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태를 처음 본 게 2004년 12월
FA컵 64강이 열렸던 남해스포츠파크에서였음
당시 아파트랑 홍익대랑 경기가 끝나고
바로 전주대랑 수원 경기가 있어서 우리는 그거까지 보고 가기로 함
그렇게 관중석에서 족발 뜯으며 앉아 가벼운 마음이었지만 당연히 수원을 까고 전주대를 응원하면서 보고 있는데
경기 시작 얼마 후
바로 앞에서 플레이하던 오른쪽 윙백 이종민이 갑자기 우리에게 자기 중지를 자랑함
이쁜 중지를 보고 부러움에 먹고있던 족발 뼈다구며 나무젓가락이며 종이컵이며 마구 투척하며 지랄지랄하니
이종민이 멘탈이 흔들렸는지 왼쪽 윙백으로 급 포변도 했음
뭐 아무튼 그래서 빡친 마음을 달래고자 후반전에 김대환 뒤쪽으로 가
이번에는 진심을 담아 디스하며 전주대 응원해줌
그렇지만 당연히 수원의 경기력이 더 좋았고 그에 따라 가장 활약도가 높은 선수는 권순태였음
경기는 졌지만 정말 레알 ㅎㄷㄷ하게 잘했음
그렇게 경기 다 보고 조금 있다 주차장에서 전주대 선수들이랑 마주쳤는데
권순태가 응원해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우리에게 허리 숙여 인사도 해줬음
그런 모습에 애가 착해 보이고 실력도 좋아 보여서 그때는 있었던 아파트 빠심으로
권순태 한테 부산으로 꼭 오세요 하니
넹♥하고 집에 가더니
그대로 전북으로 가버렸음
와 이유 모를 배신감 ㅂㄷㅂㄷ
그런데다 지금은 리그 탑급의 골리로 성장해버린지라 더 베알꼴려 죽겠음
그래도 그때의 빠심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면 여전히 권순태를 욕심 냈겠지만
열정이고 정렬이고 사랑이고 연애운이고 다 사라져버린 지금은 그냥 구상민으로 만족하고 있음
얘가 또 생긴거랑 다르게 플레이 마디마디에 깐족거림과 쇼맨쉽을 꽂고 있어서 더 만족 중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커뮤니티 기본개념인 세줄요약을 해보면
일터 출근해서 얼마나 할 일이 없으면
이런 뻘생각까지 하나 싶음
빨리 경제가 다시 좋아져야 할텐데
ㄷㄷㄷㄷㄷㄷ
ㅋㅋㅋ
우리가 델꼬 올라고 델리고 와서 송라 델꼬 와서 훈련시켰더니만 드래프트 1순위로 이범영 홀딱 데리고가버리고
그 다음해였나..
이건 좀 고맙지만..
임경현이도 델꼬 올라고 송라 델꼬 와서 훈련시켰는데 먼저 채가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