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만난 성남FC의 구단주 이 시장은 “부정부패와 불공정한 룰만 없다면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를 시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남FC는 해체 위기에 놓인 성남 일화를 지난해 성남시가 인수하며 올 시즌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했다. 지자체가 축구단에 막대한 예산을 써야 하냐는 비판이 있었지만 이 시장은 “성남시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사이의 갈등이 크다. 시민들의 통합을 위해서 프로구단이 필요했다”고 설득했다. 이번 FA컵 우승으로 그 효과가 바로 체감됐다. 그는 “우승하니까 ‘우리 성남이 해냈다’, ‘성남시민인 게 자랑스럽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시민들 자긍심이 매우 높아졌다”며 시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이 시장은 장기적으로 성남FC가 시민들의 협동조합 형태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기업의 막대한 투자를 받는 기업구단과 경쟁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1등만이 성공은 아니다.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시민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뿌리가 깊은 야생화 같은 구단이 된다면 그게 바로 성공”이라고 말했다. 성남시는 1년 동안 1만명이 넘는 시민주주를 모집했고, 여러 기업체로부터 내년 60억원대의 후원까지 이끌어냈다.
문제는 1부 리그 잔류다. 성남은 2경기를 남겨놓은 현재 K리그 클래식에서 승점 34로 강등권인 11위다. 만약 2부 리그로 내려가게 되면 후원 계약이 모두 무산되고, 시의회에서는 내년 운영 예산을 대폭 삭감할 테세다. 챔피언스리그까지 치러야 하는 성남 구단에게는 치명적이다.
이 시장은 “사실 요즘 밤에 잠을 못 잔다. 생각하기도 싫다”고 말하면서도 잔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우리는 FA컵 우승까지 한 팀이다. 운도 따랐겠지만 결코 실력이 없다면 불가능했다”며 “우리가 유난히 오심의 피해를 많이 봤다. 남은 2경기에서 오심 없이 공정한 판정만 이뤄진다면 충분히 잔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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