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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4 22:21

My Love, My Suwon - 19

조회 수 154 추천 수 0 댓글 0




지난 이야기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떨리는 마음은 덤이었다.

  살짝 눈을 떴을 때, 그녀가 아까 참아 둔 눈물을 조금 더 흘려보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내 첫 키스가 그렇게 못한 것일까?

  아님 무엇일까?

  그렇게 포개어진 입술을 떼어냈다.

  “미안, 이런 순간에 울어가지고. 분위기를 망친 건 아닌지 잘 모르겠어.”

  적어도 그녀는 내 키스에 실망해서 운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이런 거에도 분위기가 있을까요?”

  “너 처음이지?”

  난 쑥스러운 듯, 얼굴이 빨개지면서 말했다.

  “.”

  “아직 넌 어린가봐. 하하하.”

  “나랑 한 살 차이 나면서, 놀라지 마요.”

  “적어도 키스를 할 땐……. 분위기가 있는 게 맞는 것 같아.”

  “전 도무지 잘 모르겠어요.”

  “걱정하지 마. 원래 사랑이라는 거는 부족한 것을 채우는 거잖아.”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일. 사랑. 단순하지만 기분 좋은 명제를 되새기는 사이에 그녀는 갑자기 나의 상체를 그대로 밀었다.

  취한 몸이라서 그런지 바로 일어나려고 애를 쓰고는 싶었지만 그냥 나도 모르게 눕혀져버렸다. 벌러덩 자세로.

  “이렇게 보니까 귀엽다.”

  “귀엽기는. 무슨 소리야!”

  이젠 그냥 말을 놓아보려고 시도했다. 어차피 이젠 놔도 될 것 같아 보였기 때문에…….

  “이제 말도 놓네?”

  “어때서? 이젠 내 꺼잖아.”

  갑자기 그녀가 정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언제?”

  ‘이게 아닌가?’

  “그럼.”

  “진짜 귀엽네. ‘네 꺼가 아니고 내 꺼인데? 말 놔도 돼. 다만…….”

  그녀가 고개를 눕히고 내 이마에 키스를 하고 속삭였다.

  “선배들 앞에서는 조심히……. 무슨 뜻인지 알지?”

  “알았어. 알겠다고. ……. 그런데 잠깐!”

  “?”

  “그러니까……. . .”

  이 상황까지 왔으니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해도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처음이라고? 아니 키스도 어색한 애가 당연히 처음이겠지.”

  “어색했어?”

  “. 혀도 안 들어오고. 그냥 입술만 부딪쳤잖아.”

  

  과가 과이다 보니 갑자기 생각나는 말이 있다. ‘Tongue Twister’. 혀가 잘 돌아가지 않는 말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발음이 잘 안 되는 어구다. ‘간장공장공장장같이. 그래도 나름 외국인 교수님한테 이 텅 트위스터녹음 과제로 좋은 점수도 받았던 나였는데……. 물론 키스와 말이랑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지만.

  “……. 그거야. 내가 차차 알려주면 되고. 근데……. 너 지금 나한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건 아니지?”

  “그거야 아……. 알지. 알지.”

  “어떻게 해 줄 건데?”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가 파란색 머리끈을 풀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포니테일을 하고 왔는데(아직 좋다고 직접적으로 말한 적은 없다), 여기에 머리끈을 푸는 모습을 보니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빨리 말 해.”

  나긋나긋 거리는 목소리와 함께 머리끈을 풀자, 갈색의 긴 머리가 찰랑찰랑 거렸다.

  “그냥 만질래.”

  ‘잠깐, 이게 왜 나온 말이지?’

  이렇게 말하고 행동을 옮기지 않는다면 나는 무성욕자가 분명했다.

  이번엔 눈을 감지 않았다. 다시 상체를 일으키면서 똑바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왜 머리를 쓰다듬기만 하는데 심장박동수가 증가하는 걸까?

  “수훈아. 사랑해.”

  머리를 쓰다듬다가 그녀의 떨리는 목소리에 잠깐 멈칫했지만, 다시 이어나갔다. 어차피 그녀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하길 원해보였다.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그녀가 입고 있던 수원 유니폼을 벗기려고 했다. 그녀는 그냥 아무 말 없이 내가 벗길 수 있기 편하게 두 손을 들어 올려줬다.

