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정확한 번역은 국내판 포포투 8월호에 실릴 예정이니 그 쪽을 참고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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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본은 최근 무척 덥습니다.
어느덧 슬슬 장마도 멎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될 모양입니다.
시즌도 반을 넘겼지만, 이 여름을 강한 마음과 단결심으로 이겨낼 팀은 분명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겠죠.
제가 뛰고 있는 요코하마 FC는, 올해야말로 J1 승격을 꿈꾸며 모두 하나가 되어 노력 중입니다.
작년 22개팀 중 11위로 시즌을 마쳤던 요코하마 FC는, 슬로베니아 출신 감독님을 모셔 새출발을 다짐했습니다.
감독님이 바뀌고, 선수 영입도 충분하다고는 말 못할 정도라 강한 팀을 구축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7월 16일 현재 23시합을 마친 시점에서 7위를 마크하고 있습니다.
J2는 1, 2위 팀이 자동으로 J1에 승격되고, 3위부터 6위까지는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얻어 플레이오프를 뚫은 1개팀이 추가로 승격하게 됩니다.
물론 프로팀인 이상 우승해서 승격하는 게 목표지만, 적어도 6위 안에 들어 J1 승격이라는 목표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올 시즌 아직 팀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못했습니다.
지난 시즌부터 계속 재활 중이라, 요코하마 FC 선수라고 말하는게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어제, 무려 8달만에 팀 훈련에 합류했습니다.
그 날은 원정 경기가 있는 날이라 출전 명단에 들어간 선수들은 훈련장에 없었지만, 그 외의 선수들은 모두 재활이 아닌 축구 훈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훈련 전 준비 때부터 시작해, 워밍 업, 패스 훈련, 볼 돌리기, 미니게임까지 모든 코스를 동료들과 소화했습니다.
동료들과 같이 워밍 업을 하자, 힘들어서 심장이 뛰는게 아니라 가슴 깊은 곳에서 두근거림이 느껴졌습니다.
훈련은 1시간 남짓이었지만, 무척 즐겁고 충실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신을 냈는지 훈련 후 장딴지가 아파와서, 지금은 또 재활 중입니다.
좀체 무난히 복귀할 수가 없는 상황이지만,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뛰어넘고야 말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리그도 남은 절반의 일정이 시작됐습니다.
후반기를 향해가는 우리 팀이 지치고 괴로워할 때, 팀에 힘이 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제대로 준비할 작정입니다.
저는 올해 5월부터 영어 회화 학원에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로는 우선, 해외 팀에서 뛰거나 외국에서 시합을 하게 될 때, 제 생각을 전달하거나 상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장벽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대표팀이나 소속 팀 원정 내지는 전지훈련으로 아시아 각국은 물론, 유럽이나 남미, 아프리카에도 갔었습니다.
그 때문에 언어의 중요성을 실감했기에, 몇번이고 영어 공부를 하려 했지만 원체 늘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금 영어를 제대로 배우겠다는 각오를 한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올해 37살이 됐습니다.
영원히 현역 선수로 뛰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한편으로는 은퇴 후를 생각할 때가 왔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은퇴 후에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라기보다는, 꼭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축구 선수를 육성하고, 대표팀이 강해지도록 돕고, 그리고 축구를 통해 사람과 사람, 나라와 나라를 이어주는 역할을 맡고 싶습니다.
자이니치로 태어나 자라온 저는, 나라와 나라 사이, 민족과 민족 사이에서 수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국경과 민족 사이에 서 있는 저는, 축구 선수로서 국경을 넘어 세 나라에서 뛰었습니다.
축구공과 함께 국경을 넘고, 우정을 쌓고, 사랑을 받았습니다.
제가 태어나 자라온 일본, 저의 조국이자 뿌리인 한국과 북한, 그 모든 나라에서.
최근 영어 회화 수업에서 배운 표현이 있습니다.
「I want to build a bridge between Korea and Japan」
(저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가교가 되고 싶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저의 사명입니다.
언젠가 제 모국이자 조국인 이 세 나라를 잇는 다리를 놓고, 축구라는 아름다운 스포츠를 통해 전 세계의 사람들과 이어지는 가교가 되고 싶습니다.
그걸 위해서라도 언어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 더욱 성장하려 노력 중입니다.
금방 은퇴라는 말을 입에 담았지만, 제게는 아직 축구 선수로 이루고픈 꿈이 남아있습니다.
우선 그라운드 위에서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