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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월드컵이 한 달 정도 남았습니다. 최종 엔트리가 발표되는 시점이죠. 

5월 7일 현재 대한민국 대표팀도 최종 엔트리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는데요. 

복권을 긁듯이 가볍게, 즐겁게 최종 엔트리를 예측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포스팅을 해 봅니다.

 

최종 엔트리를 예측하려면 먼저 각 포지션당 몇 명이 들어갈 수 있을까부터 생각해야 되겠죠.

세계 최고의 공격수가 열한 명이 있어도 열한 명을 모두 공격수로 채울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월드컵 최종 엔트리의 구성과 그 의미부터 천천히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월드컵 규정상 대표선수의 숫자는 23명입니다. 23이라는 숫자는 살짝 애매하죠. 

왜 23명일까... 궁금하셨던 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들 아시겠지만 축구는 11명의 선수가 피치 위에 설 수 있습니다.

열한 개의 포지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축구는 교체선수도 있고, 부상도 자주 발생합니다.

그래서 FIFA는 각 포지션당 최소 두 명의 선수. 즉 11 * 2 의 숫자로 최종 엔트리를 정했습니다.

물론 선수의 포지션을 어떻게 채우냐는 규정에 없습니다. 

축구의 포지션이라는 걸 분류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래서 숫자로만 제한을 두는 겁니다.

어... 그런데 11 곱하기 2는 23이 아닙니다. 한 명이 더 필요합니다.

 

위에서 계산했던 것처럼 '98 월드컵까지는 월드컵 엔트리가 22명이었습니다.

 

하지만 관례처럼 팀 스쿼드에서 골키퍼는 항상 세 명이었죠.

골키퍼라는 포지션은 경기 중에 상대 선수와 충돌하는 일이 많고, 

세이브 동작을 하면서도 자주 부상을 입기 때문에 두 명으로는 부족했던 겁니다.

실제로 98년 월드컵 당시에도 두 명의 골키퍼를 쓴 팀은 세 팀 뿐이었습니다.

 

유고슬라비아, 불가리아, 한국이죠.

 

94년에도 불가리아와 아일랜드를 제외한 모든 팀이 세 명의 골키퍼를 뒀습니다.

 

울며 겨자먹기로라도 세 명의 골키퍼를 쓸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필드 플레이어들은 하나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다른 포지션은 어떻게든 커버가 가능했습니다. 

 

그러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들어서 이 점이 개선되었습니다.

이 때부터 최종 엔트리는 지금까지 23명으로 고정이 되어 있습니다.

3 명의 골키퍼를 둘 수 있도록 말이죠.

 

자, 이제 월드컵 최종 엔트리의 윤곽이 잡혔습니다.

우리는 3명의 골키퍼와 20명의 필드 플레이어를 선택하는 겁니다.

포지션 당 두 명의 선수를 배치하려면 먼저 무엇을 알아야 할까요?

 

우리 팀에 어떤 포지션이 필요한지를 알아야 하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 전술을 알아야 합니다.

 

홍명보 현 대표팀 감독의 주력 전술은 4231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통계를 볼 것도 없이 그림을 보면서 간단하게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플랫 4. 

 흔히들 4백이라고 하는 수비전술을 쓰죠.

 

 그리고 언제나 우리의 화두는 뭐였죠? 

 박주영, 이동국, 김신욱... 네. 원톱이었죠.

 

 그렇다면 남은 미드필더는 다섯명입니다.

 

 여기서 두 명의 윙어를 제외합니다.

 

 세 명의 중앙 미들이 남습니다.

 

 4231과 433은 근본적으로는 같습니다.

 역할 분담이 조금 다를 뿐이죠.

 이것은 나중에 천천히 얘기하도록 합시다.


 자 그러면 답이 나왔습니다.

 

 우리에게는 

 세 명의 골키퍼가 필요합니다.

 4 * 2 명의 수비수가 필요합니다.

 3 * 2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필요합니다.

 2 * 2 명의 윙어가 필요합니다.

 1 * 2 명의 중앙 공격수가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는 그렇다는 얘깁니다. 

 이 구성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바뀌는가에 대해서 천천히 보도록 하  겠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예측을 시작해보겠습니다.

 

 

 

 

1. 시작은 항상 골키퍼로부터.

 

 

제일 먼저 골키퍼입니다.

 

현재 골키퍼의 대결 구도는 양강체제입니다. 기존의 넘버 원 정성룡이냐, 그를 위협하는 김승규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성룡의 기량 저하, 김승규의 빛나는 세이브로 각축전을 벌였던 이 경쟁은 최근 들어서 절치부심한 정성룡이 눈부시게 부활하면서 일단락되고 있습니다. 사실 김승규가 연이은 선방으로 대표팀과 소속팀 모두에서 한창 상종가를 칠 때에도, 정성룡이 경험, 킥력, 수비형태를 조율하는 능력, 판단의 신중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기에 기본적으로 전문가들은 이 승부가 5:5 의 싸움이었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K리그 클래식이 월드컵 전까지 단 한 라운드를 남겨 놓은 현 시점에서 위에 잠시 언급했듯 정성룡이 케찹(;;;)을 끊으면서 신들린 선방쇼를 펼치기 시작, 세이빙 능력에서도 김승규가 우위를 상실하여 이 경쟁은 6:4, 크게는 7:3 정도로 정성룡이 마침표를 찍었다. 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뭐... 대표팀 합류 후나 평가전에서 크게 폼이 떨어지지 않는다면요.

