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강등권이 맞다. 전력이 다른 팀 선수들에 비해 상당히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연봉이 반증하고 있다. 문제는 구단이나 선수들이 이 사실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하라는 요구도 아니고, 상대팀을 가볍게 보는 것도 아니다.
내가 요구하는 것은 자신들 스스로 삼류라고 생각하고,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근성있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팬들이 매료되는 것이지 대전과 같은 팀이 승리를 거두는 것만을 생각하며 기대하는 것만 팬들이 원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전남전이나 어제의 울산전과 인천전이나 경남전에서 보여주었던 모습과 확연히 다르다. 모두가 정말 열심히 뛰고, 최선을 다했다. 그것이 결과로 나왔던 것이다.
특히나 어제의 경기는 아둥바둥해도 비길까 말까한 경기였음에도 선수들이 실점한 이후의 모습은 전쟁에서 질까 두려워 전선을 이탈하는 탈영병과 같은 모습 그 자체였다. 물론 골키퍼 김선규의 실수로 인한 실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따라 붙기 위한 득점을 노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야 했는데 그런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선수가 항상 컨디션이 좋을 순 없다. 그리고, 누구 하나의 잘못으로 축구라는 경기의 승패가 결정지어지지 않는다. 도저히 프로라고 봐주기 힘든 모습, 자신들의 플레이가 상품이 되어 팬들에게 서비스된다는 인식조차도 없는 대학축구팀의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을 보일 바에는 차라리 내셔널리그로 가라. 챌린지리그도 프로리그다. 그들이 설 곳은 내셔널리그나 실업리그 밖에 없다. 최선을 다해도 강등된다면 어쩔 수 없지만, 힘도 써보지 못하고 이런 무기력한 경기가 이어진다면 시민을 위한 프로축구팀의 의미마저도 퇴색되어 축구팀의 존재에 대한 회의와 재검토가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그들의 정신상태로는 팬으로서 힘내라거나, 괜찮다는 말을 아끼고 싶다. 그들에게 이런 말들은 사치다.
대전의 스쿼드는 해마다 바뀌지만 적어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종료휘슬이 울려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도 경기 내내 그런 무기력한 모습은 없었다.
지금의 그들은 스스로 유명인이라 생각할 뿐 축구선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