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기에서 중원은 여전히 포항한테 씹어 먹혔지만, 그래도 무실점으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문상윤-정훈이 중간에서 미친듯이
뛰어다니며 압박과 태클로 황지수-손준호가 편안하게 플레이하지 못하도록 잘 막아줬다고 생각해. 특히 문상윤은 그 전에 나온
선수들에 비해 부족했던 3선과 2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줬다고 생각해. 손발이 좀만 더 맞아들어가면 문상윤에게 기대했던
이승기의 역할을 볼 수 있을 거 같음. 덕분에 이재성이 갖는 부담도 완화가 되서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을 듯 하고.
정훈은
진짜 활동량 엄청나고 수비 앞 보호능력은 탁월한데 패스 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다 잘해놓고 왜 그렇게 마무리 하는지 참.
그래도 어제 위기를 태클이랑 돌격으로 몇 개나 끊었으니 수비형 미들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보고 있음.
문 제는 다시 왼쪽 수비. 이주용은 내내 전주성에서 토목공사를 벌이고 있더라. 특히 후반 가면 갈 수록 공격적인 측면에서 아쉬운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줬고, 그 좋던 레오나르도와의 호흡도 어긋나고. 뭔가 혼자 지나치게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플레이였어. (동갑인 이재성이 국대를 갔다와서 그랬나?) 정신 차리고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와 동료가 원하는 플레이, 팀이 원하는 플레이 사이에서 균형을 찾았으면 좋겠다.
조성환은 진짜 몸싸움, 헤딩 경합, 골킥 따내기 등에서 관록을 보여주더라. 무조건 헤딩으로만 따내기 보다는 라자르가 자리잡고 몸싸움에서 안 밀리니까 그냥 발을 들어서 먼저 따내는 모습 정말 후덜덜. 김형일은 가끔 나오는 정신 놓는 플레이만 몇 개 빼고는 괜찮았음. 발이 느리니까 조찬호-고무열-티아고한테 위협적인 장면을 보여준 것은 어쩔 수 없지 뭐. (그나저나 이규로는 언제쯤 김기희 밀어내지?)
이 전 경기에 비해 이동국-에두 조합의 아귀가 더 잘 맞아들어간다는 느낌이 들었음. 에두가 공중 경합이 되게 약한데, 상대적으로 이동국이 공중 경합에 강하니 이동국이 경합으로 공을 연결하면 에두가 그걸 컨트롤 해서 들어가는게 꽤 위협적이더라고. 후반에 교체로 투입된 한교원이 뉴질랜드 전반 이후 작년 모습을 조금이나마 보여준듯 해서 만족스러운 경기였음.
마지막으로 권순태 사랑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