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랑캐'라는 글자로 천하의 모든 것을 말살하고 있다. 반면에 나만은 "중국의 풍속은 이렇기 때문에 너무나 좋다"고 말한다. 내 말은 그들이 기대하는 것과 너무나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나를 믿지 않는다.
이를테면 "중국 학자중에도 퇴계 이황 선생 같은 자가 있고, 문장가에는 간이 선생 같은 자가 있으며, 명필에는 한석봉 보다 뛰어난 자가 있다." 라고 말해보라. 그들은 반드시 발끈 성을 내고 낯빛을 바꾸며 대뜸 "어찌 그럴 리가 있겠소?" 하고 말하리라. 심한 경우에는 그런 말을 내뱉은 사람에게 죄주려 들 것이다.
이번에는 이렇게 말해보라.
"만주 사람들은 말하는 것이 개짖는 소리와 같고, 먹는 음식은 냄새가 나서 가까이하지 못한다. 심지어 뱀을 시루에 쪄서 씹어 먹고, 황제의 누이가 음란한 소행을 벌이는 것이 곧잘 일어난다." 그들은 틀림없이 크게 기뻐하며 내가 한 말을 여기저기 전달하기 바쁠 것이다.
- 박제가 저 정유집 중 만필.
어떻게 18C 랑 21C랑 변한게 하나도 없을까. 신기방기하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