 

문제는 세 번째 골키퍼입니다.

 

후보는 현실적으로 두 명. 세레소 오사카의 김진현과 부산 아이파크의 이범영입니다. 두 선수 다 국내외에서 꾸준히 좋은 활약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만 이게 참 고르기 어렵습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경험, J리그에 외국인 선수로서 당당히 주전을 차지하고 있는 김진현이냐,

(아시아 내에서 외국인 선수는 경기에 3+1 로 제한이 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3명, 아시아 사람일 경우 1명을 더 인정해서 4명까지 외국인을 쓸 수 있다는 겁니다. 저 +1을 차지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국 선수 이상의 능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될 뿐더러 결코 적지 않은 한국 선수의 연봉, 골키퍼라는 포지션에서 언어가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으로서 붙박이로 출전하고 있다는 것, 세레소 오사카가 아시아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강팀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라는 거죠. 실질적으로 일본 내에 김진현 이상의 골키퍼가 없다는 이야기로 봐도 무방합니다.)

 

상대적으로 중위권 팀이라고 볼 수 있는 부산이 촘촘한 수비축구로 리그를 뒤흔들게 한 최후의 보루.

이해할 수 없는 신체조건과 동물적 감각의 소유자 이범영이냐.......

 

언뜻 봐서는 김진현의 쪽이 우위에 있습니다만은, 청소년 대표와 올림픽 대표, 국가대표까지 거치면서 대표팀 잔뼈가 굵은 이범영이 2m에 가까운 신장에도 불구하고 한국 최고 수준의 반사신경을 갖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골키퍼로서 페널티킥을 유독 잘 막아낸다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이범영 카드를 김진현과 동등. 혹은 그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요소입니다.

 

여기에 이범영이 세 번째 골키퍼가 되지 않을까 하는 힌트가 숨어있습니다.

 

어차피 지금까지의 상황을 봤을 때, 김진현도 이범영도 월드컵에서는 주전이 아닐 겁니다.

서브에서도 김승규 아니면 정성룡이 우위에 있을 겁니다. 

 

그러나 딱 한 가지, 예외의 상황이 축구에서는 발생합니다.

 

승부차기입니다.

 

토너먼트는 이기기 위한 싸움이 아닙니다. 지지 않기 위한 싸움이죠. 남아공 월드컵때도 보셨겠지만, 단기전에서 경기가 승부차기로 이어질 확률은 꽤 높습니다. 그에 못지않게 종료 직전에 페널티킥이 주어지는 경우도 허다하게 일어납니다.

 

네. 그래서 이범영 카드는 매력적입니다. 같은 가치의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이기 때문에 이범영을 골라야 할 수 있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승부차기 상황에서 이범영 카드를 상당히 자주 만지작거리는 편입니다. 2010년 아시안게임과 2012 올림픽을 되돌아보면 고개가 끄덕거려집니다. UAE와의 4강전에서 연장 후반 종료 직전에 이범영을 투입했다가 실점하고 진 경기가 기억나시나요.(재미있게도 이 때 교체된 골키퍼가 바로 김승규였습니다. 김승규도 페널티킥을 상당히 잘 막는 것으로 유명합니다만 이 사건으로 볼 때, 홍명보 감독이 승부차기에서 어떤 선수를 우위에 두는가에 대해 판단할 수도 있겠지요. 2011년의 K리그 PO에서 김승규가 승부차기 선방쇼를 보여줬지만...) 2012 올림픽 때에도 정성룡의 부상으로 출전한 이범영의 승부차기 세이브 덕분에 한국 대표팀은 영국 단일팀을 탈락시키고 4강으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서브골리로서 이범영 쪽으로 손이 가게 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국가대표팀 감독 취임 이후로 김진현의 출장 횟수가 이범영보다 많다는 겁니다. 만약에 이 선발 출장이 김진현의 능력을 파악하기 위한 홍명보 감독의 테스트 목적이라면, 이미 이범영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김진현을 검증해 본 거라면. 즉, 어차피 서브로 쓰기 위한 선수의 테스트 목적이었다면 승자는 이범영이 될 것이고,

 

김진현에게 일말이라도 선발 골키퍼의 가능성이 있다면......

 

의외로 탈락자는 김승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정성룡이 될 수도 있겠죠.

그만큼 서브 자원으로서의 이범영의 가치가 엄청나다는 겁니다.

 

여기서 끝난다면 그나마 골치가 덜 아프겠습니다만은...

골키퍼 자원은 국내에 참 많습니다.

