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ACL에 나서는 팀만 그런 게 아니다. 대부분이 한국보다 따스한 기후인 해외로 날아가 2015시즌에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이 악물고 동계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그런데 성남은 지난 12일부터 순천에서만 보름이 넘도록 강도 높은 체력 훈련과 대학팀을 상대한 연습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국내든 해외든 착실히 실력을 다지기만 하면 문제될 게 없으나 다소 느긋한 행보가 아닐까 싶었다.
“걱정하지 않는다. 애초에 계획했던 대로 동계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김학범 성남 감독은 전혀 급한 기색이 없다. 애초에 계획되었던 부분이라 함은 시민 구단의 탄탄하지 못한 재정일 것이라 여겨 재차 물었다. 물론 재정 여건도 무시할 순 없다. 그러나 김 감독은 어차피 이마저도 주어진 여건이라 감수했고 몇몇 포지션에 대해 다소 아쉬움이 남긴 해도 선수단이 대체로 구성된 상황에서 1월 초부터 밀도 높은 훈련 일정을 소화한 탓에 걱정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대학팀과 상대한 평가전 결과에 대해서도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성남은 29일 오전 초당대 축구부와 친선전을 벌여 4-0으로 대승했는데, 김 감독은 “이 경기에서 많은 골을 넣어 이긴다 한들, 반대로 골을 넣지 못해 문전만 어지럽힌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웃었다. 지금은 선수들이 한 해를 버틸 만한 체력을 만들고 처음 만난 동료끼리 볼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굳이 해외에서 이걸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초점을 오는 2월 24일 부리람 아이-모빌 스타디움에서 열릴 2015 ACL F조 1라운드 부리람 유나이티드전에 맞추고 있다는 점도 해외 전지훈련 일정을 다른 팀에 비해 다소 늦게 잡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FA컵에서 드라마틱한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 무대에 나설 기회를 잡은 성남은 ACL에서 최대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황이다.
특히 부리람은 성남이 조별 라운드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발밑에 둬야 할 상대라는 점에서 이 원정 경기 결과는 무척 중요하다. 김 감독은 부리람 원정에 앞서 집중적으로 조직력을 다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팀보다 늦은 2월 2일 일본 구마모토로 떠나게 된 이유다. 성남은 이 구마모토에서 다섯 차례 실전을 방불케 한 훈련을 소화해 팀 전력을 끌어올린 후 경기 1주일 전인 17일 태국에 입성해 부리람전을 준비한다. 현 시점에서 성남은 부리람전에 모든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짜인 플랜이 무탈하게 진행되고 있으니 일찍 한국을 떠난 타 팀을 부러워하지 않는다고 한 이유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 동계 훈련 일정에 유일하게 아쉬운 대목이 있다고 했다. 본래 미국 전지훈련을 계획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이미 강원 FC 사령탑 시절에도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한 바 있는데, 기후와 시설 면에서 대단히 흡족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미국 훈련을 진행할 수 없었던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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