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 수원 감독은 “선수들이 잘 했다”라며 이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서 감독은 “힘들 때 좋은 성적을 내서 더 보람이 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같이 하나로 뭉쳤다. 꾸준히 그리고 서서히 올라왔다. 우리도 2위까지 올라 온지 몰랐다”라며 묵묵히 최선을 다한 선수들 덕에 지금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 감독의 2014시즌은 그보다 더 근본적 면에서 큰 가치가 있었다. 바로 선수들과 두터운 신뢰를 쌓은 한 해였다는 점이다. 서 감독은 모 기업이 예산을 대폭 줄여 스타 선수들이 대거 떠난 와중에도 반등을 이뤄냈는데 그 비결이 바로 신뢰라고 생각한다.
서 감독은 “믿음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과거에는 지도자와 선수 간에 신뢰라는 게 있을 수가 없었다. 어려운 사이였기 때문이다. 벽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벽이 없다”라고 과거와 현재의 지도자-선수 관계가 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요즘 선수들은 ‘애들’이 아니다. 그 순간에 당장 필요하다고 사탕발림을 하면 다 안다.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진심을 담아 이야기해야 믿음이 쌓이고 그래야 힘을 낼 수 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나를 믿어줬기 때문이다”라고 신뢰가 부활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수원은 울산전을 앞두고 동기부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전북이 승점 10점차로 앞서 있어 사실상 우승 레이스가 끝났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늘어지는 것은 위험하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직행하려면 2위 자리를 수성해야 한다. 추격을 포기하면 추격당한다.
서 감독은 “사람의 본능이다.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할 때 분위기가 흐르면 안하려고 해도 하게 돼있다. 따라서 선수들을 정신적으로 과하게 무장시키고 그래야 한다는 것을 강하게 주입시켰다. 이럴 때 신뢰가 중요하다. 내가 더 강하게 했을 때 선수들이 내 뜻을 알고 따라와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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