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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김은중은 K리그 역사를 통틀어도 손꼽히게 훌륭한 골잡이다. 팬들은 그들에게 ‘샤프’라는 애칭을 선물했다. 많이 알려진 이야기지만 김은중의 왼쪽 눈은 보이지가 않는다. 중학교 시절 왼쪽 눈을 다친 후 서서히 시력이 떨어졌고 이미 1990년대 말 실명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그의 슈팅은 두 눈 멀쩡한 선수들보다 정확했고 날카로웠다. 2007년에는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도 있었다. 그러나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언급했듯 MVP를 수상한 것은 2010년의 일이다. 박수가 아깝지 않은 선수다.
그 빛나는 이름 김은중이 친정팀 대전시티즌으로 복귀한다. 1997년 대전의 창단멤버로 프로에 데뷔한 김은중은 2003시즌까지 7시즌 동안 ‘자줏빛 군단’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그가 다시 한밭벌로 돌아왔다. 10년만의 귀환이다. 떠날 때는 풋풋했으나 이제 그는 선배들도 흔치 않은 베테랑이다. 김은중은 창단 18년째를 맞는 대전에서 다시 한 번 18번을 달고 커리어 18번째 시즌을 시작한다. 아름다운 도전이다.
이제 김은중의 무대는 K리그 챌린지다. 2부리그다. 대전은 지난해 K리그 클래식에서 강등됐다. K리그 30년 속에서도 빛나는 이름 김은중은 자연스레 2부리거가 됐다. 그래서 더더욱 아름다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김은중은 “올해 초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을 세웠다. 나도 이제 은퇴 이후를 생각할 때다. 미국에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정리하고 새로운 공부를 시작할 참이었다. 그런데 대전에서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면서 “대전은 내게 첫 팀이다. 그리고 이제는 마지막 팀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팀을 위해 쏟아내겠다”면서 대전행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야말로 백의종군이었다.
쉽지 않았을 결정이다. 선수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김은중급 네임벨류라면 해외에서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김은중은 자존심을 내려놓고 친정 복귀를 택했다. 덕분에 대전은 리더와 골잡이를 얻었고, K리그 챌린지는 스타를 보유하게 됐다. 김은중의 도전(CHALLENGE)을 응원하는 이유다.
현재 K리그의 가장 큰 현안은 승강제와 맞물린 2부리그의 정착이다. 2부리그가 튼튼하게 뿌리내리지 못하면 리그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대전을 비롯해 강원, 대구 등 지난해 1부에서 2부로 내려온 시도민구단들이 2014년 K리그 챌린지에서 어떤 형태로 운영되는가도 관건이다. 2부리그가 건강해야 대한민국 프로축구리그가 살 수 있다.
이런 중요한 시즌에 김은중이라는 거물급 선수가 K리그 챌린지를 택한 것은 리그 전체적으로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친정의 승격을 위해 돌아온 샤프’, K리그 챌린지에 좋은 스토리가 하나 탄생했다.