비를 전담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사이드백의 역할을 바꿔놓았던 팀이 있었으니 바로 브라질이었다. 1950년대 후반에 4-2-4 포메이션을 완성시켜서 기존의 사이드백들에게 수비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공격에도 적극가담하도록 주문하였고, 그 때문인지 브라질은 오랜 옛날부터 사이드백들의 공격력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줄 알았다(다른 팀들은 사이드백에게 수비를 전담시키는 반면에 말이다). 실제로 브라질은 4-2-4를 들고 나와서 월드컵 우승도 차지했었다. 그러나 그 때도 사이드백들이 그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다. 어디까지나 조연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현대 축구의 '사이드백' 개념을 뒤바꿔놓은 장본인들. 마르코스 카푸와 호베르투 카를로스)


  하지만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사이드백에서 뛰는 선수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주목받던 선수들은 브라질리언들이 있었고, 바로 'UFO슛의 원조'이자 '왼쪽 측면의 지배자'였던 호베르투 카를로스와 국대에서 그의 영혼의 파트너이자 '늙지 않는 라이트백'인 마르코스 카푸였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이 두 선수가 남긴 족적은 실로 어마어마했고, 그들이 합작해서 1998년 월드컵 준우승과 2002년 월드컵 우승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들이 전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끌었던건 단순히 수비 능력 뿐만 아니라 그들의 특출난 공격 재능 때문이었다.


  알다시피 카를로스의 왼쪽 측면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거의 파괴자 수준이었다. 90분 내내 왼쪽 측면을 왕복해도 지치지 않는 강철체력과 웬만한 육상선수보다 빠른 스피드로 상대팀의 오른쪽을 들쑤시는 데 전문이다. 거기다가 사람의 킥력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무적이라고 칭하는 카를로스의 왼발 킥에서 나오는 크로스와 세트피스는 한 선수 이상의 역할을 담당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그와 함께 사이드백 파트너로 오른쪽에서 뛰었던 카푸의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카를로스에 비해 킥력을 다소 밀릴 지 모르지만(카를로스 이외에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카푸의 킥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그의 빠른 공수전환능력과 판단력은 일품이었다. 이 능력 덕분에 카푸가 40살이 될 때까지 선수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였기도 하다. 실제로 이 두 선수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었던 대회가 바로 2002년 한일월드컵, 대부분 축구강국들이 플랫4를 들고 나왔을 때, 스콜라리 감독은 카를로스와 카푸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플랫3를 바탕으로 카를로스와 카푸를 윙백으로 배치시켜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했고, 이 두 선수가 측면에서 자유롭게 휘저어주는 덕분에 3R(히바우두-호나우두-호나우딩요)의 파괴력이 정점에 다다랐던 것이다.


(2002년 월드컵 당시 브라질의 3-4-3 포메이션. 카를로스-카푸 듀오의 진면모를 볼 수 있었다. 사진출처 http://blog.daum.net/ochdso/8744818)


  이 두 선수가 현대 축구에서 시사하는 바가 무엇이냐면, 이제 축구 전술에서 공격의 시작은 더이상 미드필더가 아니라 사이드백에서도 시작할 수 있다는 개념을 만들어냈으며, 더이상 사이드백이 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한 것도 카를로스-카푸의 영향력이 상당히 작용했던 것을 볼 수 있었고, 브라질의 우승원동력을 본받아 축구를 선도한다고 자부하던 클럽들도 서서히 사이드백 선수들에게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카를로스-카푸 듀오가 현대축구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주류(主流)였던 것이다.




2000년대 이후, 사이드백에게 완벽한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카를로스-카푸의 등장 이후로 사이드백의 중요성은 커지기 시작했고, 현대 축구의 주류를 이끌고 있던 팀들의 전술 방향점도 변화하고 있다. 이른바, '공격하는 사이드백'을 지향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아스날을 이끄는 동안 전술의 변화를 예로 들어서 설명해보겠다. 90년대 아스날은 리 딕슨과 나이젤 윈터번이 전형적인 풀백 역할을 맡으면서 수비에 치중하던 모습이였으나,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벵거는 애슐리 콜과 로렌을 기용하면서 단순히 풀백이 아닌 윙백 역할을 주문하였다. 당시 애슐리 콜은 아스날에서 공격수로 성장하던 중이었고, 로렌은 마요르카에서 윙어로 활약했었다. 이 말은 무엇이냐면, 벵거는 사이드백들에게도 공을 다루는 스킬을 중요시여겼고, 그들의 측면 오버래핑을 극대화시키려 했다는 점이다. 벵거 뿐만 아니라 마르셀로 리피 감독이 유벤투스 감독 시절에 당시 윙어로 활약하던 지안루카 잠브로타를 사이드백으로 포지션 변경시켜서 크게 성공을 거둔 바가 있다.


