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여파로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借主)들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본인이 소유한 주식이나 자동차를 담보로 대출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해 11월 기준 14.82%로 2014년 12월(17.33%)과 비교해 2.51%포인트 하락했다. 미국 금리인상 기대감으로 지난해 9월부터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한 것과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이는 신용등급이 낮아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문을 두드린 대출 수요자들이 신-용대출보다 주택 이외 주식이나 자동차 등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일반 신-용대출은 신용등급별로 법정 최고한도인 34.8%까지 이자율이 붙는다. 반면 주식, 자동차 등 자산 담보대출은 이자율이 10~15%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한은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저소득, 저신용 대출 수요자들이 저축은행에서 금리가 20~30%대인 일반 신-용대출보다 10%대 안팎인 주식, 자동차 담보대출을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 영향으로 저축은행 가계대출이 시장금리 상승에도 오히려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일본계 자금을 중심으로 한 저축은행들은 업계 구조조정 직후인 2013년 하반기부터 공격적 마케팅으로 가계 신-용대출을 늘리는 추세다.
실제로 2014년말 10조2800억원이었던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0월 기준 13조2000억원으로 10개월만에 약 3조원 증가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2년간 늘어난 대출액이 1조2000억원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속도가 훨씬 빠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