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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남자, 서울 여자.

 

- 너와 나 그리고 세 번의 슈퍼매치

 

 

- 6화.

세 번째 슈퍼매치 - 끝

 

1.

 

외국인 선수 라돈치치는 한국말을 배웠다. 그 결과 경기장에서 더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고, 이 점이 K리그에서 성공을 거두는데 한 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모두에겐 자기 자신만의 고유 언어가 있다. 타인이 이 언어를 해석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그 언어로 상대방과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리고 실패한다.

 

2.

 

사실 두 번째 슈퍼매치 날, 그 때의 나는 약속장소 근처에 있었다. 주변을 배회하며 민아를 기다렸다. 먼저 가 있으면 볼품없어 보일까.

 

뜨거운 여름 아지랑이를 바라보며, 겨드랑이에서 뚝뚝 흐르는 땀을 참아내며 주변을 배회했다. 매미의 구애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던 그 날 이었다.

 

매미 38호가 막 짝짓기를 끝낼 때 쯤 약속 시간이 됐다. 그리고 민아는 보이지 않았다. 나무 위에서 암수 서로 정다운 매미 38호와 그의 와이프에게 구애소리를 배우고 싶은 심정으로, 두 바퀴를 더 돌았다.

 

민아와 눈이 마주쳤다. 약속 장소가 아니라 약속 장소 주변에서. 민아는 벤치에 앉아 약속장소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의 나와 민아는 눈이 마주쳤고, 10m 거리를 두고 눈이 마주친 우리는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주위 매미들이 모두 신혼집을 찾아 갔는지 구애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사람들의 말소리, 경기장 앰프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풀풀 성을 내던 아스팔트도 잠시 휴식을 취했다. 정적만이 존재했다. 아니 정적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고개를 돌렸다.

 

10m는 꽤나 긴 거리라고, 아무리 구애소리를 내봐도 들리지 않는 거리라고, 다 그런 거라고, 그 때의 나는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며 나는 땀을 많이 흘렸다. 유난히 더운 날, 이었다.

 

3.

 

입원하느라 고3을 제대로 보내지 못했다. 그래서 재수 학원을 다녔다.

 

서걱서걱 샤프와 볼펜이 종이를 긁어대는 소리만 들리는, 창밖으로 네거리가 보이는, 한마디로 매미의 허물 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는 서로 연애했다.

 

참 어디서나 시도 때도 없이 생겨나는 감정이라고, 수학의 정석 수학1을 풀던 나는 생각했다.

 

참 어디서나 시도 때도 없이 있었다가 사라져버리는 감정이라고, 신분당선을 타고 마구 땀을 흘리던 나는 생각했다.

 

그냥 모르겠다고, 굳이 표현하자면 태양계를 벗어난 보이저호같은 것이 아닐까 지금의 나는 생각한다.

 

아아, 보이저호. 여기는 지구다. 응답하라, 오바.

 

맴맴맴.

 

매미 38호 너 말고 인마.

 

4.

 

너 때문에 이상형도 바뀌고,

 

너 때문에 좋아하는 헤어스타일도 바뀌고,

 

너 때문에 숟가락 젓가락 밑에 휴지를 까는 습관도 생기고,

 

너 때문에 글씨를 쓰는 방법도 바뀌고,

 

너 때문에 네이버에 데이트 코스라는 것도 검색 했고,

 

너 때문에 맴맴맴...

 

참 좋았는데,

 

많이, 많이 미안합니다.

 

많이, 많이 감사했습니다.

 

5.

 

내가 다시는 연애를 하면 사람이 아니다. 평생 독신으로 살다가 죽을 거야.

 

우리는 모두 사람이 아닌가 보다.

 

6.

 

우리의 세 번째 슈퍼매치는,

 

맴맴맴. 카피 댓.

 

수원 남자, 서울여자 끝.

 

+ 작가의 말.

 

좋지 않은 글, 아니 글이라고 부르기도 뭐한 활자를 계속 써내려가 죄송했습니다. ‘좋지 않은 글을 쓰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이 변변치 않은 것을 끝까지, 한 편이라도, 한 글자라도 읽어주신 분이 계신다면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많이 부끄럽습니다. 볼의 홍조가 가실 때 쯤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글 = 정재영(spego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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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kffactory.com/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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