(세비야 시절 다니 알베스의 활약상만 보더라도 사이드백 한 명이 팀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또 다른 예로 바르셀로나의 주전 오른쪽 풀백인 다니 알베스를 들 수 있다. 세비야시절에 다니 알베스는 '플레이메이커형 윙백'이라는 명칭을 창시할 정도로 단순히 사이드백의 역할을 뛰어넘어 세비야 전체를 지휘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가 세비야-바르샤에서 뛰는 동안(06/07~09/10 시즌까지 통계) 243경기 20골 57도움을 기록하였고, 오른쪽 측면에서 거의 독점하다싶은 모습을 보인다. 급기야 바르셀로나로 이적하고 나서는 메시와 함게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스위칭하면서 사이드백이 아닌 윙포워드 역할까지 겸비하고 있다. 알베스 뿐만 아니라 다른 사이드백들 또한 윙이나 윙포워드 역할까지 도맡아하고 있다. 마이콘, 필립 람, 세르히오 라모스도 그러했다. 사이드백의 역할이 방대해지다보니, 이제는 윙어들이 사이드백들을 전진 방어해야하는 사태까지 벌어진 것이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뛰었을 때 "수비형 윙어"라는 명칭이 붙었던 것도 이러한 사이드백의 공격을 봉쇄하려는 전술역할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사이드백의 공격활동범위도 더욱 넓어지고, 만능을 요구한다. 최근 유명한 감독들이 이상향이라고 손꼽는 선수들이 바로 레알 마드리드에서 왼쪽 풀백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마르셀로와 파비우 코엔트랑, 그리고 마이콘/알베스 이후로 새롭게 뜨고 있으며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프랑스산 오른쪽 풀백인 마티유 드뷔시다.


(현재 사이드백의 워너비로 손꼽히는 선수들. 마르셀로와 파비우 코엔트랑, 그리고 마티유 드뷔시)


  이 세 명의 공통점을 보자면, 이들은 기존의 사이드백과 다르게 측면에서만 움직이지 않는다. 이들은 오히려 중앙으로 쇄도하는 움직임이 상당히 좋고, 크로스 뿐만 아니라 중앙에 배치되어있는 선수들에게 쓰루패스를 찔러주는 능력이거나 드리블로 골문 앞까지 쇄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마르셀로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보여주는 움직임을 자세히 보면 그렇다. 호날두가 최전방 공격수 역할로 전방으로 올라가게 되면, 마르셀로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와서 호날두나 벤제마, 이과인 등에게 가로를 내지르는 쓰루패스를 종종 볼 수 있다. 코엔트랑과 드뷔시의 경우, 이번 유로대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사이드백으로 손꼽혔는데(코엔트랑의 경우에는 마르셀로와 유사하다) 특히나 드뷔시의 지능적이고 빠른 공수전환능력이 감독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고, 여러 빅클럽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공격적인 사이드백이 언제까지 요구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사이드백의 역할 변경이 이뤄지듯이, 중앙의 플레이메이커보단 측면에서 뛰는 선수들이 키플레이어로 떠오르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전세계 축구를 호령하고 있는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만 하더라도 측면에서 크랙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요즘 뜨고 있는 가레스 베일이나 프랑크 리베리 또한 측면에 배치된 크랙이다. 그렇기에 이들을 막으려면 사이드백들의 수비적인 성향이 다시 부각될 지도 모른다는 예측도 나오지만, 아직까지는 사이드백의 공격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 만약 수비적인 성향도 요구한다면 이제는 만능형 사이드백을 요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국국가대표팀의 사이드백에 대한 고민, 충분히 이해가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게 되면, 현재 한국 국가대표팀이 사이드백에 누구를 기용할 것인가에 대해 상당히 골머리를 썩히고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고, 한국구가대표팀 뿐만 아니라 많은 감독들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일 것이다. 위에서 카푸-카를로스 듀오로 현대축구의 새 장을 열었던 브라질만 하더라도 이 두 선수가 국가대표에서 은퇴하고 난 뒤에 사이드백으로 누굴 기용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었고(왼쪽에는 마르셀로가 성장하기 전까지 카를로스 후계자라 내세울 만한 선수가 없었고, 오른쪽엔 마이콘/알베스가 끊임없이 경합하면서 확고한 주전을 정하지 못했으며, 현재도 그러하다), 신기하게도 이 듀오가 은퇴한 뒤에 자연스레 브라질의 몰락과 맞물렸다는 점이다. 한국국가대표팀 또한 이영표-송종국/이영표-차두리 라인의 해체 이후에 흔들리지 않았던가.


