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시점을 짚겠다. 리그 개막을 나흘 앞둔 상황이다. K리그 클래식 전 구단의 시선이 개막전에 쏠려 있다. 감독과 선수들 모두 극도로 예민한 상태로 경기를 준비한다. 첫 경기가 시즌 초반 분위기에 대단히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팀 내 최고 고참이 급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한다는 점은 팀 분위기를 해치는 것을 넘어 깨트리는 수준의 충격을 줄 수 있다.
인천 상황을 생각하면 더욱 받아들이기 힘든 결정이다. 인천은 지난해 말 김봉길 감독 경질과 후임 이임생 감독의 고사로 한 차례 폭풍이 휘몰아쳤다. 게다가 재정 부족으로 주축 선수 대부분이 이적했다. 간신히 김도훈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해 겨울 전지훈련을 치르고 희망차게 시즌을 맞이하려 했는데, 갑작스럽게 ‘지뢰’가 터진 셈이다. 차라리 은퇴 선언을 일찍 했더라면, 인천은 설기현의 연봉을 보전해 새로운 자원을 영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방식도 이해하기 힘들다. 너무도 급작스럽게 이뤄진 은퇴 선언이다. 인천 구단은 이날(3일)에야 설기현의 은퇴 소식을 알았다고 한다. 설기현은 김 감독과 인천에 양해를 구했다지만, 이는 사실상 통보에 가까웠다.
인천은 갑작스런 설기현의 은퇴 소식에 대단히 당황한 모습이다. 인천 관계자는 3일 오후 <베스트 일레븐>과 한 전화 통화에서 “우리도 오늘에야 소식을 들었다. 어제(2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선수 등록을 마쳤고, 오는 7일 열리는 광주 FC와 홈 개막전을 앞두고 배포한 여러 전단지에도 설기현의 사진이 들어갔다. 심지어 사진이 들어간 대형 현수막은 아직 개시하지도 못했다. 갑작스럽다”라며 황당해 했다. 홈 개막전을 준비 중인 인천과 프론트진 모두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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