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입대 전 FM 질렀다는 얘기 듣고 쓰는 영창갈뻔 한 썰...
때는 바야흐로 상병 꺾이고 내 세상이다 하고 있을 무렵
아들 뻘도 지난 신병이 축구얘기도 잘 통하고 해서 데리고 다니면서 예뻐해주고 있었는데 어느날 FM(당시는 CM) 얘기를 꺼내더라
난 또 신나서 입대 전에 미쳐있었던 CM2002 얘기 하면서 무조건 이근호부터 데려오고 시작해야된다 뭐 이딴 얘기 하고 그랬는데
얘가 백일휴가 다녀오더니 덜컥 CM03/04 패키지를 꺼내주네??? 세상에 이 미친놈이 사랑한다
CM03/04는 CM 시리즈 최초로 경기 화면을 바둑알로 보여주는 혁신을 이룩한... 아니 뭐 그건 그렇다고 치고
100프로 행정부대였던 당시 우리 부대 유행이 뭐였냐면
파티션매직으로 파티션 하나 숨겨놓고 거기다가 클린윈도우 설치한 다음에 랜선 뽑고 멀티부팅해서 게임하는거였는데
나는 업무 특성 상 디비접속이 있어야 해서 그렇게 하면 업무 중에 게임을 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지
그래서 작업관리자에서 보안감시 킬하고 내가 업무용으로 쓰던 프로그램 스타일로 CM 스킨 만들어서 감쪽같이 게임 하고 있었는데
사실 킬한다고 해서 이게 죽을 보안감시 프로그램도 아니고 나는 그냥 될대로 되라 하고 했던 것 같음
어차피 그 땐 실시간 감시 해도 감사 시즌에나 BCWIPE로 밀어두면 아무 탈 없고 그랬던 시절이었으니까...
근데 그 무렵 장군 피씨에서 누가 리니지하다가 걸렸다나 뭐 그러면서 긴급 보안감사가 몰래 벌어졌고 그게 딱 걸려버렸네?????
부서 주임원사가 호출받고 가서 불쌍한 표정 지으면서 '시뮬레이션 하는 프로그램인데 잠깐 깔고 지웠는데 문제될지 몰랐다'
절대 게임이라곤 안함... 아 진짜 군생활 망하는건가 싶어서 '제가 얼마 전 여자친구랑 헤어져서 허한 마음에...' 도 괜히 추가함
어떤 놈은 영창가고 어떤 놈은 휴가 잘리고 뭐 이런 얘기가 들려왔는데
나는 다행히 부서장 원스타 표창받을 일을 하나 만들어놔서 표창 짤리는 선에서 마무리함... 다음 날이 표창받는 날이었는데 하아...
그 일로 인해 FM을 끊었... 다고 생각했으나 실질적으로 끊은 계기는 전역하고 삼성 NC10 넷북으로 FM 돌리다가 화병나서 끊었고
결론은 군에서 FM 하고싶으면 뭐 짤릴만한 걸 하나 만들어 놓고 해라... 아무 것도 없으면 영창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