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장님은 전북의 방식으로 GS를 잡으려고 했다. 포항과의 경기 때와 같은 4-2-3-1을 전술을 들고 왔다. GS는 쓰리백 전술을 들고 나왔다. 문제는 전북의 2였다. 김남일-신형민 조합은 분명 방어적인 전술을 쓸 때는 효과적인 조합이지만, 포항과는 달리 5명의 미드필더가 활동하는 GS와의 중원 싸움에서는 공격 연계 능력이 부족한 조합이었다. 이럴 때 가장 아쉬운게 정혁이다. 신형민-정혁이나 김남일-정혁이었다면 좀 더 공격적인 스타일인 정혁의 존재로 이렇게 까지 중원이 탈탈 털리지는 않았을텐데. (경기장에서 보는데 전반에 2선에서 우리가 공을 따내는 장면은 거의 보지 못했다.)
2. 이장님이 GS와의 경기를 철저히 대비하셨다고 했는데, 좀 의문이 간다. 포항과의 ACL 8강에서 GS는 LB와 RB에 의한 크로스, 톱에 의한 2선에 떨구기에 많은 찬스를 내보이는 약점을 보였는데, 오늘 나온 엔트리는 평소와 같이 패스를 통한 사이드 돌파와 크로스를 중심으로 한 조합이었다. 결과는 포항도 그렇게 되었듯이 좌우 공격수들이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고 순간 5명의 수비들에게 막히기 일쑤였다. 오히려 카이오가 투입되고 최철순이나 이주용, 레오나르도를 이용한 크로스, 그리고 카이오나 이동국이 볼을 잡거나 헤딩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통해 강력한 공격을 했다.
3. 전술적인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오늘 전반 경기력은 실망 그 자체였다. 선수 개개인의 볼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패스의 강도, 방향, 선수 간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이게 쌓이고 쌓이다 터진게 이승기의 패스미스. 진짜 욕하기 싫지만, 오늘 이승기의 이 패스 하나는 이 경기 전체를 완전히 망가뜨렸다. 실점하고 나서 허둥지둥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패스미스가 이주용인줄 알고 후반 내내 욕하고 경기 끝나고도 이주용을 욕했는데 주용아 미안하다.
4. 카이오는 확실히 물이 올랐다. 지난 시즌 케빈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로 이동국과 투톱을 형성하면 정말 좋은 플랜B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9월 초 이동국의 국가대표 차출로 인한 공격 공백이 상대적으로 크게 다가오지 않을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카이오와 더불어 오늘 칭찬 받아 마땅한 선수는 최철순. 최철순 아니었으면 공격 찬스를 많이 못 만들었을 것이고, 몇 골 더 먹혔을지도 모른다. 내년 어센틱은 최철순 확정.
5. 전북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쓸데없는 글이나 사진 말고 선수 소식이나 TV 광고 동영상만 올려라.
6. 데이터는 거짓말 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홈에서 실점이 많은 권순태는 여지없이 오늘도 실점을 했으며(물론 그게 권순태에게 많은 귀책은 되지 않지만, 아 이승기...), 전북은 선제골을 허용하면 이기지 못했고, 2014시즌 팬들에게 극장을 선물하는 구단 1위를 차지한 GS는 이 경기 전까지 후반 30분부터 후반 추가시간 사이의 득점이 전체 득점 중 45.4%를 차지하는 데이터 그대로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넣어 그들에게 극장을 선물했다.
7. 이 놈의 팀은 관중이 많이 오면 울렁증이 있나보다. 2011 ACL 결승, 2013 FA컵 결승, 2014시즌 최다 관중이었던 ACL 16강 1차전까지 모조리 패했다.
8. 아이스버켓챌린지가 선수들 발을 몽땅 얼려놓은 거 같다. 참고로 GS에서 아이스버켓챌린지한 선수들은 모두 선발로 나오지 않았다.
9. 쓰면 쓸수록 기분 ㅈ같고 아쉽다.
횽 그냥 칼럼니스트 해라..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