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자들도 나름대로 축구철학이 있을 것이며, 이들은 또한 전문적인 축구교육을 받은 인원들일 겁니다.
여기에서 생각해 봐야 할 건 해설자의 해설을 소비하는 주체입니다. 대다수의 경우, 소비자는 시청자가 됩니다.
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조리있게 전달해주고, 경우에 따라선 소비자가 듣고 싶어하는 일종의 '아첨'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집중포화속에 칼같이 목이 달아나 살아남기 어려울 겁니다. 나름대로의 극한직업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이런 이유로 올림픽 해설같은 국가간의 경쟁이 들어가면 "애국"이란 컨텐츠가 빠질 수 없기 때문에 내로남불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상대팀이 조금만 드러누워도 침대축구로 몰아가고, 사실 우리 국대가 위험한 플레이를 했는데 카드를 주는게 이해할 수 없다는 등의 해설은 그간 국대경기에서 얼마나 많이 나왔습니까.
솔직히 해설자나 캐스터도 경기 보는 날이 하루이틀이 아닌데 이걸 모를까요... 다만, 애국 시청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이들에게 거슬렸을 경우 겪어야 할 논란과 풀어가는 과정이 험난하는걸 아마 그들 스스로가 더 잘 알기에 저런 해설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순수하게 축구팬으로써 의견을 냈을 때 메마르는 통장을 생각하면 쉽사리 소신을 말하긴 어려울 수도 있을 겁니다. 누구라도 촉촉하게 젖은 통장을 원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