 

포항의 리그 선두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끌고 있는 신화용 선수나, 요즘은 벤치에서 자주 보이고 있습니다만 불혹의 나이에도 20대에 부족하지 않은 신체능력, 경험으로 전북의 골문을 철옹성으로 만들었던 02월드컵의 숨은 주역 백전노장 최은성 선수도. 발탁되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이 두 선수를 차출하지 않았으니 아마 저 넷 중에 고르겠지요.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세 명의 골키퍼는 

 

정성룡>김승규>이범영>=김진현>>>신화용, 최은성

 

정도로 비교우위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2. 언제나 문제는 수비였다.


아무리 훌륭한 골키퍼가 있어도, 모든 슛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의 명언, '막을 수 없는 슛은 막지 않는다.'는 새삼 부폰이라는 선수의 위대함과 동시에 골키퍼라는 포지션의 무력함을 느끼게 합니다. 전설적인 골키퍼 레프 야신조차 모든 슛을 막을 수 있다고는 말하지 않았죠. 다만 '사각이란 없다'. 다시 말해 골대 어디로 슛이 오건 막을 수는 있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골키퍼로서 최고의 경기는 빛나는 세이브로 승부의 주역이 되는 경기가 아닙니다.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는, 완전한 수비를 하는 경기가 바로 골키퍼로서 최고의 경기이죠. 이는 팀으로서의 최고의 경기이기도 합니다. 그 중심에 있는 포지션이 바로 수비수이죠. 한국축구는 상당히 애매한 위치에 있습니다. 대륙예선에서는 최강자, 월드컵에서는 최약자에 가깝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선에서는 강자들이 택하는 전술을 소화해야 하고, 본대회에서는 최약자들이 택하는 전술을 소화하여야 하며, 동시에 고유의 팀 컬러를 잃어서는 안 됩니다.

수비수 선발은 이런 전술적 성향에 많이 좌우됩니다. 일례로, 약팀은 강팀을 상대로 점유율을 중시하는 패스 축구를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공격력이 좋은 수비수일까요? 조금 투박하지만 어떻게든 공을 끊어내는 수비수일까요? 이 기로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과도기를 거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비수 선발에는 '스토리'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2002년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 최약체에서 중위권으로 도약하는 것을 제 1 목표로 했고, 그것은 월드컵 9~16위. 즉 그렇게 목매는 16강이었습니다. 06년의 고배를 딛고 10년. 드디어 원정에서 16강에 진출. 대회 4위를 기록한 우루과이와 대등한 경기를 하면서 나름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2010년의 성공이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월드컵 중위권 팀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일대의 기로가 바로 14년 브라질 월드컵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그 기로에서 거짓말같이 두 명의 수비수가 나타났습니다. 하나는 아시아의 매트 훔멜스 홍정호였고, 나머지 하나가 마르셀로 리피의 황태자, 디펜딩 아시아 챔피언 김영권입니다. 센터백으로서 갖추어야 할 신체조건, 경기를 읽는 눈, 공을 다루는 기본적인 기술까지 갖추고 있는 현대축구에 걸맞는 수비수로 이 둘을 꼽는 데에 주저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 증거로 홍정호는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있을 때, 약관의 나이로 포어 리베로로서 대표팀에 자리매김했고, 동시에 김영권은 풀백과 센터백을 오가며 공수 양면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단점이 없는 수비수. 강팀과 약팀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대표팀에서 주전 센터백으로는 논란의 여지가 없을 겁니다. 그 덕분에 좋은 풀백이 끊임없이 나타나 풀백 걱정이 없었던 여태까지와는 정 반대로 이번 대회 준비과정에서는 뜨거운 감자는 항상 풀백에 있었습니다.

최강희 전임 감독 시절부터 생각하면 아마 국내에 있는 수위급 풀백은 대표팀을 한번씩은 다 거쳐 갔을 겁니다. 그만큼 풀백은 무주공산이었지요. 이영표의 은퇴, 차두리의 부진 후 국내이적, 오범석의 경찰청 입대, 올림픽대표 윤석영의 끝없는 결장 등으로 일본의 좌 나가토모 우 우치다 조합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았던 풀백라인이 약점이 될 거라고는 사실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체 선수 풀이 넓었던 풀백 스쿼드에서는 기어이 그 치열한 경쟁을 뚫고 포스트 이영표, 니가타의 김진수와 울산의 탱크 이용이 올라섰습니다.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챔피언스 리그에서 미친 듯이 날뛰었던 이용이 국가대표 레귤러로 올라서는 건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어도 김진수가 대표팀에 첫 발탁이 되었을 때에는 은근히 논란이 많았습니다. 니가타를 국제대회에서 접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겁니다. 게다가 동일 포지션에 마인츠의 박주호가 있었습니다. 우려의 눈길을 뒤로 하고 김진수는 마치 일본 정식요리처럼 깔끔한 플레이로 신뢰를 얻어 냈습니다. 오히려 최근 이용이 좀처럼 분위기를 타지 못하는 소속팀에서 큰 임팩트를 보여 주지 못하는 반면에 김진수는 분데스리가 이적설까지 솔솔 돌고 있을 정도로 폼 유지가 잘 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갑자기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한창 상종가를 치던 시기에 장기부상으로 아웃되었던 김창수가 돌아왔고, 윤석영이 던카스터에서 조금씩 출장시간을 늘려나간 겁니다. 이렇게 되자 급해진 건 박주호, 김진수와 이용이 아니었습니다.

