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진을 더욱 답답한게 만든 것은 축구가 안 풀리니 가족에도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최효진은 “축구는 축구고, 가족은 가족이어야 한다. 그런데 축구가 안 풀리니 괜히 내가 예민해지고, 아내는 내 눈치를 보더라. 사실 내가 결혼하고 난 뒤에 축구를 잘하는 것을 보여준 적이 없다. 딸한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었는데…”라며 “그래서 이적을 결심했다. 서울에선 붙잡았지만, 선수의 자존심은 경기를 뛰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마침 최효진을 찾는 팀이 있었다. 김병지를 비롯해 현영민과 스테보 등 베테랑 선수들이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전남이었다. 지난해 연말 모교인 아주대 동문회를 찾았을 때 하석주 전 전남 감독을 만난 게 인연이 됐다. 최효진은 “하 감독님이 전남으로 가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해주셨다. 그 때는 조건은 따지지 않았다. 노상래 감독님도 ‘즐겁게 축구를 해보자’고 하셨다”며 “짧지만 강렬한 한 마디에 그만 전남행을 결정지었다”고 말했다.
전남에 합류해 훈련을 시작한 지 이틀. 최효진은 선배인 김병지로부터 새로운 목표를 세우라는 조언을 받았다. K리그에서 풀백으로는 쉽지 않은 300경기 출전, 그리고 그 이상의 기록을 새로 쓰라는 것이다. 지금껏 279경기를 뛴 최효진은 21경기만 더하면 3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한다. 최효진은 “일단 올해는 경기를 많이 뛰면서 팀에 도움이 되는 게 목표”라며 “선수는 정말 운동장에서 설 때가 가장 행복하다. 기록은 그 이후에 찾아보겠다. 내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1년 뒤에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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