(최강희 감독이 사이드백에 누굴 기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건, 어쩌면 당연스러운 걱정이다. 사진출처 KFA)


  조광래 前 국가대표 감독이 이 사이드백 기용 문제에 대해서 숱한 고민을 해왔었고, 사이드백의 공격력을 요구하는 현대 축구에 부합하기 위해 공격전개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하나둘씩 사이드백으로 실험해보곤 했다. 하지만 전부 자신의 예상과 다르게 전부 실패를 경험했고 이러한 사이드백 기용에 대한 실험이 화근이 되어 그는 감독직에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의 고민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그만큼 현대축구의 공격 시발점이 사이드백이라는 것과 다른 감독들도 그러한 점을 살리기 위해 여러 선수들을 포지션 변경시키는 작업을 해왔고, 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감독인 최강희 감독 또한 사이드백 자리에 누구를 기용할 것인지에 대해 상당히 스트레스 받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한국 국가대표팀의 양쪽 사이드백 주전이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고, 그들 중 누구 하나가 더 우월하다고도 감히 단언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왼쪽에서는 윤석영과 박주호, 그리고 박원재가 이영표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합중이고, 오른쪽의 경우에는 차두리의 노쇠화로 인해 빠져있는 자리를 최효진/오범석/김창수/고요한 등이 경쟁중이다. 그리고 K리그 내에서 양쪽 사이드백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선수들도 많이 포진되어 있으나, 아직까지는 현대 축구 흐름에 100% 완벽하게 적합하다고 할만한 한국 선수들이 아직 없는 것 같다.


  물론 100% 완벽하게 부합한다면 그보다 더 바랄 것이 없지만, 세계에서도 공수전환능력이 뛰어나고, 사이드백의 활동범위와 볼키핑, 패스능력이 좋은 사이드백도 사실 손에 꼽기에 여기에 억지로 맞출 필요는 없다. 만약 사이드백이 오버래핑 후에 수비전환이 늦게 된다면, 다른 선수들이 측면을 커버하는 플랜B 형식으로 가는 것도 제법 효과적이다. 울산을 예로 들면, 최재수가 윙백모드로 공격적인 오버래핑을 올라갈 때 언제나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에스티벤이 왼쪽 측면의 빈 곳을 커버하면서 상대의 역습을 차단하기도 했고, 이러한 방식으로 사이드백의 수비가담을 덜어주는 팀들도 제법 많다는 것이다(유벤투스도 그러한 방법을 사용한다). 국가대표에 차출되는 사이드백들이 고전하는 것이 그들의 개인 기량의 한계 이외에도 다른 선수들이 미쳐 커버해주지 못했던 면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사이드백의 중요성이 부각되더니, 2000년대에 접어들고나서는 사이드백이 모든 것의 시작을 담당하고 있을 만큼 전술의 핵심요소가 되었다. 축구 내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이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 언젠가는 다시 바뀔 지도 모르겠지만(사이드백이 진화할 수도 있고, 반대로 퇴화할 수도 있다) 적어도 요 몇 년간 사이드백의 중요성은 계속될 것이고, 그들의 존재감이 더욱 더 커질 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현재 사이드백의 비중은 상당히 크다는 것이 아닐까?



참고 : 호베르투 카를로스 & 마르코스 카푸 관련 글 - by 시북 - http://v.daum.net/link/10630246?&CT=ER_POP , http://v.daum.net/link/5648236?&CT=ER_POP

인용 : 2000년대 전술은 어떻게 변해왔는가? #10. 공격하는 풀백 - by @Seolskjaer - http://blog.daum.net/man99u/865



다 읽으시고, 밑에 있는 VIEW를 눌러서 추천해주시면 저에게 크나큰 도움이 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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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포항스틸러스_구신형민 2012.09.26 20:10
    그냥 여기다가도 써줘..
  • profile
    title: 2015 국가대표 21번(김승규)J-Hyun 2012.09.26 22:29
    다음부터 여기다가도 원문 그대로 퍼다나르도록 하지 ㅇㅇ
  • ?
    title: 강원FC_구roadcat 2012.09.26 20:17
    왜 개축과 별개냐? 멘탈의 제왕 오재석의 포지션인데
  • profile
    title: 2015 국가대표 21번(김승규)J-Hyun 2012.09.26 22:29
    오재석 ㅎㄷㄷ
  • ?
    title: 수원 삼성 블루윙즈_구안동찜닭FC 2012.09.26 23:12
    사이드백의 만능화를 요구하다보니 요즘 사이드백이 다 고만고만 해보이는 것인가....
  • profile
    title: 2015 국가대표 21번(김승규)J-Hyun 2012.09.26 23:39
    사이드백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소리이기도 하지. 뭐, 반대로 생각하면 보통으론 모자른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겠지만.
  • profile
    title: 인천 유나이티드_구Gunmania 2012.09.27 18:08
    개념글 공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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