숫자를 놓고 봤을 때, 현 시점에서 국대에서 레귤러라고 할 수 있는 김진수와, 당장 월드컵을 주전으로 뛰어도 문제가 없는 박주호가 있는 왼쪽은 이미 2명의 자리가 다 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용 역시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로 주전에서 흔들린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자리는 라이트백 한명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박진포, 차두리, 오범석이 그 자리를 노리고 있었습니다만은, 박진포는 소속팀의 시민구단화와 더불어 침묵, 역시나 소속팀이 12팀 중 11위를 하고 있는 차두리, 그리고 홍명보 감독이 한 번도 소집한 적이 없는 오범석. 셋 다 미심쩍기만 합니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것은 차두리인데 이는 부진의 끝을 달리고 있는 와중에도 나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가 월드컵 2회 출전 경험의 관록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유의 신체능력도 아직 떨어지지 않았죠. 그래서 홍명보 감독이 차두리를 다시 대표팀에 호출할 때만 해도 풀백의 4자리는 모두 찬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김창수와 윤석영이 스멀스멀 돌아온 겁니다.

사실 윤석영은 별로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맞을 겁니다. 김진수는 내치기에는 대표팀에서 너무 안정적이었고, 박주호는 소속팀에서 보여주는 폼이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왼쪽은 그래서 누가 주전이 될 지는 어렵지만 두 명을 일단 추리는 것은 간단합니다. 문제는 오른쪽이죠. 김창수가 부상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해도 김창수는 2012 올림픽에서 명실상부 홍명보의 제 1옵션이었습니다. 그것도 와일드카드였습니다. 나이를 무기로 해서 발탁된 것이 아니었다는 이야깁니다. 동시에 풀백으로서 극소수만이 가지고 있는 좌우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게 큰 무기죠. 뭐 사실 리그 꼴찌에서 두번째 팀 선수를 떨어트리면 간단한 이야기지만,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경험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해야만 합니다. 만약 차두리가 없다면 이번 월드컵 풀백은 전원이 처녀출전이 됩니다. 차두리냐 김창수냐는 상당히 재미있는 대결이고, 동시에 두 명 다 아쉬운 선택이기도 합니다. 국가대표를 리그 최고의 선수로 뽑아도 아쉬운 판에 둘 다 믿음직스럽지 못하니까요.

그렇다면 풀백은 김진수, 박주호, 이용 + 차두리 or 김창수냐?

이렇게 보기도 조금 곤란합니다.

대표팀에는 풀백을 뛸 수 있는 센터백 옵션인 김기희와 황석호가 있습니다. 이 말은 김기희나 황석호를 뽑게 되면 라이트백 한 명을 안 뽑아도 된다는 얘깁니다. 홍명보 감독이 차두리를 소집하기 전 김기희, 황석호를 풀백에 투입했을 때 무슨 생각을 했는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굳이 풀백을 비워 두고 센터백을 늘릴 필요는 딱히 없습니다만 대표팀에 장현수, 황석호, 김기희, 곽태휘 등 고만고만한 센터백이 돌아가면서 차출되었기 때문에 하나를 버리기 아깝다면 선택할 수도 있는 패지요.

그래서 센터백 서브는 역으로 풀백 조건에 맞춰 선발될 수도 있을 겁니다.

안정적인 수비를 원한다면 김창수건 차두리건 제 3의 인물이건 내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럴 경우 똑같이 라이트백이 소화 가능한 센터백인 황석호와 김기희 중 하나는 브라질로 가지 못할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이렇게 센터백과 풀백이 긴밀한 연관 관계에 있기 때문에 수비진의 선발은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홍정호, 김영권, 박주호, 김진수, 이용. 다섯명은 이변이 없는 이상 확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황석호는 언급했듯이 멀티 플레이어에 홍명보 감독이 지난 그리스전까지 꾸준히 소집을 해왔습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전반적으로 불안한 라이트백을 커버하기 위해서라도 데려갈 확률이 높죠.)

글쎄요, 남은 자리가 곽태휘와 차두리에게 가면 베테랑들이라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만... 그것은 그만한 실력이 뒷받침이 될 때의 이야깁니다. 곽태휘와 차두리가 과연 다른 젊은 선수들에 비해 밀리지 않을 만큼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당연히 브라질로 갈 것이지만... 그럴 만한 근거가 최근의 이들에게 없다는 것이 문젭니다.

비단 미드필드에서도 청소를 할 수 있는 장현수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김기희가 아니더라도 스틸야드의 철문 김광석이 그 자리를 뺏어갈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이 두 자리가 누구에게 돌아갈 지...... 이것이 이번 대표팀 선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비란 것은 본디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3. 현대축구의 힘은 허리에서!

 

모든 선수의 미드필더화.

 

현대 축구의 키워드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공격수에게도, 수비수에게도, 심지어는 골키퍼에게도 이제는 경기 운영의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현대 축구에서 미드필더는 중요한 포지션입니다. 특히 2014년 현재 대한민국의 최대 강점은 미드필드에 존재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사실이죠.

 

마인츠의 구자철, 볼튼의 이청용, 카디프의 김보경, 선더랜드의 기성용, 레버쿠젠의 손흥민까지.

