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댓말로 작성. 이해해주셈 ㅇㅇ;)
현충일.
레바논전 졸전 이후로 여론이 들끓던 날.
저는 화성으로 떠났습니다.
현충일에도 챌린저스리그는 이어집니다.
화성 홈구장인 화성종합경기타운(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네요;)
대중교통으로 갔으면 정말 고생했을 겁니다.
고양시로 따지자면 식사동이나 삼송지구에 종합경기장이 있는 느낌.
챌린저스리그에서 보기 힘든 '체계적인' 일정표 현수막 ㄷㄷ
화성FC는 종합경기장이 아닌 보조구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더랍니다 - _-)
경기장 출입구 앞에 매점도 있고, 그 옆에서는
머플러와 티셔츠 판매중 ㅎㄷㄷ
과연 챌린저스리그의 부자구단 화성답습니다.
특히 머플러 진짜 부러웠네요 (얼마나 찍어냈길래 단가가 저정도인지;)
보조구장 주제에 천연잔디와 지붕이라니
놀랠 노자입니다.
경품이 걸려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다만 관중들도 꽤나 많이 왔더군요.
신기했던 건 화성 선수들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던 화성 매송초등학교 축구부 선수들이었는데,
저 친구들은 정식 화성 U-12일까요, 아니면 그냥 유니폼만 저렇게 입은 걸까요?
먼저 고양 선수들이 몸을 풀기 시작하고 걸개를 걸던 와중
어떤 아주머니께서 저희에게 옥수수 수염차 두 병을 주시더군요.
"응원하느라 고생이 많은데 이거라도 드세요"
알고 보니 고양 FW 이명종 선수 어머니시더군요.
감사합니다. 정말 잘 먹었습니다.
그 이후에 구단 관계자께서 비타민 음료를 던져주시고
경고누적으로 못 나오던 LB 고지광 선수도 직접 생수 두 병을 전달해 주더군요.
저희도 이미 물을 샀는데.. 안 주셔도 되는데..
더 큰 응원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주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3시에 경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전반 20분이 안 되어 이명종 선수가 피치 위에서 고통을 호소하며 교체되었고
(순간 그 선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라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화성의 지능적인 압박에 고양 선수들이 허둥지둥했고, 먼저 세 골을 내줍니다.
후반전에 고양의 역습에 이은 1대1 단독 찬스가 만들어졌으나.. 무산되었고
고양은 너무나도 쉽게, 번번히 골을 내주었습니다.
화성의 6번째 골이 터진 후에 이강한 선수의 세트피스 찬스에 의한 헤딩골이 나왔습니다.
(골 일찍 좀 넣어주었으면 좋겠으련만)
K리그 클래식과는 다르게
챌린저스리그는 이번 주간이 EPL 박싱데이급입니다.
6/1(일) - 6/6(목) - 6/9(일)
나흘꼴로 경기가 있습니다.
자원이 얇은데다가 부상자도 많은 고양이 고전할 것이라고는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여지없이 털리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긴 하네요.
그러나 다시 이 구절을 생각하면서 힘을 내봅니다.
"If you can't support us when we draw or lose, don't support us when we win"
- Bill Shank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