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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정원 감독의 선수단 활용 능력은 마법과도 같았다. 김은선이 부상을 당하자 조성진이 그 자리를 귀신같이 메웠고, 이어 조성진이 쓰러지자 오범석, 백지훈 등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중앙 수비 조합도 수십 번 바뀌었지만 경기력은 변함이 없었다. 이 모든 게 말라가에서 다양한 로테이션을 실험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이번 말라가 전지훈련이 기대되는 이유도 그 부분에 있었다. 어쩌면 현재 수원은 창단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정원 감독은 이 위기를 극복할 해답을 말라가에서 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시즌 수원이 위기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미리 준비를 잘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지훈련의 핵심도 로테이션이다. 지난 시즌보다 선수단이 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로테이션을 더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수원을 보고 다들 위기라고 말한다. 물론 서정원 감독도 그 점을 인정했다. 그는 “감독으로서 스쿼드에 욕심이 나는 부분은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것에 얽매일 수는 없다. 주워진 환경에서 잘해내는 것도 능력이고, 그렇게 하겠다”고 자신했다. 

지난 시즌에도 수원은 위기였다. 그러나 수원은 다가올 위기를 잘 준비했고, 환경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주위에서도 그렇고, 수원 스스로도 위기를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더욱 서정원 감독이 말라가에서 구상할 한 시즌의 그림에 관심이 모아지고, 그가 만들어낼 마법이 기대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