(손흥민이 왜 미드필더죠? 라고 말씀하시면 좀 난감하긴 한데 그 얘기는 차차 하도록 하겠습니다.)

여태껏 대한민국의 중원에 이렇게 많은 빅리거가 있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미드필드의 주인이 누가 될 것이냐를 얘기하기 위해서는 1부에서 꺼냈던 포메이션 그림이 다시 필요합니다.

 

 
989209_South_Korea.jpg

주어진 자리는 다섯. 스쿼드에 들어갈 선수는 열 명입니다.  하나씩 하나씩 경우의 수를 줄여 나가 보겠습니다.

 


 홍명보호의 전술핵은 기성용입니다. 처진 플레이메이커로서, 기성용을 대체할 자원은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수준은 비슷할 수 있을지언정 그 특유의 스타일을 도저히 커버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기성용이 가지고 있는 최상급의 하드웨어에도 불구하고 그의 소프트웨어가 굉장히 세련되었기 때문이죠. 항상 동등, 혹은 그 이상의 상대와 경기를 하면서 우리의 미드필더는 쉴 새 없이 압박을 받게 될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프라인 근처에서 경기를 조율해야만 합니다. 이것은 후방의 홍정호나 김영권이 아무리 공격력이 좋다고 해도 주역으로 나설 수는 없는 부분이죠. 압박을 벗겨 내는 동시에 필드 어디에든 패스를 떨어트려 줄 수 있고, 동시에 수비라인의 플랫 3, 4 변환을 유연하게 기름칠 할 수 있는 자원이 우리에게는 기성용 뿐입니다. 물론 광저우의 박종우도 그런 롤을 맡길 만한 선수지만, 세계 레벨에서는 통할 지 의문이 들지요. 그리고 박종우는 그런 처진 플레이메이커보다는 박스 투 박스로 미드필드 전체를 휩쓸고 다닐 때 가장 빛이 나는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실상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 자리는 기성용에게 예약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기성용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압박을 벗어날 수는 있어도 주지는 못한다는 겁니다. 여기서 많은 축구팬들은 이의를 제기합니다. 기성용은 셀틱과 스완지 시티, 선더랜드를 거치면서 보다 터프한 미드필더로 거듭났다는 겁니다. 부정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기성용은 보다 거칠고 보다 많이 뛰고, 보다 수비적인 선수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압박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선수에서 압박을 할 수는 있는 선수로 바뀐 것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약팀으로서 임하는 월드컵에서 경기 조율만큼 중요하고 대한민국의 전통적 팀 컬러라고 할 수 있는 끝없는 활동과 압박에서 치명적인 손해를 봅니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위치에서 말입니다. 

 

여기에서 홍명보호의 비장의 무기가 등장했습니다. 최초에 홍 감독은 기성용 선수의 짝을 박종우 선수로 메우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혼선이 발생했습니다. 박종우 선수의 스타일이 기성용 선수와 맞추기에는 너무 만능형이었던 겁니다. 처음에는 이런 박종우 선수를 꼭지의 공격형 미들과 기성용 사이를 오가는 엔진처럼 이용하려고 했습니다만, 그러기에는 기성용 선수의 수비적 능력이 모자랐고, 박종우 선수는 공격적으로 재능이 있었습니다. 3미들의 구성이 너무 공격적이었던 겁니다. 결과적으로 2선과 3선이 계속 벌어지거나, 박종우와 기성용이 팀 밸런스를 위해 둘 다 후방에 머물다가 롱패스만 계속 때려넣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했습니다. 올림픽 때까지만 해도 상대 팀이 어린 선수들이었기에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A 대표팀 레벨에서의 상대방이 이렇게 한국의 2선과 3선 그리고 1선까지 갈라놓기 시작하자 홍명보 감독이 이러한 전술 밸런스의 파괴를 인지하고 주력으로 쓰게 된 선수가 한국영입니다.

 

한국영은 선발로 투입되자마자 말 그대로 아크서클 근방을 '청소'하기 시작했고, 기성용에게 방해가 될 만한 모든 장애물들을 온 몸으로 치워 냈습니다. 비로소 기성용이 효과적으로 기동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가히 과거 조원희나 2002 대표팀에서의 김남일을 연상시키는 엄청난 수비력이었기에 기성용-한국영 콤비는 거의 고정되었다고 봐도 될 겁니다. 

 

그렇다고 박종우가 대표팀에 메리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박종우는 홍명보호의 핵심 미드필더죠. 다만  위의 삼각형 미들보다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없는 역삼각형 미들이 될 때 가장 빛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 수비형 미들 2 * 2 자리 중 세 명은 아마 기성용, 한국영, 박종우가 될 겁니다.

 

중요한 것은 이제 나머지 한 자리가 누구에게 가느냐지요.

 

수비수 얘기에서 언급했듯이 이 자리에서 장현수가 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해서 한국영과 박종우 둘이면 수비형 미들은 충분합니다. 그러면 굳이 수비적인 한 명을 뽑을 필요가 없고, 보다 공격적인 선수를 뽑아도 됩니다. 이 후보가 될 만한 선수. 홍명보호의 철학, 현대축구의 철학과 걸맞는 선수가 대표팀에 들락날락 했었습니다. 이명주와 하대성입니다.