 

  그 다음에 잠깐 또 한 번 정적. 나도 모르게 그녀의 몸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야말로 매끈하게 빠진, 그 자체의 여신을 보는 느낌이었다. 하긴 핏이 애초에 잘 맞는 그녀였는데…….

  “뭐해?”

  “? . 예뻐서. 아주. 많이.”

  그녀는 한 번 웃더니 이번엔 내 수원 유니폼을 벗겼다. 나도 역시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꼭 이런 건 속도가 빨라!’

 

  운동을 조금씩 하긴 했다지만…….

  “너 맨날 먹기만 하고 운동은 잘 안하지?”

  “살 뺄……거야!”

  “진짜 귀여워. 애교라고 생각해줄게. 그래서 그 다음은? ……. 너 처음이니까 오늘만 알려줄게. 다음부턴 네가 해 줘야해. 알았지?”

  그녀는 뒤로 돌아서, 브래지어 후크를 풀었다. 그리고 돌아섰다. 아마도 나의 표정은 마치 영화 타이타닉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케이트 윈슬렛이 누드화를 그리기 전에 실오라기 하나 남기지 않고 벗을 때, 쳐다보는 표정 그대로의 모습일 거라 확신한다.

  “저기, 침대로 가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그 정적 후에 처음 말을 할 때, 소파가 아니라 침대라고 말을 했었다.

  “왜? 그림이라도 그려주게?”

  그녀는 분명 내 머릿속을 한 번 들어갔다 나온 것 같았다.

  “. 혀라는 붓으로 몸에다 그림을 그려줄게.”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섹드립인가!’

  “뭐야. 아무튼 끝나고 좋았어?’라고 물으면 미쳐 버리겠어!’라고 대답할 수 있게 해 줘.”

  “처음인데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거 아냐?”

  그녀는 잠깐 웃더니 날 다시 꼭 안았다. 그리고 제대로 키스를 알려주려는 듯 내 입술을 깨물어댔다.

 

  나는 4월의 첫 토요일 밤을, 지금까지 살았던 20년 평생 중 가장 뜨겁게 보냈다.

  잠깐, 저 다음 이야기를 왜 안하냐고 묻는 이들에게 말한다. 나의 이야기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을 추구하지는 않으니까. 다만 진영이 형이 충고한 물품은 참 소중한 것 같다. 자주 애용할 것 같다.

 

  그녀가 모두 끝나고 내 옆에 누우며 미쳐버리겠다고 말은 해서 다행이지만(꼭 이럴 때 말과 실제 몸이 다르다는 활자 매체를 많이 봤지만) 역시 손으로 할 때와 온몸으로 할 때는 매우 큰 차이가 느껴졌다. 앞으로 운동을 더욱 더 꾸준히 해야겠다.

  물론 이것과는 별개로 그녀를 아껴주겠다는 마음은 더욱 더 부풀어 올랐다.

 

 

11 / 2008.04.13.

FC 서울 : 수원 블루윙즈

K리그 05R / 서울 월드컵 경기장

 

 

  술에 취해 한 고백 같지도 않은 고백이었지만, 그녀는 받아주었고, 한 주간은 무척 나도 모르게 뜨고 있었는지도 모르는 속도로 지나갔다. 왜 여자 친구가 있는 것이 이토록 짜릿한 일이라는 걸 몰랐을까? 학교에서 수시로 만나고, 밥도 먹고, 전화도 하고, 사실 솔로로 지낼 때 주변의 CC(그러고 보니 우리도 CC이었다!)들을 볼 때는 난 만날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아주 생 쇼를 하고 앉아 있구먼!’

   그런데 정작 내가 이런 처지가 되다보니 어떤 할 말은 없어보였다. 대신 커플들을 보면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되었던 간에 그녀와 나는 공통적인 취미를 가지고 있었기에 어쩌면 말이 크게 안 통할 이유는 없지 싶었다. 하긴 수원이 없었다면, 나는 그녀를 만날 일도 전혀 없었을 테니까.(혹시 모르지, 내가 연상 킬러였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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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kffactory.com/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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