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k_league&ctg=news&mod=read&office_id=343&article_id=0000035314&date=20140305&page=1
과도기에 접어든 수원에서 가장 큰 걱정과 고민을 한 이는 서 감독이었다. 서 감독은 소속 팀 상황에 대해 “하필 내가 지휘봉을 잡았을 때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에 대해 속상한 마음도 컸다. 그나마 내가 술을 잘 하지 못해 다행이지, 만약 술을 즐겼다면 매일 알코올에 의지했었을 것이다”라고 지난해 겪은 힘겨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서 감독은 위기에서 기회를 찾은 듯했다. 서 감독은 “하루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지금의 상황은 돈 주고도 배울 수 없을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문득 ‘넉넉한 재정을 바탕으로 출중한 선수를 대거 영입해 우승했다면 그게 진짜 수원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지금 마주앉은 이 아픔도 또 하나의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하니 이마저도 소중하게 여겨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 감독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터득하지 못했다면 스트레스로 이 자리를 떠났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 팀은 지난해 경험을 토대로 더욱 단단한 응집력을 갖게 됐다. 현재 K리그 클래식에 포함된 12개 팀이 수원을 두고 우승 후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을 안다. 마음이 편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자존심 상한 게 더 크다. 올해 리그 혹은 FA컵 등에서 타이틀 하나는 획득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목표다. 다시 강한 모습을 보이겠다”라며 강인함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교수는 자신의 저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통해 불안한 미래와 외로운 청춘을 보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현재의 소중함과 미처 돌아보지 못한 깨달음을 전했다. 이는 아픈 만큼 성숙한 서 감독의 상황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올 시즌 서 감독이 써내려갈 “아프니까 감독이다”엔 한 시즌 동안 그가 겪었던 아픔과 기쁨이 잘 버무려져 있는 행복 가득한 이야기가 실리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