 

근래 폼만 봐서는 이명주를 따라잡을 선수가 없습니다. 황선홍의 메인 엔진으로서 이명주는 명실상부 약관의 나이에 국내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로 우뚝 섰습니다. 공격형, 수비형을 가리지 않습니다. 하대성 역시 지난 시즌 소속팀이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베이징으로 이적했습니다. 하대성이 없는 지금 원 소속팀의 중원이 어떤 꼴이 되었는가 눈을 감고 생각해 봅시다. 김은선, 황지수, 정혁, 김성환, 김선민 등의 중,상위권 팀 선수들도 물론 기량이 출중합니다만, 다들 국가대표가 되기에는 아쉽지요. 느닷없이 김승대가 거론되고 있긴 하지만 아마 저 둘 중 하나가 반반의 확률로 뽑힐 겁니다. 둘 다 뽑히고 박종우가 탈락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건 살짝 가능성이 낮은 이야깁니다.

 

3명의 공격형 미들이 남았습니다.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구자철, 김보경, 손흥민, 이청용 넷을 뽑고 두 명을 더 고르면 됩니다.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아마 저 네 명은 고민의 여지도 없이 대표팀에 뽑힐 겁니다. 각각이 가진 개성이 뚜렷하고, 그 개성이 팀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자철의 전방위적 원터치 패스 능력, 양발로 때리는 킥. 김보경의 중앙과 왼쪽을 가리지 않는 전술이해도, 정확한 왼발, 활동량. 이청용의 측면 드리블, 패싱 센스. 손흥민은 손흥민입니다.

 

그런데 세 자리에 사람은 네 명입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에서 빅리거를 벤치로 보내야 됩니다. 구자철을 기성용 파트너로 쓰는 것을 홍명보 감독이 시도해봤지만... 수비력의 약화로 실패했습니다. 문제는 벤치에 앉기에는 아까운 선수가 한 명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원톱을 쓴다고 해서 공격수를 두 명을 뽑을 수가 없습니다.

 

 

 

 

 

 

 

4. 축구의 마침표는 골. 공격수 딜레마.

 

미드필더 예상 자원을 비워 두고 왜 갑자기 공격수로 넘어왔느냐고 물어보실 수도 있겠습니다.

 

3.의 시작을 기억하시나요? '모든 선수의 미드필더화'. 네, 공격수도 예외는 아닙니다. 축구에서 미드필더와 공격수의 경계는 점점 허물어지도 있습니다. 제로 톱, False 9, 티키타카 등으로 대표되는 최신 전술들은 공격수에게는 미드필더의 능력을, 미드필더에게는 공격수의 능력을 요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blog.naver.com/jankul/10175774950 를 참조하세요)

 

즉, 공격수와 미드필더를 명확하게 구분짓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내용에서 손흥민을 미드필더로 분류했던 건데, 사실 공격수라고 보는 게 맞을지도 모릅니다. 선수의 성향 차이가 불러오는 거니까 분류하기 나름입니다. 어찌됐던 손흥민이 왼쪽 윙을 뛰게 될 거라는 건 명확한 사실입니다. 간혹 손흥민 원톱 기용설을 제기하시는 분이 있는데, 손흥민을 원톱에 기용해서 모든 빅리거를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데뷔 이후 항상 윙어를 주 포지션으로 해왔던 손흥민이 톱에서 제 실력을 다 발휘할 거라고 생각하신다면 이제 게임을 끄시고 진짜 축구를 보셔야 할 때가 왔습니다. 

 

각설하고.

 

김보경이 공격형 미들의 왼쪽과 중앙을 다 뛸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오른쪽 윙어, 이청용의 서브를 제일 먼저 찾아야 되겠습니다. 가장 먼저 거론해야 할 선수는 당연히 이근호겠죠. 이근호는 2007 아시안컵에서 데뷔 이후로 단 한번도 대표팀에서 위협적이지 않았던 적이 없습니다. 원톱, 왼쪽 윙, 세컨 톱, 오른쪽 윙까지 모든 공격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는 것도 엄청난 매력이고, 쉴 새 없이 황소처럼 뛰어다니는 공격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팀은 없습니다. 울산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은 김신욱과 이근호가 탈 아시아 수준의 공격조합이라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아시아의 수비수들로는 이 철퇴와 쇠사슬을 막아 낼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번도, 이번도 월드컵 예선에서 항상 이근호는 주역이었습니다. 본선 운이 없는 선수였죠. 뒤집어 말하자면.

 

세계 무대에서 먹힐 만한 재능인지 의심된다는 겁니다.

 

저돌적이고, 맹렬하지만, 날카롭지 않습니다.

 

평가전에서 이근호를 위협했던 선수들도 많습니다. 남태희, 이승기, 고요한, 윤일록, 김민우, 염기훈까지. 거짓말같이 아우크스부르크의 지동원도 있습니다. 권장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든 측면에서도 뛸 수 있습니다. 

 

원톱을 줄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자니,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산이 있습니다.

 

박주영과 김신욱입니다. 박주영은 가히 홍명보 감독의 이상향입니다. 사실 처음부터 박주영 선수를 위한 자리도 다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유독 전지훈련에서 공격수에 대한 실험이 없었고, 가장 앞장서서 박주영 선수를 위해 언론을 무마하고 자리를 만들어 줬습니다. 국내로 조기복귀시켜서 대표팀 피지컬 트레이너까지 붙여 줬습니다. 이제 와서 대표팀에서 박주영을 뺀다는 건 박주영이 홍명보 감독 얼굴에 침이라도 뱉지 않는 이상 상상도 할 필요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김신욱은?

 

세상의 어느 감독이 2m에 달하는 거인 공격수를 엔트리에서 제외할 수 있을까요?

 

경기가 급해지면 바르셀로나건 레알 마드리드건 뮌헨이건 뭐건 일단 박스로 때려 넣어야 됩니다. 어떻게든 세컨 볼을 따서 슈팅을 해야 하고 하나라도 더 박스 안에서 경합을 시켜야 합니다. 하물며 우리는 약자의 위치에 있습니다. 그렇다고 김신욱이 가진 게 머리뿐인가요? 원터치 패스, 힐 패스, 공간 침투, 2선 슈팅, 김신욱은 약점이 없습니다. 어지간한 배짱이 아니고서야 김신욱을 명단에서 제외하지 못합니다. 배짱의 문제가 아니고 빼는 것 자체가 도박입니다. 단기전에서 팀의 전술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설명의 여지가 없으니까요. 절체절명의 순간에 박스로 공을 때려넣을 수가 없다......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그렇게 필수불가결한 선수를 빼니 이제 남은 자리가 두 자립니다.

 

고요한과 윤일록이 뽑히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근호 이상의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을 뿐더러, 소속팀이 밑바닥을 치고 있는데 제아무리 입맛에 맞는다 해도 뽑을 수 있을까요? 김민우도 힘듭니다. 김민우는 사실 대표팀에 올라올 만한 수준은 못 된다고 보여집니다. 그나마 어필할 수 있는 것은 풀백과 윙어를 둘 다 뛸 수 있다는 건데... 왼쪽 풀백이 박주호, 김진수가 있는데다가 윙어는 김보경 손흥민입니다. 뽑을 필요가 없습니다. 뽑히면 이상한 겁니다. 염기훈은 홍명보 감독의 축구철학과 맞지 않는 선수입니다. 동아시안컵에서 선수도 답답하고 감독도 답답했던 그 경기가 생각나십니까? 염기훈에게는 홍명보 감독의 축구가 지나치게 콤팩트합니다. 제 아무리 리그에서 경기를 쥐고 흔들어도 감독과 선수의 궁합이라는 건 무시할 수 없겠죠. 지동원과 이승기는 소속팀에서 꾸준히 뭔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근호와 남태희 카드를 만지작 거리게 되는데...

 

지동원이 빅리그에서 그냥저냥 하고 있다는게 마냥 맘에 걸릴 겁니다.

 

올림픽에서도 잘했고, 소속팀에서도 잘 하고 있는 남태희냐,

 

국가대표 주장까지 했던 이근호냐,

 

빅리거 지동원이냐......

 

이렇게만 보면 가능성은 정확히 셋 다 3분의 1입니다. 지금까지 볼 때 25%씩을 나눠 갖고, 나머지 후보 전체 중에서 하나를 뽑을 확률이 다 합쳐서 25%라고 봅니다. 수비수 선택과 더불어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계륵이죠. 먹자니 먹을 게 없고, 버리자니 아깝습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남았습니다. 미드필더 부분을 마무리하면서 쓴 문장을 기억하시나요? 우리에게는 중앙 공격수가 두 명 이상이 필요합니다. 지동원과 이근호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부분은 우리가 중앙 공격수를 세 명은 뽑아야 된다는 점에서 기인합니다.

 

왤까요?

 

투 톱을 배제한 축구 팀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세에 몰리게 되면 우리는 불가피하게 투톱을 가동해야 됩니다. 공격수를 계속 늘려 나가야 합니다. 원 톱을 쓰더라도 최전방 공격수는 항상 셋을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남태희가 불리해집니다.

 

그러면 이근호 지동원을 뽑으면 해결되는 거죠.

 

그랬으면 좋겠지만....... 도저히 배제할래야 배제할 수 없는 카드가 있습니다.

 

필드 어디에서도 득점할 수 있는 공격수. 왼발, 오른발, 심지어 머리까지 가리지 않고 어떤 자세로든 대한민국 최고의 슈팅을 때릴 수 있는 선수. 중앙과 측면을 폭 넓게 움직이면서 2선 미드필더들에게 패스를 넣어 줄 수 있는 선수. K리그 최다득점, 챔피언스리그 최다득점, 아시안컵 득점왕. 역대 5위, 현역 국가대표 최다득점자. 관록의 백전노장.

 

네.

 

이동국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동국 카드는 홍명보 감독 부임과 함께 완전히 폐기됐습니다. 하지만 이동국이라는 존재 자체가 항상 가능성을 남겨 두게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2002년의 황선홍을 기억하는 홍명보라면 더더욱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보다도 화려했지만 누구보다도 가슴 아픈 축구인생의 주인공 이동국이 월드컵에서 포효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것은 비단 전북의 팬들만이 아닙니다. 이동국은 프로축구의 상징이자 자존심이니까요. 프로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느 팀의 팬이건 이동국이 비난받는 것을 싫어할 겁니다. 내 팀 내 골대에 그렇게 폭풍같이 골을 넣는 선수가 조롱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내 지지팀을 비하하는 것과 같은 것이고,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공격수를 조롱하는 것은 제 얼굴에 침 뱉기일 뿐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동국의 A매치 출장 횟수가 99에서 100으로 바뀌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언젠가 누군가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이동국을 우습게 보는 사람들은 이동국을 적으로 만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예상은 어디까지나 확률이고, 

실현 가능성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제가 희망하는 명단을 내놓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GK : 정성룡, 김승규, 이범영

DF : 김진수, 박주호, 홍정호, 김영권, 장현수, 곽태휘, 이용, 차두리

MF : 한국영, 기성용, 박종우, 이명주, 이청용, 구자철, 김보경, 염기훈(팬이라 넣었습니다^^)

FW : 손흥민, 이근호, 박주영, 김신욱

  • ?
    title: 수원 삼성 블루윙즈_구포켓몬마스터 2014.05.07 22:04

    염기훈이 요즘하는걸 봐서는 홍명보가 안뽑을것같은데...느낌이 그래

    만약뽑힌다면 우리에겐 경사이겠지만 느낌이 안뽑힐것같아

  • ?
    title: 수원 삼성 블루윙즈_구낙양성의복수 2014.05.07 22:07
    그냥 저건 팬심으로 넣은 것일 뿐... 본문에서도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했어...
  • ?
    title: 수원 삼성 블루윙즈_구포켓몬마스터 2014.05.07 22:08
    사진자료가 안보임;;
  • ?
    title: 수원 삼성 블루윙즈_구낙양성의복수 2014.05.07 22:11
    보여?
  • ?
    title: 수원 삼성 블루윙즈_구포켓몬마스터 2014.05.07 22:13
    ㅇㅇ
  • profile
    title: 인천 유나이티드_구Asili 2014.05.07 22:09
    염기훈은 지금 많이 밀려... 홍철이 차라리 유력하지
  • ?
    title: 수원 삼성 블루윙즈_구낙양성의복수 2014.05.07 22:15
    이근호 지동원 동시에 뽑는 게 가능할 것 같기도 한데... 모르겠다.

    저 염기훈 자리는 그냥 딱히 누굴 넣어야 할지 뾰족한 수가 없어서 넣은 것이기도 하고.

    저기 윤일록이나 고요한 들어가는 순간 홍명보 목따러 간다.
  • ?
    title: 울산 현대 호랑이_구구ulsaniya 2014.05.07 22:18
    오늘 하는거 보니 윤일록 뽑힘
  • ?
    title: 수원 삼성 블루윙즈_구포켓몬마스터 2014.05.07 22:18
    지금 염기훈자리는 손흥민이 답일듯...
    요즘 손흥민 뛰는자리보면 염키자리에서 뜀
    잘뛰던데?
  • ?
    title: 수원 삼성 블루윙즈_구포켓몬마스터 2014.05.07 22:19
    낙복형 근데 두현신께서 뽑힐가능성은 없으신가?
  • ?
    title: 수원 삼성 블루윙즈_구낙양성의복수 2014.05.07 22:23
    아 포지션 자리가 아니고 그냥 글자자리 말하는 거였... 두현신 영접할확률<<<동느님볼확룰
  • ?
    title: 수원 삼성 블루윙즈_구포켓몬마스터 2014.05.07 22:25
    그렇게 낮은가;;
  • ?
    title: 수원 삼성 블루윙즈_구낙양성의복수 2014.05.07 22:26
    동느님볼확률<<<<염기훈볼확률
  • ?
    title: 수원 삼성 블루윙즈_구낙양성의복수 2014.05.07 22:26
    말이 자꾸 말을 낳네;;;
    염기훈 그냥 빠심에 넣은거니까 무시하셈;;;
    피온이나 FM 같은거임;;;;
    한번만 더 염기훈 얘기하면 댓글삭제해버릴꺼...
    아 개발공 댓글삭제 안되지...
  • ?
    title: 포항 스틸러스캐스트짘 2014.05.08 00:18
    지동원은 이렇게 잊혀진다.......
    그동안 보여준게 없네 생각해보니
  • ?
    title: 서울 이랜드 FCTomcat 2014.05.08 09:20
    내 생각엔 박종우 대신 하대성이 좀 더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시프요.
  • profile
    title: 2015 인천 11번(김인성)인유강태공 2014.05.08 10:54
    이근호? 안뽑힐거 같은데.. 지동원을 뽑을듯.. 지금껏 해온 걸로볼때.. 기성용 굳이 쓰려고.. 한국영을 그자리에 앉히다니.. 2010때 김정우의 애처로운 모습들이 스쳐지나가는 구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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